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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의 연금술

호러우드

22.08.18 00:53:19추천 16조회 16,002

독일 화학자인 프리츠 하버와, 엔지니어이자 사업가인 카를 보슈에 관한 과학사 서적입니다.

두 명의 삶으로부터 질소고정에 대한 것부터 시작해, 1차세계대전부터 2차대전까지 이어지는 독일의 사회상과 과학계의 일면을 보여주죠.

미생물학을 전공한 전문 저널리스트 토머스 헤이거가 썼으며, 저자의 다른 책은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현존 인류의 절반 이상은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에게 목숨을 빚지고 있다는 표현이 있는데, 일견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ㅎㅎㅎㅎ

인류에 닥친 식량부족이라는 문제를 질소고정을 성공시켜 한 방에 해결해냈기 때문이죠.


 


 

질소고정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고 넘어가겠습니다 ㅎ

1900년경, 산업화로 불어나는 인구에 비해 식량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인류는 어쩔 수 없이 심각한 식량난을 맞게 된다는 사실이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었습니다.

기아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고ㅎㅎㅎ 이걸 해결하는 것이 인류 전체의 난제였죠.

 

식물이 광합성을 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질소는, 공기의 약 80% 정도로 온 사방에 널려있습니다. 마치 과자 봉지 안의 질소처럼요 ㅎㅎㅎ

이 질소는, 질소끼리 꽉 뭉친 삼중결합의 형태로 보통 존재하죠. 질소원자 세 개가 꽉 엮여있다 생각하시면 됩니다ㅎ

특이하게 자기들끼리 단단하게 뭉쳐서 아주 안정된 형태로(다른 물질과 반응하지 않는 형태로)

공기중에 둥실둥실 떠다니며 무엇과도 반응하지 않는 형태가 질소가 지구에 존재하는 기본입니다.

그래서 과자 봉지 안에 질소를 가득 채우죠. 주변 물질과 반응을 잘 하지 않으니 과자가 상하지 않아서요ㅎㅎ


 

정작 식물이 광합성하는데 꼭 필요로하는 형태인 질소는

번개가 쳐서 삼중결합된 질소에 강한 열이 가해져 결합이 깨지거나,

콩과 같은 식물에 공생하는 뿌리혹 박테리아가 공기 중의 삼중결합된 질소를 깨서 밖에 내어 놓죠.
 

이렇게 몇 가지 되지않는 방법으로 삼중결합에서 탈출한 질소는 암모니아의 형태로 토양에 남아, 그 토양에서 식물이 잘 자라게 도와줍니다.

콩을 재배하고 나면 밭이 비옥해지는 이유가 바로 이때문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들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공기중에 널리고 널린 질소가 어떤 방식으로든 깨져서 식물이 광합성에 이용할 수 있는 상태로 바뀌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번개가 치거나 콩이 자라는 것만 바라보며, 토양에 질소가 충만해져 농사가 잘 되길 기다리기에는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있었던거죠.


 

여기서 하버는 높은 압력과, 강한 열과, 딱 들어맞는 촉매를 사용해, 

공기중에 가득한 질소를 액체 상태인 암모니아로 바꾸는데 성공했으며, 

이는 최초로 인공적인 요소비료를 만드는 레시피를 개발해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삼중결합된 질소를 이용가능한 질소로 바꾸는 것을 바로 질소고정이라고 합니다.

"공기로 빵을 만든다"라는 말이 딱 들어맞죠 ㅎ



 

그리고 카를 보슈는 아마도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한 최초의 인물일 것입니다.

하버의 질소고정법을 산업화시켜 암모니아가 콸콸 나오게 만든 사업가이자 엔지니어이죠.

책은 카를 보슈의 이중적인 면과, 대량 생산을 성공시키는 과정을 차근차근 풀어 놓는데, 그 과정이 대단히 재밌습니다.

특히 마을 하나를 공장으로 바꿔 엄청난 규모의 공장을 짓는 과정은 경이롭네요.



 

하버는 유대인이었고, 독일에 대한 비뚤어진 애국심으로 똘똘 뭉친 군인으로 성장하죠.

1차대전에서 과학장교로 복역하면서, 그 유명하고도 무시무시한 염소가스 등을 발명하여 악명을 높였습니다.

우리가 악의 축에서 연구를 하는 과학자하면 떠올리는 콧수염에 안경을 낀 땅딸막한 인물이 바로 하버에 기초를 뒀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게 1차대전이 끝나고, 독일은 히틀러의 손아귀에 들어가고-_-

질소고정의 공적으로 보슈와 함게 노벨화학상을 받은 유대인인 하버는 히틀러가 벌이는 히틀러 짓에 직격탄을 맞게됩니다.

그리고 보슈의 암모니아 공장은, 비료 대신 폭약을 만들며 전쟁의 흐름에 올라타게되죠.(암모니아는 폭약의 연료이기도하죠)

2차대전 위에서 하버와 보슈의 영욕이 드라마틱하게 이어집니다.



 

넘 길어진 것 같아서 정리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ㅎㅎ

 

하버가 질소고정법을 고안하고, 보슈가 대량으로 암모니아를 생산하게되는 과정을 천천히 살펴보며, 당시의 비료에 대한 에피소드와 농업환경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 놓는 것이 중후반까지의 내용이고.

1차대전이 끝나고 독일 과학사와 유대인들에 대한 내용, 하버와 보슈가 시대를 정면으로 겪어내는 내용이 후반의 내용이라고 보시면될 것 같습니다.


 

덧붙이자면, 글의 흐름상 어쩔 수 없이 감정이입을 하며 보게 되는데, 책의 마지막 구절은 어떤 잘 쓰인 픽션보다 슬펐습니다ㅠㅠ
 

 

재밌고 쉬운 책이니 누구에게나 추천드리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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