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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노약자석에서 듣는 이야기

MEET

16.10.17 22:11:55추천 1조회 1,371

요새 지하철 파업으로 퇴근시간에 사람이 득실득실한데

평소에 잘 가지않는 노약자석 까지 밀려가더군요

 

평소에도 싸움 많이 나는곳이긴 한데 

할아버지 두분이 훈훈하게 말걸더니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군대 나왔어요? 저요? 특전사 나왔지

월남 1기며 청룡부대며 서로 합이 맞아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전쟁가서 죽을뻔한 이야기부터 중간엔 사드

마지막엔 지하철 파업하는 놈들 미x놈들이라고 결론이 되더군요 

 

근데 욕만할게 아니라 어느정도 어르신들 논리가 이해됩니다.

 

"나때는 죽을뻔 했는데" -> 나라 살리려고, 돈벌려고 전쟁터에 뛰어듬

"사드 반대, 지하철 파업하는 놈들 미x놈들" -> 죽기살기로 나라살려놨더니 후손들이 살만해지니 이런다

 

기근, 병근, 전쟁터까지 생사를 넘고 나라를 지켰다고 생각했는데

이걸 안겪어본 후손들이 살만하니 이러고 있다는 겁니다.

지금 사람들은 편한 세상에서 조금에 손해도 보기 싫어서 그런다는거죠

 

군대 다녀온 사람은 알겠지만 총소리 수류탄땅울림 소리만 들어도 굉장히 무섭습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 투입된 그들과 지금 사람들이 마주한 어려움과는 차원이 다르고 생각하는거죠.

 

남자들이 군대갔다온 2년이 평생 소주 안주거리가 되는것처럼 

이분들은 스스로가 목숨을 걸고 함께 참여한 공신이며

박정희 대통령과 나라를 같이 일으켜 세운 뿌듯함을 가지고 있는겁니다...

 

즉, 나라가 하는일에 참여를 해서 이렇게 결과물을 일궈놨는데

어디 나라가하는일에 반대만 하느냐 가 이분들의 결론입니다.

먹고 살기 힘들면 파업하는게 아니라 외국나가서 돈부터벌어야된다면서..

 

어르신들 무조건 욕하기전에 그들이 왜그러는지 이해부터 해야될것 같습니다.

 

물론 마지막에 백남기 어르신 욕하는 거 보곤 고개를 절레절레하고 이동했지만...

 

 

기타기타스 16.10.17 22:20:41

저 개소리에서 논리를 어느정도 발견해낸다는게 신기함
자상하시네요.

MEET 16.10.17 22:38:44

마지막에 백남기 어르신.. 아무리 고인이 된 분인데 욕하는거보고 순간 속으로 욱한건 어쩔수 없었습니다 ㄷㄷ

아랑공자 16.10.17 22:27:51

글쓰신분은 한편으로는 이해를 하신다는것이지.
그 오고간말들이 맞는거라고는 안하셨음ㅋㅋ
사고방식이 와이드 하시네요ㅎㅎ 사회생활 잘하시는분인듯

MEET 16.10.17 22:40:04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데도 하는 행위들은 분명 이유가 있다는 건데...
그 이유가 평소에 이해가 안되서 궁금했거든요
이번 대화듣고 어느정도 해결이 되었지만 해결 불가능한 세대의 벽이라는게 착잡하게 느껴집니다.

lecard 16.10.17 23:22:53

고생하신건 맞겠죠. 하지만 그걸 가지고 보상심리를 표출하면 안되죠.

군대에서 고참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후임들 갈구고 무시해도 되는건 아니잖아요

제왕해룡 16.10.18 04:34:27

화좀한번 내자
역사에 if는 없다
헌데 한번만 생각해보자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것들 수도꼭지 틀면 따뜻한물 나와 방바닥은 버튼하나로 따뜻해지고
버튼하나면 시원한 바람이 나온다 이게 어떤뜻인지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다
내 아버지 세대는 난방이나 요리를 위해 몇십리 지나 나무를 베고 지게로 짊어 옮겼다
농번기때는 학교든 뭐든 안나가고 농사일에 매진했다
그때시절에 맥도널드가 있었나 아메리카노가 있었나 치안은 또 어떻고 ? 심지어 그 좋아하는
컴퓨터나 인터넷 tv라도 제대로 있었을까 ?
비교할걸 좀 하자
어르신들 보고 당신들 좋은시대에 태어나 노력이만큼 안해도 살만하지 않았소 ? 라고 묻기전에
지금 누리고 있는 이 발판을 바꿔 그 분들처럼 살아갈수 있는지 심히 고민해보자

백정현 16.10.18 08:47:53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한적이 있어요. 기성세대가 목숨(?)걸고 시행한 방법들이 있는데, 신세대는 그 방법들이 사실 잘못된거다! 라고 주장하니까요. 그런데 기성세대의 그 방법들이 잘못된거라고 인정을 해버리면, 자기들이 그렇게 고생한게 무의미해지거든요. 군대 다녀온사람이 군부심 부리는것처럼, 저는 일종의 트라우마로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그걸 극복하면 어르신이요 안주하면 꼰대가 되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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