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듯 나는 그날밤도 그것과 씨름해야했고 그것은 내 기대를 져버리지않기위해
고민이라도 하는듯 별 해괴한 방법으로 밤을 괴롭혔고매번 탈진해 정신을 잃어가며 깨어나길 반복했다.일주일이 넘어갔을 무렵 내 모습은 마치 미라마냥 피골이 상접해졌고급기야 밥을 먹다가도 졸도하거나 씻다가 정신을 잃어서 머리가 깨지는 등 여러사건으로 심신이 많이 망가졌다.그럼에도 선월은 내게 질문조차 하지않았고 그저 곁에 있으면서 상처 치료나 부축정도로 날 도왔다. 기본적인 끼니 챙기기나 그 큰집의 청소를 도맡아 하면서도 불평하지 않았고계속 전화가 불티나게 오는데도 내가 따라가지못하거나 오래걸리는 일같은건 거절하면서도 병원에 가자거나 약을 지어오는 일은 전혀없어서 난 그점이 아주 이상했고 서운하기도 했다.나는 점점 기억력도 없어지고 집중력도 떨어져버려 반 바보 처럼 생활을 해서 중간중간의 일이거의 기억이 안나는데 그날은 선월이 처음으로 내게 질문을 한날이라 또렷히 기억하고 있다.가방을 뒤져 뭔가를 꺼내서 내밀었는데 작은 환약같은게 손마디 만한 통에 들어있는걸물과 함께 주더니 먹으라했다. 무슨약인지 물었지만 그냥 몸에 좋은거니 먹어 하며다섯알을 손에 올려주고 난 털어넣었지.그리고 놀랄만한 질문을 했는데 아주 태연한 말투로 그것과 대화가 가능하냐며예전부터 당연히 알고있는 일이라는듯 아무렇지 않게 물어보길래 갑자기 짜증이나서 쏘아붙였다.그렇게 잘알면 직접얘기해보라고 난 대화고 뭐고 그것과 아무것도 하고싶지않고이제는 지난밤 무슨일을 겪었는지 조차 기억안난다고 말이다북받혀오는 설움에 엉엉 울며 난 정말 그것이 무섭고 두렵다언제고 그것이 날 죽일거 같아서 잠을 잘수도 없고 스스로 죽기에는 난 아직 해보고싶은게 너무많다내가 왜 이런일을 겪어야 하는지도 난 많이 살진 않았지만 남을 괴롭히거나 고의로 피해준적 없고 바퀴벌레 빼고는 재미로 뭘죽여본적도 없다며 도대체 어떤 잘못을 했길래 이런일을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퍼부었다.사실 선월에게 화풀이할일은 아닌데 난 그냥 화만 내고 있었다.그러다 기분이 조금 가라앉았는지 제정신이 돌아왔는데 민망해져버려서 살짝 선월의 눈치를 보았다.계속 듣기만 하던 선월은 작은눈을 치켜뜨며 할말 다 끝났으면 이젠 내가 들을 차례라고 했다.오늘 밤 그것과 대화를 해서 그것이 비롯된 곳이 어딘지 알아야한다고그동안 충분히 내 양기를 먹었으니 사념덩어리 같은 온전치 못한 그릇이 형체가 잡혔을거라며아마도 내 의식으로 대화하고자 한다면 거절하진 않을거라고 했다하지만 계속 피한다면 빙의같은걸로 육체를 얻고 이런 판타지한 이야기가 아니라양기만 쪽 빨려서 빈껍데기로 죽을거라고 그럼 구천을 떠돌 에너지 조차 남지않고 그냥 그게 끝이던지아니면 아귀처럼 다른 양기를 찾아 굶주리며 배회하던지 둘중하나 고르면 된다고 자세한 이야기는 오늘밤이 지나야만 해줄수 있기 때문에 더이상의 질문은 하지말고 시키는데로 하라고했다.그렇게 선월과 얘기가 끝나고잠시 같이 외출좀 하자기에간만에 집밖에 나가 바람도 좀 쐴겸 나갔다.이것저것 장을 좀보고 선월의집으로 갔는데 여전히 역한향냄새는 그대로 였다.선월은 방으로 들어가 한참을나오질 않았는데 꽤 오래 비워둔집 치고는 깨끗해서 신기했다. 선월이 나왔고 집이 깨끗하다하니신당도 있고 해서 계속 방치할수 없으니 아침마다 짬을내서 손질하고 가곤했다고 난 한낮이되서야 일어나니 몰랐을거라며별탈없이 자고있는지 확인하고나갔으니 아줌마한테는 이르지마라하며 능청스럽게 굴기에난 맨입으로는 그럴수 없다했더니 농담도 하고 살만할가보다고해서칫 하고 웃었는데 생각해보니 몸이 한결 가볍고 늘 짓누르던 피로도 없어서 그런지 머리가 맑고 개운한듯했다.그런 선월도 평소와 달리무뚝뚝하지도 않고 웃기도해서나도 한결 마음이 편했다. 돈벌일도 못하고 그곳에갇혀내 뒤치닥거리만 해와서비록 아줌마의 부탁이였다해도엄연히 내문제이기에 늘 미안했거든.