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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 블레이저 액티브 2WD 시승기

아편쟁이

20.12.28 00:54:32추천 14조회 5,144

 

전에서부터 썼었지만,

최근 소형 SUV를 위주로 좀 타보고 있습니다.

 

이번엔 트레일 블레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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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쓸 대형 SUV와 대형 세단만 가진 부모님께이 찾으시는 소형 SUV를 고르다보니,

 

시중에 나온 차는 다 타보게 생겼네요.

 

21년형 사전 주문 받는 판국에 뭔 액티브냐 싶은데…

 

 

ㅆㅂ 쉐비.

 

말만 많고, 팔 생각이 별로 없긴 한가 봅니다.

 

시승은 영업점에서 할 일이래요. 영업사원이나 영업점 사장이 뭔 힘이 있나요.

 

자기차 빼서 투자하는 수 밖에.. 고작 10분 한 블럭 돌아보는게 다였습니다.

 

이래서 GM코리아를 싫어했었던 걸 까맣게 잊고 있었음.

 

 

하여간 내가 탈 차는 아니지만, 

 

욕 덜먹을 차를 반드시 골라내야 하기 때문에 내 돈 내고 힘들게 찾아서 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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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밤에 타는 바람에 사진이 좀 부족해서 공식 이미지로 보죠.

 

위는 액티브, 아래는 RS입니다.

 

액티브는 오프로드(라고 쓰지만 그냥 비포장길 수준)을 다니는 걸 고려한 실용적인 패키징,

 

RS는 온로드 주행을 고려한 외형 패키징입니다.

 

사실 옵션은 둘다 모두 끝까지 선택 가능합니다.

 

심지어 통풍 시트를 운전석 조수석 분리해서 선택할 수 있게 한 것도 이번 GM 마켓팅의 특징.

 

21년형부터는 바뀜.

 

그런데 옵션 넣다보면 가격이 창렬해져서 이런 구분 조차도 욕 나오게 만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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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꽤나 박력있는 디자인임. 확실히 앞은 존재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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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스럽게 뒤태는 좀 심심하지만요.

 

그런데 막상 타보니 꽤나 커서 ‘어? 내가 찾던 작은 SUV가 아니네’ 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타보다 보니 크기에 대한 감각이 이전 세대 투싼과 흡사해서 찾아봤더니

 

거의 동일함. ㅋㅋㅋ 심지어 휠베이스는 동일 2,640mm ㅋㅋ

 

‘나이 먹어도 감은 죽지 않았어!’라면서 혼자 즐거워 했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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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실내 디자인은

 

이전 GM차들에 비해 좋다 나쁘다 말하기 힘들게 생겼습니다.

 

좀.. 고루하고 지루하고 심지어 계기반도 요즘 나오는 차임에도 아날로그 게이지 씁니다.

 

 

힙포지션(Hip position)은 낮은 편이어서 살짝 높은 승용차를 타는 기분이지만,

 

운전 포지션이 잘 안나와서 시트를 낮은 상태에서 다소 올려야 자세가 제대로 나옵니다.

 

 

시선에 본넷이 완연히 보일정도의 시선으로 봐야하는데,

 

그럼에도 시야가 크게 높지는 않습니다. 

 

주행감성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으니 아래에 좀 더 설명 드리겠습니다.

 

 

여기서 개인적으로는 아날로그 게이지가 취향이라 불만은 없는데

 

가격 생각하면 화가 나려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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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렌토의 디지털 계기반

 

잘 꾸며진 디지털 게이지는 요즘차 같은 매력이 있거든요.

 

뭐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미국차니까요.ㅋㅋㅋ

 

투박한 감성으로 타는 거죠 뭐. 

 

주행감이 최고 우선이니까요. 고장 덜 나는 게 최고의 미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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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로 넘어가보면

 

꽤나 넓은 자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리클라이닝이 안되서 모처럼의 크기가 좀 아쉽습니다.

 

셀토스는 되거든요. SUV에서 2열 리클라이닝은 표준 기능과도 같은 부분인데… 

 

아마 이 트레일 블레이저를 사는 국내 소비자들도 2열은 옵션일지도 모릅니다.

 

대신 거의 평평한 2열 바닥은 높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습니다.

 

앞이나 뒤나 모두 시트는 조금 딱딱한 편입니다. 

 

전 몸이 무거워서 그다지 상관은 없지만, 정상 체중이신 분들은 승차감에 영향을 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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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도 확실히 소형 SUV라고 보기에는 넓고

 

2열을 폴딩하면 꽤나 정말 넓게 나옵니다. 

 

트렁크 해치 닫고 센터 콘솔까지 재보면, 140cm 정도 나옵니다.

 

1열을 앞으로 밀고 레그룸에 빈자리 채우면 180cm 정도의 사람이 누울 공간이 딱 나오죠.

 

전 저기에 높이 180cm 이케아 선반이 실리냐 안실리냐가 중요해서 항상 재봅니다.

