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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군대 부친상 ㅠㅠ

Way

21.04.19 13:34:16수정 21.04.19 14:43:49추천 17조회 3,203

제목을 뭘로 해야될지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썻던 글인데 다시 한번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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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생각나네요. 때는 2011년 8월입니다. 상병 말호봉에 경기도 전방부대에서 근무하던 중이었습니다. 제 고향은 경상도이구요.

 

당시 대대인사병으로 근무하던중에 야외로 4박5일 훈련을 나가게 됩니다. 나가기 전 스케쥴 확인을 통해

 

훈련기간 중간에 대대로 신병 전입이 예정되어 있으니 전 먼저 복귀할거다 라고 전달 받았었습니다.

 

아니라 다를까 3일차? 쯤? 점심도 먹기전에 중대장님이 빨리 부대복귀를 준비하라고 하시더라구요.  

 

 

남은 훈련을 받지 않고 먼저 복귀한다는 생각에 신나서 준비를 마치고 차량에 탑승했는데

 

갑자기 중대장님이 평소에 아버지가 지병이 있으셨냐고 여쭤보는 겁니다. 엥? 갑자기? 이 상황에서? 뜬금없이? 왜 그런 질문을 하시는거지? 전 무슨 말인지 몰라서? 다시 한번 여쭈었더니

 

중대장님께 저희 외삼촌 연락이 왔고 아버지가 많이 위독하시다는다는 겁니다. 네? 사기 전화에 속으셨나? 무슨 장난하시나? 몰카인가? 뭐지? 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듣는데 아무 생각이 안들고 전혀 실감이 안나더라구요. 당시 차를 타고 오는 내내 눈물도 안났습니다. 멍하더라구요.

 

 

부랴부랴 부대에 복귀해서 집으로 전화를 하는데 엄마 휴대폰도 안받고 동생도 안받고 외삼촌에 전화하니 전화를 받으셔서 엄마를 바꿔주시는데 엄마 목소리 듣는 순간 그제야 꺼이꺼이 울었습니다.  

 

그냥 목소리 하나에 눈물이 터지더라구요. 아버지 아침 출근길에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에 치이셨다고 하시더라구요. "어떻하냐" "어떻하냐" 하시는데 ㅠㅠ제 입에서 왜? 대체 왜냐고? 아니라고.. 대체 왜? 밖에 안나오더라구요.

 

 

그렇게 그저 빨리 내려와라는 말 한마디에 전화를 끊고 사무실로 가 제 휴가증을 직접 챙겨 (제 손으로 직접 제 부친상 휴가증을 만들었습니다... 이게 뭔가 싶더라구요) 서울역으로 갔습니다.  

 

지하철 2시간 타고 서울역 도착하니 이번엔 표가 없답니다.  

 

그 말 들은 제가 표정도 안좋고 휴가증엔 부친상이라고 적혀있으니 
TMO 담당하는분도 당황해서 조금만 기다려보라고 표를 만들어 주겠다고 하는데 10분째 조회를 해도 좌석이 나오지 않더라구요.

 

그러다 4시간 30분이 소요되는 무궁화라도 끊어드릴까요? 해서 그걸로 끊었습니다. 출발까지 40분이 남은 상태였구요.

 

 

 

서울역에 앉아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다 한번 더 공중전화 박스로 가서 상황을 알렸습니다. 그랬더니 아버지가 방금 돌아가셨다고 하더라구요. 서울역에서 또 계속 울었습니다.

 

그리고 기차가 도착해서 그 상태로 타고 가는데, 아버지 생각과 후회? 죄송스러움? 그냥 이런 저런 생각에 또 계속 울었습니다.  

 

눈물을 주체할수없더라구요. 소매로 계속 닦고 있는데 옆 자리에 계시던 아주머니가 소매 다 젖는다며 휴지를 주시면서 여쭤보시더라구요.  

 

 

왜 우는거냐고 그래서 아니라고 괜찮다고 말씀드리는데 말해보라는 한마디에 괜히 더 눈물이나서 지금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연락받고 내려가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엄청 놀라시면서 아이고 어떻하냐고 위로를 해주시는데 
가방에서 과일이며 과자를 꺼내서 제 손에 막 쥐어주시더니 마냥 울지말고 이런것도 좀 먹어야 힘이 날거라고

 

조금만 있어보라고 그러시곤 매점에 가셔서 초콜렛과 커피도 사서 주시더라구요. 괜찮다고 말씀드리는데 먹고 가야 엄마 옆을 지켜줘야 되지 않겠냐고 하시는데

 

전 또 그 말에 꺼이꺼이 울었습니다. 그리고 주위에 계신 분들도 얘길 들으셨는지 힘내라는 말 한마디와 먹을 걸 조금씩 주시더라구요.  

 

할아버지 할머니도 하나씩 챙겨주시고 다른 아저씨도 음료수를 챙겨주시고... 되게 감사했습니다. 문득 그 장면이 기억이 남네요.

 

 

 

그 순간 옆에 계시던 아주머니께 너무 감사해서 꼭 보답드려야지 생각 했는데
바보같이 그 이상은 생각을 못하고 아무것도 여쭤보지 못했습니다. (대체 뭘로 어떻게 보답한다는 건지?) 보내드렸습니다.  

 

인사도 제대로 못드렸네요. (지금도 계속 후회됩니다. ㅠㅠㅠㅠ)

 

 

내리신 역은 기억합니다. 영동역이었습니다. 휴... 찾아 뵙기엔 너무 늦었지만 그때 너무 감사했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도 가끔 그때 그 기차안에서의 일이 한번씩 생각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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