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장은 28일 고(故)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의 빈소를 찾아 “평생을 자식 잃은 한으로 살아오셨을 고인에 대해 속죄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종철기념사업회는 박씨가 이날 오전 5시48분쯤 부산 수영구 남천동의 한 요양원에 입원해있다 사망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척추 뼈를 다친 이후 2번의 시술을 받고 지난해 2월부터 입원치료를 받아 왔다.
민 청장은 이날 박씨의 부음을 접하고 오후 빈소가 있는 부산을 찾아 이같이 말하며 “고인이 평생 바라셨던 민주·인권·민생 경찰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경찰청 차장이던 지난 1월에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사건을 다룬 영화 ‘1987’을 관람한 뒤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씨의 아들인 박종철 열사는 1987년 1월 14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에 있는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강제 연행돼 고문을 받다가 사망했다. 당시 강민창 치안본부장(현 경찰청장)은 박종철 열사 사망 관련 기자회견에서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고 발표하는 등 고문치사 사건을 단순 쇼크사로 축소·은폐하려 했다.
하지만 이후 경찰의 관련자 회유, 은폐 정황, 물고문 사실 등이 드러나면서 그해 6월 민주항쟁이 시작됐다. 이 내용은 영화 ‘1987’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