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공유 창작 취미일반 게시판 글쓰기 게시판 즐겨찾기

도덕경과 리더십(두 번째: 물에 대한 이야기)

l죠리퐁l

21.11.18 13:29:12추천 3조회 1,388

동양 고전과 조직문화(2)-도덕경과 리더십(두 번째: 물에 대한 이야기)

 

-지난 이야기-

<서른 개의 바퀴살이 하나의 바퀴통에 모여 있으되, 그 가운데가 비었기 때문에 수레의 쓰임이 있다. (三十輻共一轂 當基無 有車之用)-도덕경 11장>

조직에 구심점이 되는 직책자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노자(老子)의 도가(道家)는 공자(孔子)의 유가(儒家), 불교(佛敎)와 함께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정치, 사회 철학입니다. 특히 유가와 도가(道家)는 중국에서 자생한 철학입니다. 도가는 노자(老子)에서 출발해서 장자로 이어지고, 유가는 공자에서 시작해서 맹자로 넘어갑니다. 도가와 유가가 나타난 시대는 춘추시대 말기에서 전국 시대로 넘어가는 시기입니다. 중국 상고사는 태평성대를 누렸던 하나라와 은나라를 거쳐 주나라가 탄생했는데, 주나라 말기가 춘추(春秋)와 전국(戰國) 시대로 나뉩니다. 춘추는 공자가 쓴 역사서인 춘추에서 전국은 한(漢)나라 유향(劉向)의 역사서 이름에서 유래했습니다. 중국의 이 시기가 우리나라 역사로는 고조선 시대 였으니 중국에서 철학이 얼마나 빠르게 시작 되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노자(老子)는 공자(孔子)와 동시대를 살았던 인물입니다. 노자는 공자보다 나이가 서른 살 이상 많았을 것으로 추정하기에 중국 최초의 철학자로 인정 받습니다. 도가의 핵심 사상 중 하나는 지도자의 통치 철학입니다. 도가는 흔히 산속에 들어가서 명상이나 하는 도인이 떠오르는데 이 것은 도가 사상을 잘 못 이해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라와 은나라의 통치 철학은 천(天) 사상이 중심입니다. 천명(天命)에 따라 세상을 통치하니 나라의 최고 권위자를 천명을 부여 받은 하늘의 아들이라 하여 천자(天子)라고 불렀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왕권신수설과 같습니다. 이런 천사상이 주나라에 와서 무너지면서 덕(德)과 도(道)가 나타났고 이마저도 춘추시대에 와서 무너지게 됩니다. 그래서 중국의 학자들은 항상 전쟁상태에 놓여진 세상을 구원하기 위한 방법을 정립했는데 그 대표가 도가(道家)와 유가(儒家). 묵가(墨家) 입니다.

 

도가 사상은 춘추, 전국 시대를 거치면서 황로학이라는 나라를 다스리는 황제의 정치철학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순자와 한비자는 도가 사상을 더 발전시켜 법치주의를 확립했습니다. 이 법치주의 이념을 적극 받아들인 사람이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 시황제입니다.

 

노자는 타인을 부리는 높은 위치에 올라간 사람을 물이나 강에 비유합니다.

 

<지극히 참된 선(善)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참으로 이롭게 하고 다투지 않으며,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거처한다. 고로 도에 가깝다.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機於道)- 도덕경 8장>

 

인간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 중 하나인 물은 불과 상반되는 성질을 갖습니다. 물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것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지만, 불은 생명을 소멸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물론 물도 생명을 소멸 시키지만, 그 소멸 뒤에는 새로운 생명이 나타납니다. (물은 오행에서 흑색을 나타냅니다. 고이면 썩고, 깊은 물은 검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불과 다르게 물은 모든 생명을 완전히 소멸시키지 않습니다. 그래서 물은 죽음과 삶의 경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생사가 공존하고 있기에 어떻게 다루느냐에 다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그리고 불은 위로 향하는 성질을 갖지만, 물은 한없이 낮은 곳에 위치합니다. 물은 중력을 거스러지 않기에 항상 낮은 곳에 있습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은 어느 곳에서 막히면 그 자리에 머무르거나 소멸되지 않고 돌아서 흘러갑니다. 그러니 다툼이 없습니다.

