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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이 아닙니다.

소크라데쓰

17.05.17 05:26:23추천 16조회 1,148
며칠동안 흥미롭게 지켜봤습니다. 이렇게 써볼까 저렇게 써볼까 고민했는데 썩 옳은 소리 같지가 않아 썼다 지우다를 반복했습니다. 마침내 오늘 새벽에 루리웹 게시물 하나를 접하고 아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쓸 수 있었습니다.

지금 대통령 지지자들이 한경오에 하는 것은 비판이 아닙니다.
그들에 대한 불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겁니다.

언론이 객관적으로 사실을 보도하고 여론을 반영하며 사회정의 구현을 위해 노력한다는 믿음이 있을때, 지지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이 비판받는 것을 용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를 거치며 한경오에 대한 그 믿음이 깨진 겁니다. 그리고 신뢰를 깨뜨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노무현을 죽음으로 몰고가는데 일조한 한경오의 잘못된 보도행태입니다. 사실만을 보도하고 정치검찰의 잘못된 행태를 비판하기는 커녕, 온갖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인 양 발표하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을 일삼으며, 이명박 정부가 조성한 정치 탄압의 무대에서 칼춤을 춘 것이 그들입니다.

그때 신뢰가 깨진 것입니다. '이 언론들이 내가 지지하는 정부의 잘못된 점만 얄밉게 지적하지만, 그래도 이런 비판을 통해 더 좋은 사회가 이루어질거야.' 라는 믿음. 잘되라고 채찍질한다길래 믿고 놔뒀더니 채찍으로 사람을 죽인 겁니다. 그래놓고 다시 채찍을 들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지금 보이는 반응은 그런 겁니다. '너 앞으로 다시는 채찍 들 생각도 마라'

최근 논란이 된 호칭문제, 표지문제 등등은 본질이 아닌 표면에 불과합니다. 본질은 불신입니다. 그리고 그 불신은 한경오 스스로 초래한 것입니다. 한 번 잃은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며, 두 번 잃은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소크라데쓰 17.05.17 07:15:29 바로가기

정당화할 생각으로 쓴 글은 아닙니다. 문 지지자들 입장이 저렇다는 거죠. 비판은 이성적인 문제지만 불신은 감정적인 문제입니다. 불신을 초래한 행태가 있었던 거구요.

SF덕후 17.05.17 06:14:36

동감입니다.

드리즈트 17.05.17 06:29:18

정말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전 저말이 한경오가 뭐라 말하던 그건 중요한게 아니고 어쨌던 난 니들이 싫으니 니들이 뭘하든 트집잡을꺼야
이유는 노무현의 원한때문이고, 라고 들립니다.
그리고 그게, 우리는 빨갱이와 전쟁을 하며 사람들이 죽었으니, 좌파빨갱이 사상을 말하는놈들은 다 때려죽여야해 라고 하는 노인들과 뭐가 다른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소크라데쓰 17.05.17 07:15:29

정당화할 생각으로 쓴 글은 아닙니다. 문 지지자들 입장이 저렇다는 거죠. 비판은 이성적인 문제지만 불신은 감정적인 문제입니다. 불신을 초래한 행태가 있었던 거구요.

토니아빠 17.05.17 06:30:09

공감은 하지만 최근의 공격들은 결국은 문재인에게 도움이 되진 않을듯~~ 너무 감정적임...
결국은 합리적 비판을 끌어내는데에 주목적을 두고 접근해야하는데 지나치게 감정적 대립각을 세움
(기자들의 실수 인정) 후에 문의 지지자들이 언론을 겁박했다는 비판의 소지가 나올 수 있음
진보적 신문사를 재갈을 물리면 앞으로 우리는 조중동만 봐야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이듬
조중동에게 그런 날선 비판을 먼저해야하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이 듬
그들이 과거에 했던 모든 잘못은 한경오가 한 일에 비할바가 못됨
과거를 너무 쉽게 잊는 것은 좋지 않다라고 판단
결론은 동시에 모두 까랏!

소크라데쓰 17.05.17 07:24:23

불신은 감정적인 문제죠. ㅎㅎ 저도 이성적인 문제로 생각하고 접근하는 글을 여러번 쓰려다 말았는데, 아무래도 뭔가 아니다 싶었던 겁니다. 그러다 오늘 새벽에야 지금 현상이 불신의 문제라고 생각을 전환하고 나니 좀 정리가 되더군요. 앞으로 둘 중 하나가 되는 거겠죠.한경오가 조중동과 같이 취급되느냐, 아니면 경계받으면서 조중동보다는 나은 취급을 받느냐.

소크라데쓰 17.05.17 07:33:54

이성적으로 접근한다면, 지지자가 언론에 집단적으로 압력을 가하는 것이 올바른가 라는 논쟁이 될텐데, 이건 과거부터 해 온 일이고 지금에 와서 매개수단이 항의편지나 항의전화에서 인터넷 의견공유와 댓글항의로 변한 것이죠. 다만 과거의 수단과의 차이점은 항의하는 쪽과 받는쪽 외의 제 3자의 관찰이 가능하고, 그래서 사람들이 자기와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더 있는지 확인하기 쉽고, 조직적인 항의가 더 쉬워졌다는 거죠.

소크라데쓰 17.05.17 07:37:50

다만 각각의 사안에 있어서 항의 내용이 적절한가, 부적절한 항의가 강력한 압력을 갖게 될 경우도 괜찮은가 하는 문제가 되는데, 이번에 벌어진 일들에서 개별 사안이 표면적인 문제일 뿐이라 각각 사안의 내용이 문제의 본질이 아니란 거죠. "너희 비판의 효용성과 진정성을 못믿겠다" 라는 것이 진정한 메시지라고 봅니다.

소크라데쓰 17.05.17 07:39:36

따라서 한경오도 그 숨겨진 메시지에 대해 답을 주는 것이 이 문제를 다루는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봅니다.
사진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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