볼일을 보고 돌아가는길에 날씨가 춥다며 옷도 사주고붕어빵도 사주며 오빠같이 살뜰하게 챙겨주기에 예쁨받지못한외동딸로 살아와서 그런지 그런배려에 내 형제가 있었다면이런 느낌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그런 감정도 잠시 싸늘한 밤공기가귀밑을 훑고 지나갔을때내 삶의 제 2의 시작점이될 오늘밤에 대한 생각이 숨이가빠오게 만들었다.걱정되냐며 어깨에 손을 올리던 선월이 날 보며 작게 말했다.널 지켜줄 사람들은 많다. 우.리.가 죽게 내버려두지않아.코 끝으로 확 들어오는 찬기에잠에서 살짝 깼다.이불을 아무리 뒤집어써도으슬으슬 떨리는 추위때문에비몽사몽으로 가늘게 눈을 떴어숨을 쉴때마다 입김이 날 정도로방공기가 너무 싸늘했다.오늘밤은 유난히 춥구나 아직 한겨울도 아닌데 이정도로춥다니 이번겨울은 엄청 길려나보다 하고 몸을 뒤척였는데 갑자기 침대가 으르렁 대며 떨렸다.침대와 같이 내 몸도 떨렸는데추위에 떠는 정도로 이정도로 흔들리나 싶어 의아하던 차에점점 더 심해지는 진동에 놀래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순간 침대 귀퉁이모서리에 서서 빤히 바라보는 그것과 눈이 마주쳤어그것은 엷은 미소를 띄며 날 바라봤는데언제부터 달려있던건지 그 퀭한 구멍을대신해 윤기없는 바둑돌 같은 눈같은것이 달려있었다 흰자조차 없는 그 새카만눈이 마치 연옥으로 가는 문같았다매일 마주하는것이겠지만 도통그 두려움은 사그러들질 않았다. 오히려 더 공포감은 가중될뿐 떨리는 몸을 부여잡고 억지로입을 열었다. 왜 나여야만 하는지어디에서 온건지..그것은 말없이 가만히 날 내려다볼 뿐이였는데도 중압감 같은게느껴졌고 마지막 정신줄만 겨우잡고 있을뿐이였다.그것은 슬며시 손을 뻗었는데가늘고 긴 그림자가 내쪽으로길게 늘어져왔다.이마에 순간 찬기가 스며들더니극심한 추위가 온몸으로 퍼졌다.귀에서 웅웅 거리는 소리가 들렸고점점커지는 소음에 정신이 혼미해졌다.난 꿈을 꾸는건지 어딘가에 홀로서있을뿐이었고 주위를 온통둘러보아도 컴컴한 암흑뿐이었다.순간 달칵 하는 소리같은게 났는데주위가 밝아지면서 보인건 예전살던반지하 집 방안이였다.조심스럽게 어둠에서 나와 뒤를돌아보자 이상하게도 내가 나온곳은장롱안이였다.주방에서 달그닥 대는 소리가 나서그쪽으로 가보았는데 믿기지 않게그곳엔 엄마가 서있었다. 엄마 언제 돌아온거야?나 지금까지 꿈을 꾼걸까?혼란스러움을 잠시 뒤로하고엄마!하고 부르며 손을 뻗었다.그런데 내 모습이 보이지 않는것처럼엄마는 설거지를 멈추지 않았고내입에서 탄식이 나올때쯤현관으로 내가? 걸어들어왔다. 내가...?또다른 내가 엄마에게 학교다녀왔어 오늘 점심은 뭐야하고 웃는데 '우리스레주 좋아하는된장찌개 '하고 엄마가 방긋 웃었다.방에 들어온 나는 엄마!장롱 새거야!라고 했는데 낯이 익는 광경이였다. 그건 엄마가 집을 나가기 두달전쯤보험회사에 같이 다니던 팀장아줌마네서얻어온장롱이였다.그때 엄마가 말하길 그 아줌마네동생이 쓰던 장농인데 산지몇달 도 안되서 돌아가셨다고.지병이 있어서 계속 아파하셨는데그분 남편이 이제껏 제대로 된살림살이 한번 못사봤다고 한탄하던 아줌마 동생에게 선물한 장롱인데얼마 쓰지도 못하고 돌아가셔서보고있으면 맘아프다고 버리겠다는걸새건데 아깝다고 엄마생각이 나서연락해서 줬다고 했었어.우리집엔 내가 태어날때부터 쓰던오래된 장롱이 있었는데 아빠라는인간이술처먹고 열받는다고 주먹으로 쾅때려서 문이 푹 쪼개져들어간걸 스티커 붙여서 몇년째 쓰고있었거든 나는 너무 잘됬다고 신나했는데엄마가 그집 아줌마가 담배를 많이펴서 장농이 닦아도 닦아도 누렇다고나보고 좀 닦아놓으라고 해서 열심히 닦아대고 차곡차곡 이불과몇벌 안되는 옷을 예쁘게 개서 넣었다.그 상황이 그대로 내눈앞에서 벌어졌다.내가 겪었던 그 상황이 토시하나 안틀리고...그래 내가 나를 보고있었다.그게 꿈이란걸 알쯤에도 그 상황의나는 계속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어좋은 장롱이라 서랍장에도 레일이달려있어서 안무겁게 잘 열린다고호들갑을 떨고 있었는데 그걸보니피식 웃음이 났다. 따끈한 밥상을 들고 들어온 엄마는 된장찌개에조기를 찢어주며 토요일인데 우리단둘이 데이트 하러갔다올까? 