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세 기 전 3는 뛰어난 시나리오로 유명한 게임입니다. 특히나 분량 면에서 메인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는 시반 시미터와 크림슨 크루세이더의 시나리오는 완전히 영화지요. 그래서 생각해봤습니다. 과연 이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그 결과 조금씩 시나리오의 구성이 짜여지기 시작했고 마침내 이렇게 시나리오 가안을 만들어내게 되었습니다. 어떠한지 한번 읽어봐 주세요.
전제 1 창세기전 3 part 1을 기본으로 하여 에피소드 3 아포칼립스 부분을 제외하고 게임 시나리오의 기본 줄기, 내용을 그대로 이용하였습니다.
전제 2 이 시나리오 가안은 기본적으로 판타지입니다. 단 창세기전이나 반지의 제왕 같은 진짜 판타지가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지 않고 존재한 적이 없는 배경을 구성하였다는 의미일 뿐입니다.
전제 3 판타지라는 기본 전제 하에 치우신화를 비롯한 한국과 중국의 고대 신화 및 역사에서 많은 모티프를 차용하였습니다. 기본 줄기는 창세기전 시나리오의 치우 신화 버전입니다.
전제 4 창세기전과 같이 두개의 시나리오가 병렬로 진행되며 일단 시나리오 진행의 편의상 각각의 시나리오를 따로 따로 적었습니다. 후반부에서 합쳐지는 부분은 ‘종합편’으로 따로 묶었습니다.
1. 배경
고대(대략 치우 신화 무렵의 시기로 설정)의 강력한 국가인 ‘배달’과 그 지배 하에 있는 미개 부족 ‘황토족(용족)’이 존재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가상의 설정이며 그렇기에 지리적인 배경 역시 현재의 지형과는 전혀 다릅니다. (하지만 큰 맥락은 흡사합니다.)
배달은 3개 부족의 연합체로 중심이 되는 배달족과 부여족, 쥬신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배달과 쥬신은 각기 서-동에 위치하여 있으며, 부여족은 북방의 사막에 위치한 유목부족으로 설정하였습니다. 배달족에서 왕을 배출하며 배달에 속해있는 여러 군소부족들의 자제로 구성된 화랑이 존재하고 그들을 중심으로 군대를 구성합니다.
황토족은 대략 중국을 모델로 설정된 부족으로 배달의 서쪽에 위치한 미개 부족입니다. 여러개의 군소 부족들로 분열되어 있으며 배달은 그러한 분열을 이용하여 그들을 지배합니다.
배달은 그들을 멸시하여 황토족이라 부르며(이현세의 천국의 신화에서 차용) 그들 자신은 용의 후예라 하여 용족이라 자칭합니다.
시나리오가 시작되기 이전의 상황을 살펴보면,
대략 15년 전, 황토족이 유웅부족을 중심으로 뭉쳐 배달에 대해서 반란을 일으켰다가 실패합니다. 배달은 유웅부족의 족장을 살해하고 유약한 친족인 ‘공공’을 족장으로 임명하는 한편 그 두 아들마저 인질로 삼아 유웅부족을 약화시킵니다. 유웅족의 여러 씨족들은 약해진 유웅족을 떠나 이웃부족들로 흩어집니다. 인질로 끌려간 공공의 아들 ‘천을’과 ‘지을’은 배달에서 갖은 고초를 겪다가 탈옥을 시도, 천을은 죽고 지을만 살아 몇 년 뒤에 풀려나 돌아갑니다.
시나리오 시작 직전 무렵에 배달의 왕이 죽자 둘째아들인 ‘달마루’가 친구이자 배달의 국랑(화랑의 우두머리)인 ‘모지랑 꼭두쇠’의 도움으로 반정을 일으킵니다. 맏이인 ‘해마루’는 쥬신족의 국랑 ‘기파랑 돌석’에게 도망치게 되고 배달과 쥬신이 맞서 싸우는 상황으로 발전합니다. 부여족은 북방정벌을 나가있어 내전에 참여하지 못합니다.
2. 줄거리(1부)
치우 편
부여족에 속해있는 부족인 구려족의 족장대리 ‘치우’에게 해마루의 사자가 찾아옵니다. 배달과 쥬신의 접경에 있는 요새(영고탑)를 공격하기 위해 힘을 빌려달라는 청이었는데 당연히 주인공 치우는 흔쾌히 응합니다. (치우는 출신을 알 수 없는 자로 최근 죽은 구려의 족장을 대신해 족장 대리를 맡고 있습니다. 치우는 산왕이라 이름붙인 대호를 부립니다. 대호는 말그대로 큰호랑이, 설정상 대략 집채만한 크기에 가죽도 질겨서 화살, 칼에도 안다칩니다. 유일한 판타지성 설정) 영고탑 요새에는 해마루의 동생인 ‘미리내’가 포로로 잡혀있었는데 그녀를 구하는 것 역시 임무중 하나입니다.
