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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너무 부끄럽고 창피해...

TAIJISK

13.05.30 22:05:19추천 9조회 4,706

요즘 생각도 많고 기분 전환하고 싶어서 혼자 영화보러 갔다왔어

 

스타트랙 보고 왔는데, imax3D로... 근데 이거 참 재밌더라???

 

아무튼 영화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저 앞에 휠체어탄 장애인이 있었어

 

그분이 내앞에 걸어가던 한 남자한테 "...저기요?"  라고 말을 붙였어

 

아마 소아마비 아니면 정신지체장애 같아. 그런데 앞에 있던 남자는 이어폰을 끼고

 

그래서인지 못듣고 지나쳤지. 뒤따라오던 나에게도 저기요 하며 말을 붙였는데

 

나도 모르게 그냥 무시하고 지나쳤어. 나 역시 이어폰 끼고 노래 들으면 가고 있었지만

 

사실은 다 들였거든 "저기요?" 라며...

 

속으로는 '어?? 어??? 어떻하지???? 도와줘야 할까 뒤 돌아서 다시 물어봐야할까??? 어떻하지??'

 

그런데 웃긴건 내 발은 건너편 버스정류장을 향해 가고 있고, 내 눈은 횡단보도 신호를 보고있었어.

 

그렇게 버스정류에 도착했고 그 버스정류장은 멀지 않은 곳에 있던지라 752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계속 지켜봤어. ' 지금이라도 가서 도와드리러 가야할까?' 계속 생각만 하게 되더라. 그렇게

 

생각만 하고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2명, 3명정도의 남자가 멈춰서 그분의 얘기를 듣다가 곧 다시 떠났는데

 

그중 한분은 무언가를 전달했지... 나는 아 저분이 교통비가 없어서 사람들에게 교통비를 빌려달라구 부탁했나

 

보다 하며 단정 지어 버렸어. 하지만 그분은 계속 그자리에 있었고 752는 도착하여 내 앞에서 문을 열고, 2초간

 

머뭇거리며 올라탔어. 빈 의자를 찾아 앉는 동안에도 창 밖의 그분을 계속 보았지...

 

요즘 인터넷에 보면 무개념 남, 여 에 대해서 많은 글들이 올라오고 그런 글 볼때마다 흥분하고 같이 욕하며

 

떠들었는데... 정작 오늘의 나는 너무나 창피하고 부끄러워.

 

아직도 기억이나 휠체어에 앉아 나와 눈을 마주치려 했던 그분, 그리고 목소리, 멀리서 지켜봤던 나와 같이 정면을 

 

주시하고 갈길 가던 사람들...  

 

요즘 답답한 일들이 너무 많고 생각이 많아 좀 감성적으로 변한것 같긴 한데... 어쩌다가 여기서 글 끄적이네.

 

미안해 형아들 반말해서 이해좀 해줘. 맘이 너무 안좋아

진흉 13.05.30 22:27:38

갑작스러운 상황에 남을 돕는다는게 조금은 어색하기도 하고 그럴수도 있지요. 이런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그 자체가 충분히 좋은사람이신거같은데요? 다음번에 누가 도움을 청할땐 따듯한 손을 내밀어주실거라 생각함. 넘 마음쓰지마세요.

닉네임이뭐쥴 13.05.30 23:09:56

오늘 그 감정을 잊지 말고 다음에는 귀기울여주시면 되죠

임재범 13.05.30 23:15:19

맞아요. 이번엔 처음이라 어색해서 스탭이 꼬인거니 싹 잊고, 다음에 기회가오면 우물쭈물걸리지 말고 바로 도와드려요..

진심고마워 13.05.31 01:20:05

길에서 우연히 남을 도와줄때에도 많은 용기가 필요하고 하네요ㅎ 그래도 이런 생각까지 하시는거 보면 본성은 선하신거 같아요!!

운명의탄환 13.05.31 09:51:38

생각을 너무 많이하니까 안되는거, 걍 하면 됩니다.

may86 13.05.31 16:17:27

세상에 후회는 두가지 종류가 있죠 하고나서 왜그랬을까와 하지않고 왜안했을까

제생각에는 어차피 후회를 할꺼면 하고나서 왜그랬을까 라는 후회를 하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하고나서 하는 후회는 결과에대한 후회니깐요 내가한일에 내가 책임을 지는거죠

일단 해보세요 하지않고 나면 나중에 글쓴분 처럼 저런 찜찜함이 남죠

사나이정열 13.05.31 18:21:22

오지랖이 넓어도 안좋고 없어도 내상이 있고....
인생 머있습니까 돕고싶으면 돕고 아니면 말고 각자 자기 갈길 가야지요
그래도 두고두고 그일 생각하는거 보니 천성은 착한사람같소 추천먹고 담부턴 한명한면 도와보시오
아직 살만합니다

NEOKIDS 13.06.01 23:07:56

그나마 괴로워하는 맘이 있다는 것에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로이드 13.06.02 03:17:53

752 지나가는 구간에 있는 영화관은 용산인가요?

오영자 13.06.02 03:56:39

많이 모자르시네요

벚꽃엔딩 13.06.02 04:21:33

오늘 부끄러우면 내일부터 부끄러운일을 안하면 되지~

팬더너부리 13.06.02 04:55:59

흐.. 힘내세요 이또한 금방 지나갈거에요

쏘쩍새 13.06.02 06:50:40

친절을 배푼다고 손해나는건 없자나? 그리고 빨리 잊어버리시길. 기회는 많아요.

와바방 13.06.02 15:53:42

한번이 어렵지 한번만 하면 쉬워요 화이팅

깨꾸닥 13.06.02 20:10:07

돕는다는 것도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 같아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위선자로 * 않을까?"??
"혹시 잘못된 일이 엮이는 것이 아닐까?"
"내가 도와줄 능력이 있는걸까?"
이런 걱정들 다 감안하는 용기가 있어야 도와드릴 수 있죠.
하지만 요즘 세태는 엉뚱한 일이 휘말릴까봐 다들 안 도와주려고 하는데
그런 자세와 생각을 지니셨다는 것만으로도 ㅊㅊ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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