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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소설을 써보게 됬네요.

엉덩이를씰룩

13.02.03 04:13:21추천 2조회 896

친구 권유로 네이버 웹공모전에..

본래 시쓰는 사람이긴 합니다만; 이런건 또 색다르군요.



화지견문록


태백산맥 끝자락에 내려온 산의 정수가 남쪽 화남정의 불기운과 섞이었다.

그 기운이 천년동안 커다란 한 나무에 모여, 어느 날 나무를 박차고 작은 소년이 태어났다. 그가 열(熱)이다.


이야기 하나, 술귀신


아이는 아빠를 바라보았다. 눈이 붉어져 괴성을 지르며 엄마에게 덤벼드는 아빠를, 아이는 막아섰다. 아빠의 손에는 허름한 술병이 쥐어져 있었다. 아빠는 괴성을 질렀다. 엄마도 괴성을 질렀다. 아빠의 괴성은 점점 기괴해지더니 옷이 찢겨지고 몸집이 거대해졌다. 아이는 붉은 뿔이 돋은 야차가 자신과 엄마를 주먹으로 박살내려는 것을 보았다. 아이는 눈을 질끈 감았다.

“도사님, 이 녀석도 잡아야겠죠?”

태연자약한 소년의 목소리. 아이는 거대한 야차의 주먹을 한손으로 막아선 소년을 보았다.

“이놈아, 보면 모르겠느냐. 마지막 녀석이니 속히 잡아넣거라.”

뒤에서 나이든 어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크아아아아아아아!!!!!”

야차의 괴성에 소년이 대답했다.

“그래그래, 금방때려줄게.”

소년은 주먹을 밀쳐버리고는 잽싸게 야차의 품안으로 파고들어 팔꿈치로 명치를 강하게 찍었다. 야차는 끽 소리를 내더니 쓰러졌다. 소년이 씩 웃으며 도사를 바라보았다.

“그래, 저번엔 죽사발을 내놓더니 훨씬 나아졌구나.”

소년은 기분이 좋은 듯 헤헷거리더니 야차의 왼손을 펼쳤다.

“흠, 도사님, 역시 술병입니다. 저번이랑 종류는 다르지만요.”

“예상대로 술귀신인 것 같구나. 술에 묘한 마기를 불어넣어 사람들을 야차로 변하게 하는 모양이다.”

“이 놈을 어찌 잡아야할까요?”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 있지 않느냐? 아이와 엄마를 진정시키고, 내가 저 야차를 집어넣고 나서, 네 녀석이 남은 술을 마셔 보거라.”

소년은 머리를 갸우뚱 한 다음 이내 어깨를 으쓱이더니 술병을 허리춤에 챙기고, 정신을 못 차리는 아이에게 다가갔다.

“정신은 좀 드냐? 에구.. 살면서 얼마나 힘든 일이 많은데 이런 것 가지고 울고 있냐”

딱!

“태어난 지 5개월이 안된 녀석이 삶을 운운하고 있느냐?”

소년은 도사의 부채를 정통으로 맞고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했다.

“아.. 도사님, 그 부채는 좀 넣어두시면 안됩니까? 뭘 허구언날 때리고 계십니까”

“쓸데없는 소리 말고, 어머니의 상태는 어떠하느냐?”

소년은 궁시렁대다 여자의 상태를 보았다.

“놀라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것 같은데, 몸은 성해 보입니다.”

“알겠다.”

도사는 노란 부적 한 장을 펼쳐들고 야차 앞에 섰다.

“너의 사정은 알겠으니 잠시 들어가 쉬고있거라.”

두 성인의 몸집은 족히 되보이는 야차는 도사의 말이 끝나자마자 부적에 휩쓸려 들어가 버렸다. 도사는 여자에게 말했다.

“일이 다 끝나면, 모두 정상으로 돌아올 터이니 걱정 마시오.”

도사는 부적을 집어넣고, 소년에게 말했다.

“한 모금 마셔보거라.”

소년은 술병을 들고 조금 흔들어보다 한 모금 마시려는데, 도사를 보고 씩 웃으며 말했다.

“도사님, 근데 어른이 애한테 술을 먹여도 되는 일입니까?”

딱!

“아코코... 아 마시면 되잖아요! 거참..”

소년은 술을 들이켰다.

“에퉤퉤, 아 쓰잖아 이거, 나 참 이걸 뭘.. 에이!”

소년은 얼굴을 찡그리고 술병을 내팽개쳤다.

“조금 기다리면 요괴가 나타날 것이다.”

“제가 야차가 되는 일은 없습니까?”

“너는 태백산맥과 화남정의 기운을 천년동안 받고 태어난 열(熱)이다. 어떤 화마(火魔)가 널 이기겠느냐?”

소년은 살짝 기분이 좋아진 듯 하다 문득 이상한 기운을 느낀 듯 도사에게 말했다.

“도사님, 몸이 점점 뜨거워지는데요?”

“기다려보거라.”

소년은 이상하단 얼굴로 서있었다. 한동안 시간이 지나고 소년이 말했다.

“사그라드네요.”

그 때, 소년의 입에서 검은 기운이 튀어나오더니 귀신같은 형체가 되어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너, 너! 대체 무슨녀석이냐!!!! 술의 화기를 태워버리다니!!!! 내 두 갑자를 살면서 너 같은 녀석은 처음 봤다!!!!”

검은 귀신은 몸 일부가 타버린 듯 한 모습이었다.

“헤헷, 이놈이 원흉이었군! 도사님, 이놈을 때려 패면 됩니까?”

어깨를 돌리는 소년의 말을 무시하고 도사는 귀신에게 말했다.

“네 녀석의 주인은 어디 있느냐! 냉큼 말하지 않으면 지금 당장 멸해버리리라!”

귀신은 으르렁거리며 말했다.

“나에겐 주인이 없다! 오직 어리석은 인간이 나를 주인으로 섬길 뿐이다!!!”

“열아, 때려라.”

“네!”

소년은 당장 귀신의 목덜미를 잡고는 내동댕이쳤다. 귀신이 소년의 주먹에 닿은 부분은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소년이 귀신의 얼굴을 신나게 주먹질해대자, 귀신은 완전히 너덜너덜해졌다. 만신창이가 된 귀신 앞에, 도사가 부적을 한 장 꺼냈다.

“사람의 어리석음이 만든 곡식의 후손아, 결국 사람이 만들어낸 너의 사정은 알겠으나 세상에 시비는 있는 법. 부적 속에서 너의 잘못을 뉘우치거라.”

도사의 말이 끝나자, 귀신은 부적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다음날 아침, 도사는 마을 한가운데에서 어젯밤 잡았던 야차들을 모두 꺼냈다. 그들은 모두 사람으로 돌아와 있었으나, 개중에는 아직 몸이 붉어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 대부분이 고개를 숙이고 아내의 구박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도사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진정되고 나서 말을 꺼냈다.

“술은 기쁠 때 나눠마시면 기쁨이 배가되고, 슬플 때 마시면 슬픔이 잠시 줄어들지만, 그것 이상 휘둘려 살지는 마십시오. 그 어리석음이 요괴를 불러낸 것입니다.”

사람들은 소년과 도사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머리를 조아렸다. 둘은 마을을 떠났다. 소년이 길을 걸으며 도사에게 물었다.

“도사님, 근데 요괴를 없앴는데도 몸이 붉은 사람들은 뭡니까?”

“아 그거 말이냐?”

“네. 야차처럼 보이진 않던데요.”

“술이 덜 깬 것이니라.”



이버 올려놓은것


도전이죠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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