 

그래서 노자는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물이나 강을 닮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물과 같은 사람은) 땅처럼 참되게 머물고, 참된 마음이 깊은 연못과 같고, 참되게 사람을 맞아 어질고, 참되게 말하여 믿음이 있고, 참되게 정사를 보아 다스리고, 참되게 일을 보아 능통하고, 참되게 움직여 때에 맞으며, 오로지 다투지 않으므로 원망이 없다. (居善地 心善淵 輿善人 言善信 政善治 事善能 動善時 夫唯不爭 故無尤)도덕경 8장>

 

또한, 조금씩 쌓이는 물은 작은 개천이 되고, 큰 강이 되어서 마지막에는 넓은 바다가 됩니다. 불이 쌓이면 더 큰불이 되고, 더 커진 불의 마지막은 불조차 사라지고 재만 남습니다.

<도가 천하에 있음을 비유하자면 마치 내와 계곡이 흘러 강과 바다에 이르는 것과 같다. (譬道之在天下 猶川谷之於江海)-도덕경 32장>

 

노자가 말하는 도(道)는 세상의 이치(理致)이니 도에는 아랫사람을 부리는 일도 포함됩니다. 노자 사상을 이어받은 장자는 도는 벽돌이나 나무에도 있으며, 심지어는 소변이나 대변에도 존재한다고 했습니다. 결국 도라는 개념은 세상 모든 것이 그렇게 되고 이루어지는 근원적 원리(原理)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도라고 하면 높은 의식의 세계에만 존재한다는 믿음이 잘 못된 것이죠.

 

노자는 물이 세상 모든 것의 으뜸이 되는 이유를 아래와 같이 설명합니다.

 

<강과 바다가 모든 계곡의 왕이 될 수 있는 까닭은 참되게 스스로를 낮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백곡의 왕이 될 수 있다. (江海所以能爲百谷王者 以基善下之 故能爲百谷王) 도덕경66장>

 

노자는 스스로를 낮추고 공을 이루면 물러나는 것이 바로 세상에서 존경받을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합니다. 그것이 밑바탕이 되어 스스로 높은 위치에 올라 설 수 있다고 했습니다. 세상에는 후세에 이름을 떨친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어떤 이는 힘으로써 이름을 알리는 반면, 어떤 이는 계략으로 이름을 남기기도 하죠. 이런 부류는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나쁜 사례에 많이 인용됩니다. 황제사경에 왕천하의 도를 보면 왕을 나누는 기준에는 덕으로써 세상을 다스리는 군주는 제왕(帝王)이라 했고, 힘으로써 세상을 다스리는 군주를 패왕(覇王)이라 하여 그 아래에 뒀으며, 백성의 고통을 바탕으로 세상을 다스리는 군주를 망왕(亡王)이라 했습니다. 오로지 자신을 낮추고 자신의 공을 공공연히 드러내지 않아도 세상은 그 사람의 뛰어남을 알고 있기에 그런 사람이야말로 후세에 길이 남을 이름을 남깁니다.

 

마찬가지로 구성원을 믿음과 덕으로 대하는 직책자는 많은 후배에게 귀감이 되어 회자 되지만 자신만을 위해서 구성원을 힘들게 한다면, 후배들에게 나쁜 선배의 모습으로 남아 있게 됩니다. 우리가 이 사회에 뛰어난 인물로 이름을 남길 필요는 없지만, 후배들에게 좋은 선배로 이름을 남길 수는 있겠죠.

 

노자는 또한 물이 강한 이유를 아래와 같이 설명합니다.

<천하에 물보다 더 부드럽고 약한 것이 없으나, 굳고 강함이 물을 공격한다면 이길 수 없다. 그 까닭은 물이 무(無)로 변하기 때문이다. (天下莫柔弱於水 而攻堅强者莫之能勝 以基無以易之)-도덕경 78장>

 

물은 그것을 담는 그릇의 모양에 따라 모든 형태로 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을 바닥에 흘리면 사라집니다. 물을 공격하기 위해서 그릇을 깨트려 봤자 바닥에 흘려진 물은 땅 속으로 스며들어 버립니다. 또한, 물을 공격하기 위해서 불을 이용해도 물은 사라지지 않고 증발이 되어서 하늘로 올라가 버립니다. 그리고 다시 비가 되어 내리죠.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은 수십 억년 전에 외계에서 날아와 생성된 만들어진 물입니다. 물은 현재에도 지구 대기권에서 벗어나지 않고 끊임없이 순환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물을 완전히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결국 물을 닮는 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이름이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남는다는 말과 같으니 후세에 길이 남을 지도자로 남는 것과 같습니다. 비록 작은 조직이라 할 지라도 맡은 직책은 높아도 물이나 강과 같이 낮은 곳에 위치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이로운 존재가 된다면 후배에게 계속 회자되는 이름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끝>   

사진첨부
목록 윗 글 아랫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