하곤활짝 웃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생생한지 난 그자리에서 너무 행복해눈물이 났다. 그리고 그 꿈에서 영원히깨고 싶지않았다. 난 아직 엄마품이 그리울 열네살 소녀였으니까.. 스레주야!하고 날보고 밝게 웃어줬다엄마는 과거의 내가아닌 지금의 나를보고 ..스레주야!스레주야!!!화들짝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눈 주위는 축축했고 내눈앞엔선월이 있었다. 한참을 깨워도안일어나서 걱정했다며 꿀밤을쥐어박았다.나는 크게 울음을터트렸다. 엉엉 하고 아주 크게...평소답지 않게 당황한 선월은꿀밤때문에 내가 우는줄알고연거푸 사과 했다.하지만 내 통곡의 의미는 당연히그게 아니였다.. 아 보고싶은 어머니..내 엄마!지금은 어디에 계시는지.. 이글을쓰는 와중에도 너무 그립다.엄마 !하고 한번만 불러보았으면...나는 깨작깨작 밥알을세고 있었다.선월의 고집에 억지로 식탁에앉았지만 아직도 그 감정의 여운이가시질 않아 훌쩍거리고 있었으니까밥을 먹는둥 마는둥 뒤적거리다국만 두어번 떠먹곤 일어났다.소파에 앉아 티비를 괜히 이리저리돌리고 있는데 선월이 갈아낸 딸기를주며 이모 모레 돌아오신다 하고 얘기를 꺼냈다. 이모라함은 아줌마를말하는것 같아서 아 하고 짧게 대답했어잠시 우물쭈물하더니 선월이 아줌마와의첫대면을 말했는데 아줌마의 신병을제일 먼저 안게 선월이라고 했다.선월은 십대에 신을 모셨는데 그 쪽에서 꽤나 명성이있었나보다.다죽어가는 동생을 위해 아줌마의친정오빠가 선월을 데려왔고 신병을 고치고 집안을 세울려면신내림을 받아라 하니 아줌마가 욕을하며 선월을 내 쫒았는데 선월은 아줌마의 고집도 고집이지만 걱정이 많이 되었다고그렇게 그집에 들락거리며 신내림을 종용하고 어르고달래고 협박도 해보고 별수를다 써도 아줌마의 고집은 꺾이지않았지만 잦은 왕래로 정이들었는지친정오빠의 사례금 보다 더 많이 신경쓰고 보살피고 하면서 지금까지 친구역활로 오래시간 지나왔다고아줌마가 성격은 까칠하지만 한번인연이 된 사람은 쉽게 보지않는다며논산에 간것도 장군 모시는 선월의신어머니께 간거라고 그의미를 알겠냐내게 묻길래 난 앞서했던 말들도이해를 못했기에 고개를 가로저었다선월은 아줌마가 그토록 증오하던신내림을 나 때문에 받으러 가셨다고 했다.말도 안되는일이라고 왜 하필 나같은것때문에 얼마나 안 사이라고 날위해 그분이희생하셔야 하냐니까 그게 아줌마의의지니 미안해할필요없다 그저모르는척 하라고 했다. 그런 사실을 알면내가 당연히 거부할거니 비밀로 하라하셨지만 신월은 내가 알고있는게 앞으로의 일에도좋을거같아 얘기했다한다굉장히 혼란스러웠다.난 그 많은일을 겪은것도 이런 빼박도 못하는 상황에처해진것도 어린나에게는 견딜수없는 시련같았다.왠지 돌아오는 아줌마 얼굴을똑바로 볼수없을거 같아서 하루하루가 지나 아줌마가 돌아올날이 될때까지 신경을 너무 써서설잠읗 자야했고 그것과의 사투로도굉장히 기진맥진한 상태였다.아줌마가 돌아왔다.보자마자 이년아 잘있었냐 하고웃으며 볼을 잡아당기는데어쩔수없이 억지웃음을 지었다.신내림받는라 힘들었는지 얼굴이 좀푸석푸석해보였지만 그 세파에 찌들은얼굴이 뭔가 매끈하고 빛이 나는게뭔가 고통이 덜어진 느낌이라 얼굴이더 좋아진것 같았다. 아마도 수년간 몸안의 것이어지간히도 괴롭혔을테지. 같이 지낸동안이상한 행동같은건 한번도 안보여줬지만난 아줌마가 힘들어한다는걸 느꼈으니까아줌마는 혼자 온게 아니였다.새하얀 백발을 쪽을지고 연한 옥색한복을 입은 노파 와 50대 중반정도되보이는 중년여자와 함께였다.선월이 어머니 오셨냐며 맨발로 뛰쳐나가짐을 받고는 팔을 끌어 집안으로 모셨다.누군지는 모르지만 어른이니 인사를 하려 앞에가 섰는데 노파와 눈이 마주친순간이상하게도 가슴이 요동쳤다. 아줌마는 쨉도 안될정도의 중압감이였는데 눈매가 번뜩이는게 마치 호랑이같았고 백발까지 선해서 그런지 꼭 산신 같은 느낌이랄까 . 어렵사리 인사를 했는데나같은건 하찮다는듯이 그냥 가버렸다.