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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가장 친한친구 부고소식을 들었습니다..

존나행복한남자

22.10.12 14:55:14수정 22.10.12 16:13:08추천 60조회 12,517

가끔 인터넷상에 이런글이올라오면 가슴도 찡하면서도 왜 이런글을 올릴까도 싶었는데 제가 이런글을 올리네요..

 

너무 맘이 답답하고 어디다라도 주저리하고 싶은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친한 친구 3명중 1명이 하반신 불구로 휠체어를탄지 15년이 넘었습니다.

 

사고로 하반신불구가되었고 그 친구가 오늘 사망하였다는소식을 다른 친구들통해 전달받았습니다.

 

저는 해외거주하고있어 장례식에 갈수도없는 상황입니다.

 

척추손상개발약이 좀있으면 공개된다며 그때까지 힘내겠단 친구

 

오늘 원인을 모르지만 휠체어만타고 생활하여 신체도 정상적이지않았겠지만

 

금전적인 문제로 극심한 스트레스를받아 아마 쓰러지고 긴급 처치가 안된듯싶습니다.

 

가난하게 사는 집도아니었지만 처음 사고후 보험사에서 받은 치료비를 어머니가 다단계같은데

 

투자하는바람에 집도 팔고 또 작은집으로 이사가고 그런상황이 반복되며 통장 잔고도 거의 바닥나고

 

벼랑끝에 몰려 스트레스가 극심했습니다.

 

저도 항상 그친구에게 금전적으로 뭔가 풍족하게 도움을주고싶었지만

 

내가 좀더 자리잡으면 좀더 자리잡으면이라는 생각으로 크게 도움도 못줬던게 너무 후회됩니다.

 

연말에 그 친구 생일이니 생일 선물로 전달하자고 친구 3명에서 근 1년정도 조금씩 모은돈 170만원정도

 

장례식 비용으로 쓸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다리 다치고도 제가 해외생활하기전까지 여기저기 여행도 참 많이 다니고 마음의 공감도 많이 나눴던친구인데

 

다시볼수없다는 생각을하니 슬픈걸떠나 막 마음이 불안한느낌이 드네요..

 

저를위한 슬픔인지, 어떤건지 모르겠으나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는 못보는건 너무 가혹하고 잔인한것같습니다.

 

막 시원하게 울고싶은데 회사 근무에 내 감정조차 마음대로 할수없는게 우리 인생이네요..

 

사고초기 혼수상태일때는 이친구 내가 가장 아끼는 마음을 교감하는 친구지만 이렇게 살바엔 죽는게 좋겠다라고

 

생각도했지만 극적으로 깨어나서 살아온 내친구.

 

이친구가 다시 걷고 예전같은 정상적인 삶을 사는건  힘들겠지만 나이먹어서도, 할아버지가되서도 건강하게

 

이친구와 함께 허름한 대포집에서 삼겹살에 소주한잔하면 그게 인생의 큰 행복이겠다 생각했던 내친구.. 

 

인생의 황금기를 힘들게 살아온 내친구가 하늘나라에서는 마음껏 뛰어다니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니네가뭐라고 22.10.12 15:35:09 바로가기

치기어린 젊은시절은 몰라도 나이가 들거나 부양할 가족이 있는 가장이 되고서는 누굴 도와줄 수 있는것도 한계가 생길 수 밖에 없더라구요.
힘내세요. 그 친구도 님을 이해하고 있었을겁니다. 괜히 빨리가서 친구에게 욕먹는것 보단 님이 잘 살다 나중에 만나면 여행갔던 이야기 신기했던 이야기 그리고 가슴속에 이야기 친구가 경험하지 못했던 이야기들 조곤조곤 다 들려주세요. 그리고 함께 축구도 하고 뛰어댕겨야죠..
삭제 된 댓글입니다.

존나행복한남자 22.10.12 15:06:09

어머님도 엄청 열심히 사신분입니다.짜투리일이고뭐고 가리지않고 낮밤으로 일하시면 서울에 아파트 1채반을 만드셨던분인데

보험으로 받은 수술비를 불려보겠다고 다단계같은데 넣어놨다가 다 날리고 그 악순환에 바닥까지 내려가게되었는데

어느순간부터 완전 그런쪽으로 빠지셔서 친구가 그부분때문에도 스트레스가 컸네요.

존나행복한남자 22.10.12 15:09:17

감사합니다..

육지랄옆차기 22.10.12 15:21:36

저도 비슷한 친구가 한 명 있습니다.
님처럼 내가 잘되면 끌어줘야겠다란 생각도 했었고 40넘으니 그게 말처럼 녹록지 않다는 것도 깨닫게 됐습니다.
그 친구는 매일 술을 먹지 않으면 잠을 못잘만큼 피폐해진 삶을 사는데 보고 있으면 연민과 삶의 덧없음을 느낍니다.
계속 추억에 잠기면 스스로가 우울해지니 삶을 좀 더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마음을 가지는게 어떨지 생각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스스로도 잘 추스리고 닉네임처럼 행복한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존나행복한남자 22.10.12 15:36:51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합니다..