 

뭐 차 크기가 있으니 사실 소형이라고 말하는 건 미국 기준에서나 소형이지

 

아무리 봐도 ‘준중형’ SUV입니다. 

 

 

 

어찌되었건 한때 쉐슬람까지 만들어냈던 쉐보레의 차.

 

달려보는 게 중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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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라?? 이야! 

 

쒼난다! 쒼나!

 

SUV 시대로 가면서 잃어버렸던 소형 해치백의 민첩함이 이 녀석에 실려있었네요.

 

의외입니다. 전고도 높은 차가 꽤나 민첩합니다.

 

현대 셋팅보다는 확실히 서스펜션 셋팅이 단단한 거 같은데,

 

첫 바운스에 균형를 잘 잡아냅니다. 

 

흔히들 세련되었다고 표현을 하죠.

 

거기에 스티어링의 회전과 회두성이 연결되어서 민첩하게 느껴집니다. 

 

잦은 조작에서도 허둥대지 않고 차를 움직여주는, 전륜의 회두성이 가볍고 좋습니다.

 

코나, 셀토스가 이게 안됨.

 

잔 요철에 의한 진동을 몸으로 전해주는 부분도 없지 않은데, 

 

이 정도급에서 갖기 힘든 주행성입니다.

 

승차감은 역으로 시트가 딱딱해서 좀 더 튀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고 하는 편이 맞겠군요.

 

대신 차가 가벼운지 튈 땐 확실히 튀어 주십니다. ㅋㅋㅋ

 

 

반면에 가벼움과 민첩함을 주던 코너 대응 능력을 감안하면 정말이지 고속 주행감이 확연하게 좋아요.

 

가벼운데다 높은 차가 코너 능력이 향상되면 고속에서의 튐이 과장되거나 나는 듯한 느낌이 있을 수 있는데

 

안정되게 잘 잡아냅니다. 

 

차체에서 주는 느낌 대비 언더스티어가 좀 빨리 오는 거 같은데 상태가 유지되는 것도 재밌네요.

 

코너에서도 전자장비의 개입이 현대에 비해 좀 늦은 편이고 사용자에게 관용도가 있는 편입니다.

 

그만큼 마진이 있다는 말이겠죠.

 

대신 코나의 경우 좀 더 뉴트럴한 방향(전륜치고 안으로 잘 말아줌)이라서

 

코너의 빠름 만큼은 코나가 낫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트레일 블레이저, 해치백이 아니고 SUV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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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35리터 터보 엔진에 CVT라 큰 기대 안했는데

 

어.. 꽤나 잘 달립니다.

 

참고로 전 CVT 혐오주의자 중에 1명입니다.

 

일반 모드에선 CVT 특유의 다소 지체가 있어서 기분 나쁠 뻔 했는데, 

 

스포츠 모드(체크플랙 버튼 누르면 됨)에선 불만이 없을 정도로 잘 나갑니다.

 

엔진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하는군요.

 

 

다만 요즘 엔진 답지 않게, 

 

1,500rpm 정도를 기준으로 힘 없다가 갑자기 힘내는 느낌이 확 들어옵니다.

 

아마 터보 부스트압이 그 정도 시점에서 걸리는 거 같은데 이 부분 때문에 CVT의 단점이

 

도드라지게 느껴지지 않았나 싶긴 합니다. 

 

게다가 요즘은 일반 주행모드에선 연비를 위해서 RPM을 최대한 낮게 유지하려고 하니까요.

 

어쨌든 이미 RPM을 끌어올린 단계에선 CVT의 단점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배기량과 출력의 한계 때문에 Y영역 돌파가 쉽지는 않지만 x60까지는 시원시원하게 올라갑니다.

 

일반 주행 모드에선 현대차 베뉴에 실린 1.6엔진+CVT가 좀 더 쾌활하고 직결감있습니다만,

 

스포츠 모드에선 확실히 트레일 블레이저의 1.35T+CVT가 낫습니다.

 

굳이 9단 미션에 미련이 남지는 않네요. 

 

엔진에서 힘을 뽑아내는 모양새를 보아하니, 저속에서 변속하다가 멍 때릴 거 같은 느낌같은 예상입니다.

 

 

그래도

 

풍절음도 잘 차단되어 있고 엔진 소리도 잘 정제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엔진음이 ‘더 뉴 그랜저 V6’처럼 안들려오는 건 아니고, 진동이 없다는 건 아닙니다.

 

 

3기통 특유의 진동과 저주파 소음(우퍼에서 둥둥둥하는 느낌의)이 있는데

 

저RPM 구간에서는 확연히 느껴지지만, 달리다보면 무시하게 됩니다.

 

이 급에선 3기통이나 4기통이나 거기서 거기란 의미인듯.

 

 

그리고 트레일 블레이저의 브레이크 감이 좀 독특한데 

 

시종일관 같은 답력입니다. 신기한… 초반도 세고 중반도 세고 후반도 셈.