선월은 자기가 더 무안했는지 애써웃으며 어머니가 좀 애들하고는 영 안친하셔서 하고 웃더니 귓속말로저분이 아줌마와 자기의 신어머니라고장군을 몸에 담아다니신다더니 포스가진짜 남달랐다. 중년부인은 제자라고했는데 같이 있는동안 단 한마디도말을 들어본적이 없어서 아마도벙어리라 추측해본다.아줌마는 뜬금없이 선월과 바람이나 좀 쐬고 오라고 했는데 선월은 아무 질문없이 내손을잡고 나가자는 눈짓을 했다.그렇게 따라나가 다 저녁때 돌아왔는데현관을 열자마자 역한 향냄새가..선월에 집에 늘 가면 나던 냄새가 났다.킁킁거리며 이리저리 둘러보는 날보고선월이 그랬다. 아줌마 신당때문이라고그걸 도우려고 신어머니랑 두분 같이 오신거라고 말이다.그말을 들으니 진짜 실감이 났다.아줌마가 이제 무당이구나 정말 무당이 됬구나 하고..아줌마 방에서 뭔가 시끌시끌 소리가나더니 세분이 나오셨다.편의상 신어머니는 장군할머니 중년여자는 제자라고 하겠다.장군할머니와 제자는 자리에 앉지도않고 기도때문에 가봐야한다며 채비를 하셨다. 선월이 피곤한 아줌말대신해 할머니들을 터미널까지 모셔드리기로 했다. 선월은 바로 집으로갈거라며 짐을 챙겼고 그사이 할머니가아줌마에게 당부같은걸 하고 있었다.인사는 해야할것같아 현관에서 배웅하려하니 갑자기 날 매섭게 돌아본장군할머니는 등짝을 쎄게 쳤다.순간 아픈느낌보다 잠시 어질하더니컥 소리와 함께 앞으로 코꾸라졌다.제자는 날 일으켜 부축하였고 어리벙벙한 눈으로 바라보는나에게어린것이 짠하다 나머지는 너희몫이다하고 돌아섰다.뭔진몰라도 배웅인사는 해야할것같아대문까지 쫒아가 인사하고 돌아오는길희안하게도 개들이 날보고 짖질않았어.그땐 그게 우연이라 생각했다.아줌마가 물좀 달라하기에 갔다주고 소파에 앉아서는 그동안 어땠냐 묻기에 그것에게시달린 이야기부터 꿈얘기까지빠짐없이 얘기했다.그게 전부냐 혹시 꿈에서 그것을보았냐 뭔가 미심쩍은건 없었냐묻기에 아니라고 했더니 순간 아줌마눈이 번뜩하더니 고개를 저었다.그리곤 피곤하니 내일얘기하자며방으로 들어갔고 나도긴장이 풀렸는지잠이 쏟아져서 방으로 들어갔다.침대에 누워 아줌마의 말을 곱씹어보았지만 난 도통 뭘 놓친건지뭐가 잘못된건지 알길이 없었다.그리고 잠이 들었는데그날은 이집에 온후 두번째로그것에게 시달림을 당하지않았다.그런데 이상한 꿈을 꿨어.내방 창가에 키가 작고 여리여리한여자아이가 서있었는데 내 인기척을느꼈는지 날 돌아봤다.하얗고 예쁜아이였어. 날보고 씨익웃더니 손을 내밀어 창밖을 가리켰어그곳은 그집의 정원이 그대로보였는데어느새 그애는 그곳에 가있었다.제일 큰나무 밑에서서는 날 향해 크게손을 흔들더니 서서히 모습이 사라져갔어.이상하게도 그상황이 무섭지않고오히려 따뜻한 느낌이였다.그렇게 잠에서 깨니 동틀무렵이였고이왕깬거 아침이라도 준비하자싶어주방으로 갔다.서툰솜씨라도 내가 받은그 은혜, 미안함 갚을 마음에 부족하지만최선을 다했다.그깟걸로 어림도없지만할수있는 선에서 뭐든 도움이 되야내 마음이 조금 편할것 같았으니까아줌마는 아직 안일어난듯했다.일어나 마실 물한잔을 들고 아침을같이 먹고 싶은마음에 노크를했는데인기척이없어 살짝 문을 열었다.어두운방안 그곳을 밝히는 등과 초들무시무시한 그림이 그려진 벽화와 무구를 그녀가 진짜 무당이라는게 실감났다.순간 등뒤에서 불호령이 떨어지고방을 엿본게 매우 불쾌했는지 혼을냈다.그렇게 화내는것도 처음봤지만 서운한마음도 들어 눈물이 찔끔났다.그래도 내잘못이니 사과드리고 식사드시라 하곤 방으로 들어가 누웠다.노크소리가 들리더니 아줌마가들어왔다. 아깐 미안했다며 요즘예민해서 그런것 같다고 했어. 그러면서 신당이있는이유는이제는 선월같은 무당이 된것친가쪽의 조상신을 모시는 만신이된것삼산돌기? (라고했던가 부모님쪽뿌리본인 뿌리의 고향을 찾아 조상을받고뭐 그런거라는데 잘 기억이안남 ) 며 내림까지 하는데 며칠이 걸렸고나머지는 장군할머니께 신령님 모시는방법등 무속인으로써의 자세를 배우고산에들어가 기도하고 뭐 그런것을하느라 이십여일 걸렸다며 집에돌아오니 피로감이 한꺼번에 몰리기도하고 나에게 얘기할 준비가 안되있는상황에서 내가 몰래 엿본게 좀 당황스럽다보니 화를 낸거같다며 오히려 사과했다.그런 그녀를보니 더 미안해졌어다 알고있었지만 본인입으로 나에게그말을 하는게 더 가슴아팠다.난 조심스레 용기를 내서 말했다.