제가원하는만큼의 제 삶의 여유는 끝도없었을거고, 제 미래도 불안한지라 친구를 풍족하게 해주겠다는건 제 막연한 상상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나 슬픔이 닥치면 누가 위다할것없이 똑같이 슬플텐데 저는 아직 미성숙한것같네요.

말씀처럼 좀 더 현실에 직시하고 회상에만 젖지않도록 해야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니네가뭐라고 22.10.12 15:35:09

치기어린 젊은시절은 몰라도 나이가 들거나 부양할 가족이 있는 가장이 되고서는 누굴 도와줄 수 있는것도 한계가 생길 수 밖에 없더라구요.
힘내세요. 그 친구도 님을 이해하고 있었을겁니다. 괜히 빨리가서 친구에게 욕먹는것 보단 님이 잘 살다 나중에 만나면 여행갔던 이야기 신기했던 이야기 그리고 가슴속에 이야기 친구가 경험하지 못했던 이야기들 조곤조곤 다 들려주세요. 그리고 함께 축구도 하고 뛰어댕겨야죠..

존나행복한남자 22.10.12 15:37:33

님 글 보니 울컥하네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라도 위로가되네요.

kies09 22.10.13 06:25:00

아.. 감정 이입되게..
눈물날뻔했어요ㅠ

올레요 22.10.13 01:52:07

에휴 ㅠ 힘드시겠네요 참...

존나행복한남자 22.10.13 10:42:13

하루가 지나고 어제 한국에있는 친구들 통해서 장례식 참석하고 친구 부모님들 도와서 이것저저것 준비하고하는 얘기 계속 들으면서
마음이 조금 편해졌습니다.. 그리고 같이 일하는 상사분이랑 퇴근길에 얘기도하고..
사람은 사람을 통해 치유되는것같습니다. 가끔 한국가면 만날 친구가없으니 공허하겠지만요..
이렇게 같이 공감해주심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수제생크림 22.10.13 02:33:23

저도 16년전 친구가 자살했는데 그때 드는 생각이 내가 힘이 되어주지 못해서 내가 지켜주지 못해서 나 살기 바빠서 그렇게 이렇게 보냈구나 후회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같은 경험을 한 사람으로서 드릴 말씀은 살아남은 자들의 후회와 미련 아쉬움의 슬픔 입니다 가는데는 순서가 없다고 모두가 공평하게 늙고 우리는 유한한 생명이기에 모두가 공평하게 죽어 갑니다 그 속도가 다를 뿐
글쓴 님도 언제 죽을지 모르니 하루 하루 행복하시길

존나행복한남자 22.10.13 10:43:03

같이 공감해주시고 댓글 달아주심에 진심 감사합니다..

고우고고고 22.10.13 03:42:15

아...모라드릴말씀이.ㅜㅜ 힘내십시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존나행복한남자 22.10.13 10:43:30

이렇게 공감해주시고 위로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개목 22.10.13 08:47:12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친구분도 진심어린 마음을 알고 있을 겁니다~!

존나행복한남자 22.10.13 10:43:53

감사합니다. 짱공인분들과 주변 지인,가족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망고맛싫어하는사람 22.10.13 17:41:00

저도 20살에 친구랑 만나기로 하고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는데 친구가 오지 않아서 화가난 상태로 전화를 했더니.. 지난밤에 그 친구가 사고로 죽었다는 말을 들었었습니다. 친구 어머니의 담담한듯 하지만 슬픔을 억누르고 말씀하시는 음성의 작은 떨림으로 오히려 제가 먼저 펑펑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꿈인가 싶기도 하고.. 사실이면 난 어떻게 해야하나 싶기도한... 어쩔바를 몰라 약속장소에서 한시간을 더 울면서 있다가 급히 최대한 어두운색의 옷을 갈아입고 장례식장으로 갔었습니다.

상황이 장례식에 참석할수 없으셔서 더 슬프고 헛헛한 마음 드시겠지만.. 오늘 밤은 그 친구를 떠올리면서 마음으로나마 잘 보내드려주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존나행복한남자 22.10.14 10:39:56

감사합니다. 사실 그 친구를 위해서라면 이렇게 가는게 더 좋겠구나 싶으면서도 님 말씀처럼 남아았는 나는 이제 가끔 그친구가 보고싶은데 볼수없는 공허함이 들면 어떨까 나를위한 슬픔일지도 모르겠어요.. 지금 발인하는가 참석한 친구들통해 듣고있는데 부디 하늘에서는 더 행복했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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