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대학생인 제 친구가 3년 전 겪은 일이랍니다.
친구는 공부는 못하는데 체격이 좋아,
체대를 가려고 체육관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 체육관에서 여름이 되자 피서를 겸해
체육관 애들끼리 계곡에 놀러 갔다고 합니다.
점심 즈음 도착해서 하루 종일 잘 놀고 저녁을 먹었습니다.
친구는 당시 고등학생이긴 했지만
저녁을 먹은 후 선배들과 모여 술을 마셨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텐트에서 곯아떨어졌죠.
한참을 자다보니 소변이 마렵더랍니다.
잠결에 일어나 밖으로 나와 소변을 보고 텐트로 돌아가려는데,
물가에 누군가 있는 게 보였습니다.
비몽사몽한 채로 물가를 봤는데,
물 위에 웬 여자가 서있더랍니다.
여자가 너무 아름다워서 친구는 아무 생각 없이 그 여자를 향해 걸어갔습니다.
발에 물이 닿았지만 그저 앞으로 나아갔다고 합니다.
물은 차갑지 않았습니다.
아니, 아예 물속을 걷는다는 느낌도 없었다고 합니다.
어느새 물은 친구 무릎까지 차올라 있었습니다.
그 순간 여자는 미소를 지었고,
그제서야 친구는 정신이 확 들었다고 합니다.
배까지 물이 올라오고서야 차갑다는 걸 느낀 겁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아 황급히 물에서 뛰쳐나왔다고 합니다.
뒤를 돌아봤지만 거기에는 당연히 아무것도 없었고요.
다음날, 친구는 물에 들어가지 않고
물 밖에서만 있다가 집에 돌아왔다고 합니다.
흔한 물귀신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이 이야기를 듣고 그 물귀신의 생김새를 물었을 때,
친구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내가 이상형이라고 생각하는 얼굴 있지?
이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외모 있잖아. 그런 외모였어.]라고요.
아직도 그 말이 잊히질 않네요.
출처: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