치우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비밀통로를 통해 요새로 잠입하여 미리내를 구출하고, 산왕의 활약으로 요새도 손쉽게 손에 넣습니다. 이 일로 치우는 해마루의 신임을 얻고 미리내와도 친밀해지고 당연히 미리내와 사랑에 빠집니다.... ㅡㅡ;;
한편 배달족을 총지휘하던 모지랑은 영고탑 요새를 잃자 북방을 정벌중이던 부여족을 소환하여 해마루를 공격케 합니다. 부여의 국랑인 ‘묘선랑 아름’은 병력을 이끌고 영고탑으로 향합니다.(아름은 부여족 명문의 후광과 실력으로 여성 최초의 국랑이 된 실력파입니다.)
치우와 해마루는 배달을 향해 출진합니다. 직후에 영고탑에서 부여족 참전 사실을 전해들은 미리내는 소식을 전하러 말을 몰고 가던 도중 검은 그림자에 낙마합니다. 한편 치우군은 영고탑 북쪽의 사막에서 부여군의 기습을 받아 고전합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구려족의 기병이 갑자기 나타나 측면을 공격하고, 치우는 묘선랑과 맞대결을 하여 이김으로써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미리내가 만났던 검은 그림자는 치우를 찾아 구려 부락을 떠나오던 ‘치우비’의 군대였고 미리내의 정보를 통해 전투 위치를 파악한 치우비는 측면을 기습하여 전황을 바꾸었던 것입니다. (1부 치우 측 클라이막스 및 엔딩)
헌원편
약소부족으로 전락한 유웅족의 족장인 공공은 복수심에 불타는 아들 ‘지을’에게 밀려 세력을 잃고 지을이 족장이 됩니다. 이 소식을 들은 이웃부족인 늑랑족이 유웅족을 위협하자 지을은 이에 맞서 싸우지만 패배합니다. 하지만 부락을 점령하고 잔치를 벌이는 틈을 타 지을은 불시에 기습하여 늑랑족의 족장을 죽이고 승리합니다. 이에 유웅족 출신의 여러 씨족들도 지을의 밑으로 돌아오고 지을은 냉혹한 정치를 펼치며 황토족을 통합해갑니다.(지을은 배달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고 있으며 형인 천을과의 추억이 담긴 피리를 소중히 여겨 목걸이를 꿰어 항상 지니고 다닙니다.)
이러한 유웅족의 확장에 다른 황토족이 반발하여 대(對)유웅 연합이 결성되고 양측은 격돌하여 유웅족이 승리합니다.(1부 헌원 측 클라이막스 및 엔딩)
3. 줄거리(2부)
치우편
포로가 된 아름을 만난 치우는 아름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힌다. 치우는 원래 유웅족 족장 공공의 아들인 천을이었고 포로 시절 천을을 화랑 지망생이었던 아름의 검술 상대로 고생하며 친분을 쌓았다. 천을은 탈옥을 시도하다 화살에 맞아 죽기 직전에 이르고 요새의 쓰레기장에 버려졌는데 근처 산에서 살던 대호가 그를 구해서 치료합니다. 이후 천을과 대호 산왕은 친구가 되고 산왕과 함께 천을은 구려족장의 눈에 띄어 치우라 이름을 고치고 구려족으로 살게 된 것이다. 그런데 포로 시절, 아름은 항상 지기만 하던 천을에게 자신을 이기면 평생 노예가 되겠다고 말했던 것이다. 아름은 흔쾌함 반, 씁쓸함 반으로 치우에게 협력하게 된다.(창세기전 3는 시나리오 처음부터 살라딘이 필립이라는 것을 밝힙니다. 하지만 사실 이건 얀 지슈카를 만날 때 밝혀지는 것이 더 재미있을 것 같아 뒤쪽으로 옮겼습니다.)
마침내 부여, 쥬신의 연합군과 모지랑이 이끄는 배달군의 전투가 벌어지고 당연히 치우가 승리합니다. 모지랑은 도망치고 달마루는 사로잡힙니다. 해마루는 달마루를 만나 그를 용서해주려 하지만 달마루는 해마루의 칼을 빼앗아 자살합니다. 이때 모지랑은 먼 산속에서 그 광경을 목격하고 해마루가 달마루를 살해한 것으로 오해하고 복수를 다짐하게 됩니다.
해마루는 마침내 배달의 왕위에 오릅니다. 대관식 후 축제가 벌어지는 가운데 해마루는 시종으로 변장하여 잠입한 모지랑의 칼에 최후를 맞고 맙니다. 모지랑은 어긋난 복수를 완료한 뒤에 자결하고 배달은 엄청난 혼란 속에 빠져듭니다.
치우는 유일하게 살아남은 배달 왕가인 미리내를 설득하여 배달의 왕이 되게 합니다. 정통성은 있지만 세력이 없는 미리내가 왕이 되자 쥬신의 기파랑이 반란을 일으키고, 치우는 아름과 함께 반란을 진압하려 출진합니다.
헌원편
황토족을 통일한 지을은 마침내 황토족의 나라를 선포하고 ‘화(華)족’이라 자칭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칭호도 헌원으로 바꿉니다. 헌원은 배달을 공격하기 위해 냉혹하게 군사를 조련하고 마침내 헌원의 군대가 배달로 출정합니다.