어째서 갑자기 내림을 받으신건지그이유 알아도 되겠냐고 말이야아줌마는 잠시 놀란것같더니 다알고있었냐는 표정으로 숨김없이 얘기해주마 했다.나를 만나기 며칠전 꿈을 꿨는데작은 나비가 하나 집으로 날아들더란다나비는 날개가 반쯤 꺾여서 버둥대며아줌마 발 앞으로 떨어지길래조심스럽게 들어 손바닥에 올려놨더니금새 날개가 펴지며 날아가더라고나비가 가는걸 한참 올려다보고 있는데그토록 보고싶어도 단한번도 꿈에 나오지않던 죽은 딸이 앞에 서있었데.말없이 미소만 짓고 있길래 너무 기뻐안아보려 하니 사라졌고 잠에서 깼는데뭔가 범상치 않은 꿈이라고 생각했다한다그러고 며칠후 뭐에 끌리듯 목욕탕에갔고 거기서 나를 만나게 된거라고. 처음엔 내 모습을 얼핏보고는 그녀처럼기구한운명인지 알았는데 전혀영에 밝은 타입이 아닌데다 그것의기세가 굉장해서 분명 원혼귀라 생각했는데몸안의 울림도 같은 생각이였는지쉴세없이 곧죽겠다 라고 되뇌였다고..기도 굉장히 약해서 거의 그것의아우라로 덮여있어 한눈에봐도위태위태한 상황이였는데도 생각보다 내 경계가 심해서 어짜피필연이면 분명 다시 만날거라는 생각에 보냈는데 몇시간도 채되지않아 만나는거보니 니가나비가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데..내가 생각보다 순순히 따라와줘서어찌 집에 데려오긴했는데 그녀도앞으로 어째야할지 난감했다고.. 그리고 그날밤 꿈에 딸이 나와서는 우는 그녀를 가만히 보더니자기가 죽은건 명이 다해서간거니그만 슬퍼하라며 달래더란다..억울하게 요절했는데도 불구하고너무나 평온한 모습에 계속 슬퍼하고힘들어해서 딸이 극락왕생 하지 못했던거 같아 이제 그만 힘들겠다다짐했단다. 딸은 아주 행복한 모습으로그녀에게 응원했고 주먹쥔손으로뭔갈 건내주었는데 그때의 나비였다고엄마가 지켜줘야해 그래야 우리의 업이풀리는거야 라는 말을남기곤 잠에서 깼다고해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습한기운과 악취같은게 나서헐레벌떡 내 방으로 달려왔는데나는 몸이 얼어붙어있었고그것이 모습을 본순간 내몸에서분리되서 나온모습은 엄청나게큰 머리카락 뭉치처럼 생긴 원귀였는데 (내가 보았던 모습하고는아주 틀려서 이상했는데 앞서아줌마가 해줬던말들을 생각해보니그럴수도 있겠다 싶었다. )꽤나 양기를 먹어서 그런지 힘이대단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완전히모습이 갖춰지진 않아 적당히 쫒을수는 있었다고.하지만 임시방편일 뿐이고 정식으로 제를 지내거나구명시식 이라는걸 하기에는 그녀가역부족이여서 제대로 만신이 되질않으면 도울수가 없는 일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결정을 할수밖에 없었는데결과적으로는 딸의 의지가 한몫 한거지내가 불쌍해서 그녀의 인생을 바꾼건아니니 부담갖거나 미안해하지 말라고했다. 딸의 말처럼 얽힌 업을 풀기위해서니까..순간 내 머릿속은 스친건 지난밤꿈에 나온 하얗고 여리여리한 소녀의 모습이였다.아줌마에게 꿈애기를 하며혹시 딸의 모습이 이러이러하냐 하니 거의 흡사하다고 했다. 살아생전에도 많이먹여도 살이 안찌고몸이 약해서 늘 걱정이여서 불면날아갈까 화초처럼 키웠다고 항상 하얗고 매끈한 얼굴로 엄마 하고 뛰어와 안기곤 했는데 한팔에쏘옥 들어올정도 였다고 하는 그녀의두눈이 축축하게 젖었다.보지도 못하고 만나지도 못했던아줌마의 딸이 어째서 인지 모르지만날 도와준다고 하는게 이상하기도 하고고맙기도 했는데 나이가 어려서 그땐아줌마의 말도 다 이해하지못했었고이런상황들이 신기하고 내가 마치 소설의 주인공이라도 된듯한 느낌에 잠시 넋이 나가있었던것 같다.도대체 그 업이란게 무엇인지지금도 나는 모른다. 전혀 연고도 없는 사람들끼리 인연과 필연이라는걸로 얽혀사는것도 신기할뿐이고정오가 다됬고 선월이 왔다.그녀와 나는 얘기를 나눈후로묘하게 더 돈독해졌고 선월은비상한 눈치로 우리의 얘기가 오갔다는걸알고있는다는듯 싸인을 보냈다.아줌마는 신당관리로 분주했지만절대 나에게 심부름이나 도움을청하지않았기에 선월과 나는 방해될까싶어 장이라도 볼겸 외출했다.