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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수출업체. 영업직 사원입니다. 퇴직해야 할까요..

dhxl

16.09.21 19:15:23추천 2조회 3,051
안녕하세요. 고민글은 처음 써보네요..

부끄럽지만 지금 일하고 있는 업체와 섬유업계에 대해 이야기 하고싶어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먼저.. 낯선이의 고민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함을 표합니다.


저는 인서울 하위권 대학교를 졸업해서
동대문에 있는 작은 섬유(여성복에 들어가는 레이스)사무실에서
알하고 있습니다.

입사계기는 이러합니다.
졸업후에 취업포털에 저의 이력서를 올려놓고
나름 면접도 보고 다녔습니다만.

현재 일하는 곳의 사장님이 직접 연락을 해와
입사제안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섬유업계라 생소하기도 하고 해서
몇번을 사양하다가 다른곳에 합격한곳도 없고 해서
입사를 했습니다.

작은 사무실 한칸에 책상 몇개 놓고 경리사원과 사장님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 근무하는 곳이더군요.

주요 업무는 거래처 관리인데
거래처에서 소싱이 들어오면 샘플 전달해주거나
아이템 상담. 물류입출고 확인 등 입니다.

원단 생산공장은 대구에 있고
염가공 공장은 수도권에 있어
저희는 사실상 중간에서 관리만 하는. 그런 방식이지요.
(이런 소규모 수출업체가 주변에 상당히 많더군요. 1인기업까지)

원래는 사장님 혼자 다 하다가
데리고 키울 직원이 필요했던 것인지
영업직 직원을 뽑은 것입니다.

그러나 사무실 1칸 정도 규모의 사업체에서
업무체계나 규칙이 있을리 없지요.
봉제공장이나 염색공장 사람들과 부대낌도 잦은 편이구요.
(힘든일을 하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다들 사납습니다.)

그런 이유에선지 저에 앞서 뽑은 직원들이 채 한달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바람에
저보고 같이 일하자고 그렇게 연락을 해왔나봅니다.


막상 일을 시작하니 거래처에서 샘플요청과 벌크오더건.
수많은 아이템 상담들로 정신없이 일하다가
어느덧 3년차가 되었네요.

입사이후에 3년간 변한 것은
4대보험 가입과
1차례의 월급 인상 (차마 적지 못할 수준의 인상입니다.)


그래도 일에 재미가 붙어 흥미를 가지고 쭉 해왔습니다만.
인바운드 업체다 보니까 거래처에서 의뢰가 들어오지 않으면
샘플전달 할 일도. 상담 할 일도.
최종적으로는 벌크건도 없게 됩니다.

지난 봄부터 거래처에서 들어오는 의뢰건이 뚝뚝 떨어지더니
8월 즈음부터는 예전에 비해 거의 일이 없다 시피한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요즘에는 아침에 출근해서 사무실 정리나 책상정리나 하다가
가끔씩 거래처에 연락해서 의뢰건없냐고 묻는게 일상이 되었죠.
신규거래처를 찾아 하루종일 돌아다니기도 하구요.

어느날은 앉아서 아무것도 안하고 6시에 그냥 집으로 돌아오는 날도 있었습니다.
(제가 입사한 당해에는 연매출이 10억정도 됐습니다만.
올해 들어서는 현재까지 3천만원 남짓 될거 같네요...)


사장님은 제가 영업사원이니 신규거래처 다니면서
계속 얼굴비추고 인사하라고 하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각 거래처마다 쭉 거래 해오던 업체가 있을텐데 말이지요.
아이템의 가격대도 저희가 싼편이 아닙니다.

샘플을 가지고 가면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니
흥도 나고 기분이 좋았으나.
이제는 생판 모르는 남한테 가서 명함 내미며 저희 업체에도 의뢰한번 주십시오. 라는 식으로 밑빠진독에 물붓듯 하루를 보내니
낙담하는 일이 많습니다.

거래처 직원들도 저를 그렇게 반기지 않게 되었지요.

남에게 좋은 모습보여주자고 사회생활 하는것은 아니지만..
벽보고 얘기하는 듯한 인상을 많이 받아 기분이 좋지는 않습니다.


레이스라는게 원단이 아닌 어디까지나 부자재다 보니
옷에 붙여도 그만 안붙여도 그만입니다.
유행도 분명 타겠지요.

입사 면접시 사장님이 말한
"여자가 옷을 사입는 한. 레이스는 망할수가 없다."가 무색할 만큼 일이 없네요..

일을 한 10년 정도는 배워야 사무실 차려서 자기사업도 하고
속된 말로 빠꼼해질텐데 ..

당장 일이 있고 없고는 차치해 두더라도
장기적인 미래가 걱정됩니다.

섬유업계 종사자나 의류패션업계 관련된 분이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
(검색해봐도 안나오더군요 ㅎㅎ;)


배우면서 한다는 식으로 월급도 짜고
(업무양이나 강도에 비해서는 결코 적지 않습니다.)
월급 인상은 말도 못꺼낼 상황이며
지난 명절 떡값도 점점 줄어만 갑니다.