 

역시 천조국 미국차의 기술인가 이랬는데 알고 보니 전자-유압식 브레이크.

 

엔진 출력 손실이 무서워서 진공-배력장치도 빼버린 건가 싶은데

 

다소 독특한 감이 있지만 좋았더랬습니다.

 

 

다만 정말 엄격하게 근엄하게 진지하게 욕 나오는 건

 

패들쉬프트 자리에 오디오 볼륨 조절임.

 

아오.. 역시 미국차… 이 놈들, 미국차 너어는 진짜 Grrrr

 

이건 정말 미국의 길고 긴 도로 사정만을 고려한 배치입니다. 

 

미션 변속도 필요없고 같은 느낌의 도로를 달리다보면 할 게 볼륨조절 밖에 없거든요.

 

아오 ㅆㅂ 진짜.. GM코리아 놈들아!

 

제발 한국에서 만들면 한국 패키징 좀 해줘라.. 유럽에도 팔 거면서.

 

(일반모드의 CVT 느낌이 너무 시르단 말이다…)

 

 

종합적으로 파워트레인으로 보면

 

아래급이라고 보는 베뉴의 1.6가솔린+IVT(CVT)가 좀 더 직결감있고 일체감 있는 느낌이라

 

이쪽에 손을 들어주지만, 

 

시속 120km 이후의 출력이 너무 빠져서 일장 일단이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누가 데일리 운전하면서 스포츠 모드 일일이 전환하고 있을까요.

 

심지어 1.6T+DCT가 있는 코나/셀토스로 넘어가면 비교가 무색합니다.

 

표준값 셋팅이 좋은 게 좋은 거라 전 코나/셀토스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대신 친환경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하나 주고 하나 받았다 치면 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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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주행감은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세단에 익숙한 으르신들에게 추천하기에는 확실히 딱딱한 편입니다. 

 

“뭐 이런 달구지를 사라고 했냐!!?!”라고 욕먹기 좋은 타입.

 

 

심지어 액티브 트림에선 휠-타이어 크기도 적당한데 말이죠.

 

그리고 저 센터 암레스트!

 

아오… ㅆㅂ 진짜 미국차 아니랄까봐

 

계속 팔에 걸립니다. 툭 튀어 나온 부분 좀 잘라줬으면 좋겠네요.

 

변속 토글 버튼이 쉬프트 셀렉터에 있어서 저로서는 자주 손이 갈 수 밖에 없었는데 

 

팔꿈치 쿰척쿰척 ㅠㅠ

 

장거리 운전에 대한 배려심 돋네요. 진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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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폰 프로젝션, 애플 카 플레이의 무선 사용 지원은 너무 편리했습니다.

 

역시 대세는 무선!

 

GM의 다소 부족했던 인포테인먼트도 카플레이 지원으로 전환점에 이른듯.

 

 

결론

..

타보니 괜히 이 급에서 왜 셀토스가 많이 팔리는지 알게되었습니다. ㅋㅋㅋ 편안함.

 

 

그런데 주행감만큼은 이 녀석이 돋보적입니다.

 

물론 젊은 디자인도 취향이지만요.

 

확실히 요즘 쉐보레는 과거와는 달리 옵션도 빠지지 않습니다.

 

액티브와 RS로 소비자 취향을 나눠 놓은 트림 구성도 괜찮습니다.

 

문제는 가격.

 

엔트리 가격은 저렴하지만, 쓸만하다 싶으면 경쟁 모델 중에 제일 비쌉니다.

 

그래서 트레일 블레이저는

 

예산이 충분하면 선택할 수 있는 차량이긴 한데, 친환경 혜택도 무시 못하겠습니다.

 

 

 

제가 산다면 RS 2륜 모델입니다.

 

물론 전 CVT만으로 충분하다 봅니다만, 

 

언제나 GM이 제공하는 4륜은 꽤나 괜찮은 시스템입니다. 

(4륜을 넣으면 9단 미션이 있어야 합니다 ㅋㅋ)

 

미국에선 없으면 못다니는 길이 생각보다 많거든요.

 

그래서 어쩌다가라도 비포장 길을 올라가야 한다면(시골길)

 

4륜 넣으시면 돈 값 할 겁니다.

 

 

문제는 아직도 1.35T+CVT에서 출력제한 이슈가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았죠.

 

센서값에 대한 뭐라뭐라 하던데 어쨌든 제원 출력만큼은 쓰게 해줘야하는데..

 

그래도 나온지 얼마 안되서 연식변경에는 해결될 거 같긴 합니다.

 

좋은 브레이크 시스템이지만 ‘걸림’이라는 출고 불량 이슈 또한 쉽게 넘어갈 부분은 아니고.

 

 

어쨌든 결론의 결론은 

 

좋다. 잘 만들었는데 좀 비싸다. 200만원 할인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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