종합편
현원은 내전으로 피폐해지고 주력군도 동쪽의 쥬신을 정벌하러 떠나있는 배달을 손쉽게 정복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치우는 소수의 기병전력만 이끌고 와 결정적인 순간에 미리내를 구하는데 성공합니다. 헌원은 대호 산왕이 날뛰고 강력한 기병이 나타나자 당황하여 퇴각하고 배달군은 한숨을 돌리게 됩니다.
치우는 미리내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적을 설득하여 돌려보내고 평화조약을 맺게 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양측은 협상을 진행하여 마침내 양측의 우두머리가 진영의 중간에서 만나기로 약속합니다. 헌원은 산왕을 무서워해 묶어놓도록 하였으며 양측은 소수의 호위만 대동하고 회담장에 이릅니다. 이때 헌원이 매복시켜놓은 복병이 나타나 치우와 미리내를 공격합니다. 호위병은 전멸했지만 치우는 홀로 복병을 모두 물리치고 덤으로 헌원의 호위까지 물리칩니다....ㅡㅡ;
마침내 치우와 헌원의 1대1 대결이 벌어지고 당연히 치우가 우세합니다. 그러나 치우의 일격에 헌원의 목에 걸려있던 피리가 떨어지고 그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치우는 피리를 집어든 채 멍하니 서있습니다. 당연히 열받은 헌원은 그런 치우를 공격하고 치우는 치명상을 입은 채 쓰러집니다. 최후의 일격을 가하려는 순간 묶여있던 산왕이 줄을 끊고 치우를 구해 사라집니다.
치우가 실종되고 미리내도 포로로 잡히자 배달군은 와해되어 버립니다. 부여군을 이끌고 기파랑과 싸우던 아름도 위기감을 느끼고 영고탑으로 퇴각하고, 영고탑의 비밀통로에서 부상을 입은 치우를 발견하여 치료합니다. 한편 헌원은 포로로 잡은 미리내를 범하고 형의 유품을 모독한 치우를 잡고 배달을 멸망시키기 위해 미리내를 대동하고 군대를 출정시킵니다. 헌원에게 끌려가던 미리내는 말이 통하지 않지만 헌원의 행동을 통해 치우와의 연관성을 조금씩 깨닫게 됩니다.
마침내 영고탑에서 결전이 벌어지지만 산왕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한 헌원은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합니다. 산왕은 쇠사슬로 묶여버리고, 치우와 아름을 비롯한 여러 포로들이 끌 려 옵니다. 그러나 치우는 충격으로 완전히 자폐상태에 빠져 버렸고, 헌원은 그런 상태에 빠진 치우를 더 괴롭히기 위해 치우가 보는 앞에서 포로들을 하나씩 처형합니다. 그러나 치우가 여전히 자폐상태에 있자 분노한 헌원은 치우에게 활을 당깁니다. 바로 그때 포박을 몰래 풀고 있던 아름이 치우를 구하기 위해 몸으로 치우를 감싸고 치우를 대신해 화살에 맞아 죽어갑니다. 이런 아름의 모습에서 과거의 자신을 떠올린 치우는 정신을 차리게 되고 아름은 치우의 품 안에서 죽습니다.
정신을 차린 치우는 이미 완전무장된 병력에 포위되어 있고 무기도 없습니다. 헌원은 치우를 조롱하기 위해 미리내를 불러 칼로 희롱합니다. 그때 갑자기 미리내가 헌원의 칼에 몸을 던져 칼에 찔리고 헌원은 깜짝 놀라 칼을 놓칩니다. 치우는 재빨리 헌원을 밀치고 미리내를 감싸안고, 미리내는 치우에게 칼을 주기 위해 그랬다고, 헌원의 정체도 알고 있으니 그를 용서하고 모두를 평화로 이끌라고 말하며 죽습니다.
치우는 미리내의 피에 젖은 칼을 들고, 헌원은 그런 치우와 다시 한번 1대1 대결을 펼칩니다. 치우는 압도적인 차이로 헌원을 꺾고, 무릎 꿇은 헌원에게 칼을 휘둘러 피리를 빼앗습니다. 피리를 내놓으라는 헌원의 절규를 뒤로한 채 치우는 피리를 불기 시작하고, 다시는 들을 수 없을 줄 알았던 멜로디를 들은 헌원은 치우의 정체를 깨닫고 오열합니다. 치우는 그런 헌원을 감싸안으며 대단원의 막이 내립니다.
4. 뒷 이야기
기본적인 줄거리는 위와 같습니다. 다만 아직 헌원 측의 시나리오는 대략적인 큰 줄기만 잡아놓은 채 세부 내용은 많이 부족합니다. 워낙에 원작 시나리오도 방대하다 보니 한편으로 구성하기는 힘들 것 같아 일부러 1부와 2부로 나누었습니다.
이러한 줄거리로 영화를 만들어본다면, 가능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