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흔히 악동이라고 한다.
물론, 악마의 아이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장난을 하도 심하게 해서 이를 나무라기 위해 생긴 말일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아니, 믿고 싶다.
어느 날이었다.
학교가 파하고 놀이터에서 놀던 중 우리는 뭔가를 발견했다.
그것은 A4용지 몇 장이었다.
당시 우리는 놀이터에서 놀이에 지루함을 느낀 차였기에
이 종이는 우리에게 곧장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뭐, 별 건 아니었다.
국사 책을 '불국사',사회과 부도를 '사회가 부도'라고 획을 추가하거나 바꾸는 것처럼
하찮은 장난질에 불과했다.
이 A4용지는 가위 바위 보에서 이긴 한 친구가 가져갔다.
그리고 다음 날, 우리의 기억 서랍에선 이미 그 종이가 사라진지 오래였다.
며칠 후, 옆 동네 아파트에서 대형 화재가 났다.
수십 채가 완전히 전소돼었고, 사상자는 무려 50명에 달했다.
그 중에는 아파트를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하고 안에서 질식사한 한 아주머니와 갓난아기도 있어서 주위에서 많은 안타까움을 자아냈었다.
TV 화면은 그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비통해하는 남편을 비췄다.
"왜 하필 이런 것 때문에......"
카메라가 남자의 손을 확대했다.
덩달아 나 역시 눈을 부릅떴다.
<피난 금지>
종이 쪼가리에는 그렇게 쓰여 있었다.
하지만 우리들은 알고 있었다. 그 종이에 원래 적혀 있던 글자는 <비난 금지>였음을.
그러나 왜 그 종이가 하필 그 아파트에, 그것도 그 아주머니 집에 붙어 있었던 것인지는 아무도 묻지 않았고, 20년이 지난 지금도 아무도 모르고 있다.
킹그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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