가는길에 지난밤 그것을 못보고 아줌마의 딸에 관한 꿈을 꿨다 얘기하니장군할머니의 도움이 크다 라고 했다.그 할머니의 호령 한마디면 왠만한 영가는벌벌떨정도로 무서운 장군님을 모시는데(이름이 뭐라했는데 어려워서 까먹었다)잔챙이들은 위협한번으로도 떨어져나가는데나같은경우는 의식없이는 없어지지 않기때문에 도움줄수있는건 아줌마와내가 준비될때까지 힘을 빼놓는것 뿐이라고아마 며칠은 잠 잘 잘거라며 웃었다.지금도 그때도 무속이라는것은 이해가도통 되질않는 어려운것이다 역시 그속까지 알려면 직접 무속인이 되는 수밖에.선월과 집으로 돌아오는길에반가운 사람을 만났어 .마침 선월의 집에 가던 그 술집언니였지.한참 선월과 얘기를 하더니 자그만보따리를 주고 돌아가길래무슨일이냐 물었더니 심드렁한 얼굴로가게 다시 잘된다고 ..한군데 더 확장해서 떡이랑 음식한거주려고 왔다고 하더라.선월은 내 생각보다 더 영험한거같았어..그나저나 그 언니는 뭐하러이먼곳까지 왔을까 생각했는데아마도 선월을 좋아하는것 같았다. 몇번못봤지만 하는행동이며 말투며그런곳에서 일을 하니 그럴수도 있다생각했지만 그래도 감이라는게 있으니까그걸 얘기했더니 선월이 펄쩍 뛰며그런소리하지말라고 총총걸음으로 가버리더라. 궁금해졌어 선월의과거 그리고 현재 그 박수무당의삶이 .. 그에게 물었어 선월! 무속인의 삶이란어떤거야? 느린걸음으로 걷더니 그는 얘기했어'그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사람은 없어다만 벼랑끝까지 몰려서 더이상 견딜수가없을때 죽는것 과 바꾼삶이랄까죽기 아니면 신내림 둘중 하나였으니까나만 아프면 되는데.. 내가 꼼짝하지않으면 내 주위사람들이 다쳐 그렇게동요를 이끌어내는거야 굴복할수있도록'난 좀 부끄러워졌어. 난 이렇게 아줌마와 딸 선월 등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받고있는데도그것과 마주칠때면 고통이 끝날수있게죽게해달라 기도했는데 선월은 그 어린나이에 도움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심지어 친어머니가 직접 장군할머니에게보낼정도였으니 그 상처가 이루말할수있었을까 나같은건 감히 말도 꺼낼수없을정도로 말이다. 그래도 선월은 그때의 선택에 더이상후회는 없다며 지금은 예쁜 선녀님과같이 사니 더 좋다고했어.선월에게 여자친구는 없었냐니까무속인은 평생 혼자 살아야해일종의 계약 같은거거든 내가 신령님과쭉 같이살기로 했으니까 바람피면안되는거야그래서 무당인데도 행실이 천하고기도도 주기적으로 드리지않으면영이 탁해져서 무당의 제 구실을못하고 몸도 마음도 망가지게 된다고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무당이 많이없는데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영이탁해 제대로 볼줄도 모르면서나처럼 원귀나 잡귀같은게 붙은 사람에게 구명의식을 해야함에도 신령으로 둔갑시켜 내림굿을 종용하는데 그마저도 제대로 된 내림굿도 아니고 상차림만해서 북만 두드리니온천지 잡귀가 다 붙어서 또 다른선무당을 만들어내니 신어매도 제자도다 하나같이 돈에 눈먼 사이비가 되는거라며 열변을 토했어.그런 얘기를 쭉 듣다보니 좀 무서워졌다.내가 만약 계속 우리집에서 살았다면어떻게 됬을까. 분명 목사님의 안수기도같은걸로 사탄을 내쫒는다며어디산속에서 감금당하거나(할머니의 교회에서 그런일이있었다) 아님 아줌마와 선월처럼 좋은사람들을 못만나게되서 선무당이 됬거나...선월이 그런 내마음을 읽었는지우린 전생에 분명 인연이였을거야내가 분명 선월과 아줌마에게큰 은혜를 베풀었을거라고 그걸 갚기위해 억겁의 시간을거쳐 여기까지 온거라고 말야.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이설명할수없는 말도 안되는일들이니그 말이 일리도 있다고 생각됬어. 선월에게 그럼 내 인생도 점쳐줄수있냐고 물었어. 그는 쓴웃음을지으면서 넌 아직 어리니까 그럴필요없어라고 했다. 그러면서 너말야 돈 많아? 