제 성격이 사람만나서 이야기 하는걸 몹시 좋아하고
낯도 전혀 안가려서 영업직으로는 제격입니다만..

업계의 미래와 계속 5년 7년 계속 종사 하게 되면
30대 중반이 되어 빼도박도 못하는 그런 상황이 될까 몹시도 두렵습니다...

이렇게 털어놓는것 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 짐을 느낍니다만.
고견이 있으신 분들의 조언또한 기다리겠습니다.


퇴근길 버스 안에서 막막한 마음을 안고 글을 써내려와
두서없고 엉망 일 글이겠지만,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벌써몇년 16.09.21 20:15:29

무조건 퇴직하시는걸 추천합니다. 대부분 첫 직장은 대충 경험쌓으려고 가는거지 평생직장으로 가지 않거든요.
님도 더이상 배울게 없으시다면 다른데로 옮기시는 게 좋구요. 시기도 적절합니다.
사장이 아쉬우면 연봉 크게 올려서 붙잡겠죠. 근데 회사 사정이 힘드니 도와달라고 할텐데 그냥 뒤도 *말고 나오세요.
3년차인데 연봉인상 1회에 찔끔 올려준거부터 노답임.. 솔직히 3인기업에서 10억매출이면 엄청 남겼을텐데 개 구두쇠같음

dhxl 16.09.21 20:37:17

짧지않은 덧글 남겨주셔 감사합니다..
매출 부분을 언급해주셔 덧글 남깁니다.

약간은 이해 할 수 있는 부분인게...
샘플비를 온전히 납품업체에서 무상으로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매달 샘플비만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을때는 200만원 가까이 지출이 되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떡밥을 풀어야 고기가 무는 법인데..
고기는 없고 떡밥만 풀어야 되는 상황이 연출 되는게 태반이지요..
샘플을 제공하더라도. 그게 오더로 연결되는 경우는 10%미만이거든요.

또한 아이템 마진율은 20%에서 30%정도구요.

_Alice_ 16.09.21 21:09:06

3년동안 항상 잘 안됬나요? 잘됬을때도 있었을텐데 그때는 떡고물이라도 챙겨주던가요? 아님 잘되던 안되던 항상 고정이였나요?

dhxl 16.09.22 02:30:51

아뇨...뭐 .. 인센티브 개념이 아예없어요 ㅋㅋ;;
글쓰면서 생각해보니 서글프기도 하고 그러네요.
월급은 매출과 관계없이 늘 고정입니다.

x김 16.09.21 22:31:53

작은 중소기업 다니시는 분들의 공감가는 글이네요. 아니면 비슷한 다른 업종에 회사들도 조금 알아보세요. 월급 인상은 이직시 제일 오르던가 제일 내려갑니다.

dhxl 16.09.22 02:31:50

애초에 대학전공이랑 전혀 무관한 업계로 온거라
타 직종으로 옮겨가는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부담은 없습니다. ㅎㅎ

이직이 오르거나 내린다는게 어떤의미 인가요?

기리이 16.09.22 06:03:04

안녕하세요 벤더업계에 6년째 다니고있어 이런섬유인에대한고민이반갑네요 우선은 스와치종류의셈플북을 벤더 R&D부서에 전달하고 벤더 영업담당과좀 친분을 쌓으시고 벤더페어같은데 적극적의뢰 해 보심이 좋을듯합니다 담당으로서 나중에 찾게되는사람은 결국 어려울때 도움주고 친절하게 대하는 담당 생각나게되더라구요 물론 단가도 중요하고요

dhxl 16.09.22 11:39:36

반갑습니다. 동종 종사자분을 이렇게 만나 반갑네요.
어쩌면 제가 다니는 업체나 인사들렀던 업체 중 하나에서 일하고 계실 수 도 있겠네요 ㅎㅎ..

네. 그래서 샘플북을 자체적을 만들어서 거래처 자재부나 영업부에 전달했습니다.
대부분 가격적인 부분이 문제더군요.... 가격리스트를 추가로 요청하시곤 하는데 (샘플북에는 레코드 넘버와 콘텐트 정도만 적혀 있습니다.)

가격이 오픈돼 버리면 그건 그거대로 곤란하다고. 사장님이 절대 알려주지말고
메일 들어오면 그때 얘기해주라고 하시네요..

사장님의 방식이 완고하긴 하지만 일리없는 말은 아니라 이해는 됩니다.

