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화가의 역할이었던 '현실의 정밀한 묘사'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사진기가 발명되면서, 사진기에게 역할을 뺏긴 화가들은 폴 세잔 등을 필두로 사진기가 표현을 못하는 그 이상의 그림들을 그리기 시작함
즉 사진기가 발명되면서 화가들은 사물의 내면성을 탐구하거나
3차원에 있는 다면성을 2차원의 화폭에 옮기거나
선과 면, 그리고 색만으로 질서잡힌 조형을 표현하거나
현실에 일어날 리 없는 일들을 화폭에 옮겨내거나
아예 추상적인 모양만 잡은 채 거대한 캔버스에 미친듯이 덧칠하게 만들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