내 복채는 비싼데하길래 내가 돈이어딨어!하니그럼 더더욱 안되겠네~하고 농을 치더니깔깔 웃으면서 집으로 쑥 들어가버렸다.그래 맞아. 선월 난 앞으로 어떻게될까?평범한 학생으로 다시돌아갈수 있을까?집에오니 아줌마는 어디론가전화를 하고있었어. 통화가 끝나고우릴 불러 앉혀놓고 얘기를 시작했다.우선은 내 얘기를 시작했다.난 한번더 그것과 만나야하는데거기서 얻은 결과로 구명의식날짜를정잘거라고. 아줌마의 의견으로는그 장농이 문제라고 했다. 요절해 죽은 이의 물건을 아무런조치도 없이 가져오면 그 물건에붙어있는 영가도 따라오는데 아마도엄마가 큰 실수를 한것같다고 내생각에도 엄마는 크리스찬이다보니미신같은거엔 콧방귀도 안뀌었다.당연히 조치같은건 안봐도 비디오겠지그런데 문제는 엄마도 아닌 나에게 붙었다는거고 교회에서 있던일 전에는 나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것도이상하다고 말야. 그러니 그 원인을알면 도움이 많이 될테니 힘들더라도한번더 시도해보자고 했어.당분간은 장군할머니덕에 세력이 좀약해졌으니 빠른 시일내에 끝내야한다고 나도 체력을 좀 키워놔야 그것과 싸우는것도 앞으로의 의식에버틸수도 있을거라며 말했어.그리곤 선월에게 몇장의 부적을 건냈다.내방만 빼고 여기저기 부적을붙였는데 그것이 여기저기돌아다니는걸 막기위함이라고가뜩이나 아줌마의 신령님이 그것때문에 심기가 많이 불편한데 의식 치루기도 전에 그것과 싸움이나서 꽁꽁 숨어버리기라도 하면장기전이 될거같아서 붙이는거라했다.내가 아는건 그것도 다 알게되는거니몰래 일을 처리해야하지만 어짜피 장군할머니덕에 빼도 박도 못하는상황이 되서 약이 바짝 올라있을테니조만간 모습을 들어낼거라고도 말했다.어짜피 난 들어도 잘 모르니 그냥시키는 데로만 하면 됬고 그것과만나야하는게 두렵고 떨렸지만전처럼 나약한 마음은 들지않았다.내주위엔 날 지켜주는 두분 아니 셋이 있으니까 말이다.며칠이 지난 밤이였다.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감기기운이 들어서 골골거렸더니선월이 약을사다주고 갔어.잘 채비를 하고 약을 먹고 잤는데잠깐 잤을까 너무 추워서 약기운이든 몽롱한 상태로 눈을 떴는데 내 머리맡에 그게 있었다.나를 바라보는게 느껴졌는데 약때문인지 몸에 힘이 안들어가져서일어나질 못했다.그것이 머리를 쓰다듬는데 머리가마구 울렸고 앙상한 손이 팔을 스치니팔이 쪼개지는것 같았다.그렇게 온몸 구석구석을 터치하며고통을 줬는데 겨우 떨어지는 입으로외쳤어. 난 니가 두렵지않아.어떻게든니가 온곳으로 돌아가게 만들겠다라고 악을 썼어. 그것이 조금씩 동요하는게 느껴졌어 . 갑자기 그것이내얼굴에 그 더러운얼굴을 비벼대며가래 끓는듯한 저음으로 얘기했어.내 이름을 찾아줘.. 그리고 불러줘..그럼 니가 가장 필요한걸 돌려줄게..온몸에 소름이 돋고 그것이 얼굴을부빌때마다 얼굴에 뭐가 기어가는듯했다. 악취는 말할것도 없었고..그것의 얼굴이 뚝뚝 떨어지며 내얼굴에서 떨어졌는데 너무나도끔찍했어. 빌어먹게도 터져나오는눈물때문에 내가 두려워한다는걸 들켜버렸다..그것이 킬킬 대고 웃더니다시 얼굴을 들이대고 귀에속삭였다.쭈그렁 할미가 원하는게 내 본모습이니보여주마.그대로 전해줘라.너로 비롯되었으니 너와 같이가겠다고눈앞에서 엄청난 속도의 주마등이 지나갔다. 마치 영화필름을 돌리듯이.굉장히 빠른 속도의 영상이였던것같은데 이상하게도 머리에 쏙쏙들어오는것 같았어. 그래서 지금도일일히 다 기억난다.(내가 본것은슬라이드처럼 지나가는 무성영화같았는데 읽기좋게 풀이해서 쓸게) 그곳엔 내가 있고 그것이 있고 또다른 내가 있었다.이상하게도그것은 내 삶이아니였는데다른사람의 삶인데도 마치내가 겪은일마냥 머릿속에 박히더라.우린 단란한 세식구였어.남편과 나 다큰 아들하나.생일이였는지 케잌에 불을 껐고아들이 선물을 내밀었다.작은 선물상자에서 꺼낸건 열쇠고리였는데 아주 낯익은 거였어.난 아주 행복하게 웃었어순간 원래의 난 뭔가 깨달았지 내가 놓친게 무언지 뭘 잘못했는지어째서 그것이 나에게 온것인지갑자기 그것이 소름끼치게 웃었다.내가 깨달았다는거에 대해매우 즐겁다는듯이 그 문드러진입으로 크게 웃으며 얘기했어.'