곧 10월~12월까지 여러 브랜드 들이 미팅시즌이라 바짝 준비해볼 생각입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정글의짐승 16.09.22 09:00:18

같은 섬유 업계에 있는 사람으로 반갑습니다. 저는 섬유용 염료 영업을 하고 있지만, 대략적으로 섬유 관련 시장 분위기는 다 같네요. 염가공 공장들이 인건비 및 생산비 절감을 위하여 해외(특히 베트남)로 많이 빠져나가고 있고, 중국산 저가 염료 및 원단이 많이 들어 오는 실정이라 전체적으로 국내 섬유 경기는 더욱이 힘드실 것 같습니다. 저도 요새 영업이 잘 되지 않아서 힘들지만 위에 기리이 님이 말씀 하신거 처럼 영업은 상황 안 가리고 계속 고객한테 눈도장 찍어 놔야 하는 직업인듯 합니다. 저희도 매번 상사 분께서 말씀 하시길 사람이 사는 한 섬유는 망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점점 산업이 위축되어 가는 것을 보면서 섬유 관련 회사들은 점점 전체적 규모가 축소되서 살아남을 곳만 살아남을것 같습니다. 저도 조언해 드릴 짬은 안되지만 힘내시길 바랍니다.

dhxl 16.09.22 11:55:50

반갑습니다.

업계 전체가 다 서로 얽혀 있는 형국이라 염색업계도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생각이 많아지네요... 하하.

힘내십시오.
좋은 말씀과 조언 더 없이 감사합니다.

꽝이야 16.09.22 17:14:30

현재 벤더에서만 10년차 접어들고 있습니다. 최근 추세가 짧은 납기와 낮은 가격입니다.
결국 얼마나 SPEED를 가지고 각 바이어의 납기를 대응할 수 있냐와 추가적으로 타 부자재 업체 대비하여
소재or아이디어면에서 메리트가 부족할 경우 단가면에서 경쟁력이 있어야만 기존에 갖춰져 있는 인프라에 진입이 가능합니다.
전 주로 MENS를 하고 있긴 한데 간혹 WOMENS를 하다가도 어떻게 하면 부자재 단가를 낮춰 이익률을 조금이라도 더 가져갈 수 있을지, 아니면 COST DOWN을 통해 바이어에게 오더를 받아 올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최근 브랜드 대부분이 그닥 판매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분명히 부자재 업체도 힘들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이 바닥은 동일한 오랜 경력 보유가 중요합니다.
17년도 FW 시즌이 시작 되었으니 좋은 성과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화이팅!

dhxl 16.09.22 18:17:54

현실적인 조언 감사합니다.

맞습니다.. 가먼트 타겟프라이스가 정해져 있으니. 거기에 맞춰서 부자재를 쓸수밖에 없겠지요..
안그래도 가격적으로 최대한 어필하려고 노력중이네요 ㅎㅎ
말씀하신대로 바이어 미팅시즌이 시작됐으니,?? 바짝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호호수 16.09.23 10:23:32

학교 졸업하고서 취업하신거면 많아도 30대 초중반이시겠군요
흔히들 첫직장은 배운다고 생각해서 앞으로 방향을 잡을 초석으로 삼으라고 하지요
현재 섬유계열은 불황이지만 각 회사마다 인재는 필요하다고 난리입니다
그만큼 인재확보가 힘들고 이직율이 높다는 애기겟지요
거래처 열심히 다니다보면 될만한 아이템이 보일거에요...일확천금같은 꿈만 안꾸면 ㅎ
투자대비이익률 따져보시고 창업을 준비로 달린다 생각하세요....

dhxl 16.09.23 15:23:44

댓글 감사합니다.

옛날에 어머니아버지가 저녁 밥상앞에서,??늘 최악이다 너무 경기가 안좋다. 라고 말씀하시곤 했는데
현장에서 근로하다보니 불황이라는 것이 피부에 확 와닿음을 느낍니다.

창업을 생각하고 있지만.??
어린 사회초년생이 불황을 느껴??당황스럽고 두려운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

코다팀파니 16.09.23 21:38:43

사회 초년에 고민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회사를 계속 다니냐 마냐를 결정하시기 전에,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는게 무엇인지 깊게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부모님, 친구들, 지인들, 사장님, 회사.. 이런 다른 사람들 다 생략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무얼하고 싶은지 찾아내세요.
그리고 그게 회사를 계속 다니는 미래와 연결이 될지 아닐지를 생각해보시고...

막말로 그 회사를 계속 다녀 10년 후 결혼하고 애아빠가 되었을 때, 자랑스럽게 "아빠는 이렇게 꿈을 위해서 살았다"라고 말할 수 있는지 판단해 보세요.

혹시라도 그게 아닌데, 쥐꼬리만한 월급 때문에 어~어~ 하면서 계속 회사에 매달리다보면, 그렇게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월급쟁이로 인생 끝나는겁니다.

저도 십수년도 넘게 전에, 27의 나이로 3천만원 들고 회사 그만둔다고 했을 때, 부모님, 친구들 모두 미쳤다고 했었습니다. 지금은 그 사람들 모두 돈에 관해서는 저에게 아무도 뭐라고 못 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정말 미친듯이 했거든요.

자신의 본심과 마주하시고, 진심어린 결정 하시길 바랍니다.

다른 사람들의 충고는 무시하세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된다."라고만 말할 겁니다. 그 사람들은 인생에서 성공이란걸 해보지 못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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