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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아파트 수도관 교체 공사판 노가다.

쉐프첸코

06.04.21 23:24:11추천 2조회 1,984
아 그러니까 이건 20살때 얘기군요.

저도 알바를 많이 해본편은 아니지만 한번 하면 그래도 끈기 있게 하는 편이었습니다.
이번 알바는 친구 아버지를 통해 시작한 알바로서
첨에 3명이 같이 시작했는데 3명중 1명은 2주만에 탈락.
나머지 1명은 한달만에..

제가 그나마 2달하고도 2주를 버텼습니다.
솔직히 그렇게 힘든일은 아니었지만 왠지 그당시 제친구들 2명다
저처럼 노가다를 첨 경험한 상태였던지라 꽤 힘들었었나 봅니다.

암튼 이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때는 03년 대학 여름방학당시였습니다.

방학을 했고 전 돈이 필요해서 친구아버지를 통해
가까운 아파트 수도관 공사 노가다에서 일할수 있었습니다.
첨엔 아무것도 모르고 일을 시작했었는데.. 휴..

아침 8시에 출근. 저녁 7시까지.
아저씨들과 아침에 인사하고 바로 그날업무에 따라 팀을 나누고 작업에 착수하는
뭐 그런 스타일이었지요.(대규모 공사가 아니었기에..)
한 1달간은 용접기만 들고 다녔습니다.
저도 첨 알았는데 용접의 종류는 아크용접(이거맞나?) 하고
산소 용접(이렇게불렀음 그당시엔) 이렇게 2가지가 있더라고요.

아크용접기는 가벼워서 들기 쉬웠는데.. 산소 용접기는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무슨 산소통인가 (기다란 통 지금도 가끔봄) 트럭에 실은거와 함께 한 20~30킬로 그램(용접선포함.선이 이게 개무거움)정도 나가는 용접기를 지하로 왔다갔다 하며 옮기는게 장난이 아니더군요.

작업하시는 아저씨를 위해 지하에서 용접기를 옮겨주고 셋팅해주고
용접하는거 지켜보고, 한 5~10분 소요. 그러다 다시 이동.

이 작업을 하루종일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일단 힘든것도 힘든 거지만
그 더운 여름날 텁텁하고 어두컴컴한 지하에서 하루종일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미칠거 같더라구요.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1달은 용접기 날라쟁이 작업을 했고요.
그담 2주는 파이프를 자르고 날랐습니다.

하루에 대략 500~700개의 파이프를 자르는 작업..
빡시게 스킬있고 연륜있으신분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힘든게 아니라고 했었지만 저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파이프 자를때 나는 검은 가루와 연기 그리고 불똥
전 그게 눈에 들어갈까봐 어찌나 아찔했던지 ㅡ,.ㅡ;
(불똥은 다행히 눈엔 안들어가고 목엔 좀 튀겼음)

나머지 1달정도는 파이프를 세워서 아파트에 셋팅(?) 하는 과정.
이때 기존 파이프는 철거하고 진행됩니다.

이거 철거할때 파이프를 둘러싸고 있는 노란 석면(?)솜하고 콘트리트 이거
제거하는데 정말 좃빠지더군요. 석면이 또 폐에 들어가면 몸에 안좋다는
뉴스를 본 지라 저는 마스크를 쓰고 했지만 그 텁텁한 기분
정말 지금 생각해도 ㅡ,.ㅡ;;

또 여러분들이 노가다에서 젤힘든거라고 언급하셨지만
콘크리트등을 포함함 폐기물 철거작업.. 기술없는 잡부들의
전유물 아닙니까? -_-;;

그거 정말 뽀지게 했고요.

휴.. 점점 글이 이상해지고 있는데
정말 2달2주동안 아파트 지하를 완전 던전 탐험하듯이
지냈고, 불날뻔한것도 마니보고, 전기감전도 당하고(좀약하게)

정말 힘든걸 떠나서 할일이 못되는거라고 생각되더군요.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했는지.. 그당시 친구들이랑 웃으면서 이야기도 하지만..
참 힘들었던 일 같았습니다ㅋㅋ

아 그래도.. 좋았던 점이 몇가지 생각나네요.
우선 하루 일당은 7만원 받았고요.
일 자체가 좀 위험해서 그렇지 몸을 개혹사시키는건 아니라서
매일 일할수 있었기에.
돈은 꽤많이 받았습니다.
일요일만 놀고 한달 풀로 나가니까 한달에 180~190정도
받았던 걸로 기억합니다ㅋㅋ

글구 점심 저녁 다 거래하는 식당에서 다 챙겨먹을수 있었고.
그당시 초복 중복 말복 다 있었는데 그때마다 정말 맛있는 개고기를
뽀지게 먹을수 있었고, 식사때마다 아저씨들의 반주 포쓰를 과감히 느꼈었거요.

글구 나중엔 아저씨들하고도 친해져서.. 정말 사회에선 나이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느낄만한한게 저랑 20살이랑 차이나는 아저씨랑 친해져서 거의 호형호제 하는 식으로도 지내고.
지금 생각하면 힘들었었지만 좋은 것도 많이 얻어갔던 알바였던 같네요.
사진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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