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계단을 오르다
차가운 발목사이로 소슬이 부는
찬바람이 가을을 간지럽히고
주황색 감홍시는 뭣 때문에
저 하늘에 혼자있길 좋아하나
솜이불 같이 따스한 햇살을 쏟아내며
고추를 익혀내는 오후는 졸다.
조약돌사이로 흐르는 투명 물살은
미꾸라지 옆구리를 간지러고
세월을 저 멀리 바깥으로 밀쳐내고
나는 지금 시간을 붙잡고 있다.
아려한 추억을 만들려는 깃 올린 청년
아까부터 저만치 걷고만 있다.
마른 풀 내음이 그리도 그리워
침묵으로 말하며 혼자서 걷고 싶다.
없애고 싶은 군더더기 시간을
뭉커덩 덜어내고
어느듯 모과나무 잎을 밟으며
이내 온 마음은 낙엽계단 오른다.
- 소 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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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을 보고도-
외로음에 울먹이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까?
더 이상 외롭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외로움을 시리도록 맛봄도
삶에서 꼭 필요한 여정입니다.
- 이 가을 외이리 시간들이 진하기만 합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