내 이름을!!!!!!!!!!!'난 뭐에 홀린듯 이름을 얘기했어.'박순자' ( 이름은 가명임)순간 몸이 붕뜨는 느낌이였는데그뒤론 기억이 안나고 깨어났다.일어나서 방문을 열고 나갔는데거실에 발을 딛자 마자 구역질이 확 나더니 오바이트를 했어너무 놀라서 벙쪄있다가 치워야겠어서휴지를 가지러 탁자로 가는 한걸음에또 머리가 빙빙돌면서 구역질이 나는데한발자국도 못움직이겠드라.결국은 방문에 기대서 겨우 앉아있는데아줌마가 나와서 내 몰골을 보더니갑자기 소리를 지르셨다.'여기가 어디라고 발을 디디는게야!'라고 소리를쳤는데 마치 노파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나서의 기억은 없다.내가 눈을 떴을땐 선월과 아줌마가걱정스러운 얼굴도 보고있었는데일어나니 두통도 엄청심하고 온몸이다 아파서 마치 심하게 급체한것같은 느낌이였는데 내 몸상태는안중에도 없다는듯이 선월이 지난밤 일을 다급하게 물었어.어쨋든 난 그일을 기억나는 선에서이야기를 했는데 선월이 그 이름이누구의 이름이냐 묻길래 . 사실 그이름의 주인공은 모르는데 그꿈에서나온 그여자의 이름 같다고 그것이이름을 부르라길래 정말 자연스럽게부르게 되었다니까 선월은 정색한표정이였고 아줌마는 한숨을 푹쉬었어.내가 뭔가 큰 실수를 한걸까 생각했는데 그럼 그 열쇠고리는뭔지 묻길래 있었던 일을 얘기했어.엄미가 나간후 남겨진 옷가지의 체취로엄마를 대신했어. 아직까진 냄새가 남아있었으니까. 그러다 그모습을아빠한테 들켰는데 집나간 엄마를 욕하면서 주정을 부리길래 너무 화가나서 엄마가 나간건 다 아빠가 남긴 빚때문이라고 대들었다가 기절할때까지벨트로 맞았어. 맞다 깨길 반복했는데다 불태운다고 난리를 피더니 옷을가지고 나가버리더라.장롱에 남은건옷걸이 뿐이였어. 화가나서 서럽게울다가 혹시라도 남은게 있을까 싶어여기저기 뒤지던중에 장롱 맨밑작은서랍장안에 검은 벨벳원단으로돌돌말린 작은걸 발견했는데 그걸열어보니 열쇠고리가 있었고꿈에서 본 그거였다. 달걀모양공에작은보석알갱이들이 색색으로 박혀있는장신구였는데 난 당연히 엄마의 것이라생각했고 매일 가지고 다녔다.집에놔두면 아빠가 또 버릴것도같고예쁜게 맘에 쏙들어서 지갑에매달고 다녔는데 지갑을 안가지고다니는 날이 많아서 열쇠에다 같이매달아서 벨트고리세 매고 다녔거든교회안채에서 깨어난후 학교를 갔는데장신구만 쏙빠진채 고리만 달랑대고 있어서 기억을 더듬다 보니 그것을 보기전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던게 기억이나서교회에 며칠 머무는동안 이리저리 묻고 찾았는데 사무실에서 일하는청년부언니가 지하실에서 장신구를보았고 다 깨져버려서 쓰레기통에버렸다고 하길래 처음엔 엄마라도잃은냥 슬퍼했다가 장신구에 큰의미부여해서 가뜩이라 피곤한 삶 스스로더힘들게 만들지 말자싶어 그동안잊고있었다. 근데 그게 꿈에 나온걸보면 엄마의것이 아닌것 같다 라고쭉 얘기했더니 아줌마가 혀를 끌끌차며이제알겠다는듯이 얘기했다.그 장신구의 주인이 그 꿈의여자즉 박순자의것이고 아마도 장롱의원주인 요절한 그여자이자 그것인것같다고 얘기했어.요절한 영가는 이승의 남긴것에대한 애착이커서 미련때문에머무르는경우가 있는데그것도 어느날 갑자기 머물던곳이다른곳에 가버려 객귀가되버리니얼떨떨했을텐데 소중한것까지왠놈이 가져가버리고 깨버렸으니 화가났을법도 한데 마침 그 장본인인 내가허약체질에 그맘때 밥도잘못먹고방황하고다녀서 기가 쇄할데로쇄해있으니 들러붙기 딱좋았을거라고 그말을 듣고보니 그럴만도 하겠다싶었어. 가만히 듣던 선월이 한마디거들었다. 이름을 짓거나 불러줄다는건그것의 존재를 인정하는일이라고 그럼 단순히 붙어있는것만이 아니라그것과 함께하겠다는 의사표시기때문에 내몸이 그것이 아주 씌이는걸허락하는일이 되버린거라 일이 아주어렵게 됬다고 했다.
원출처 : 쓰레딕 작자모름
펌출처 : 오유 sharedsoul님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86365&s_no=86365&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