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연애·결혼·육아 게시판 글쓰기 게시판 즐겨찾기

돈 모으는게 중요한 아내..

갈비구이김치찌개

20.11.03 03:44:21수정 20.11.07 13:43:20추천 26조회 8,053

안녕하세요. 십수년째  눈팅만하고  고민같지도  않은  고민으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냥  형님  동생님들  인생의  선후배로써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좋은  해결방안이  무엇일지  고견을  묻고자  글을  올려봅니다. 글이  짧지  않을것같네요.

 

현재  두달배기  아들을  두고  미국에서  십년째  살고  있습니다. 유학생으로와서  친형집에서  지내며  종교모임에서  와이프를  2014년에  만나  2년전  결혼을  하였습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돈도  없어서  변변찮게  해준것도  없는데 결혼을  해주고  신분까지  해결해준  고마운  와이프입니다. 결혼할때  양가부모님께  일절  돈  한푼  안들이게  했으며  한국으로  따지면  시청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쓸모없는  지출을  하나도  안하며  지난  2년간  살아왔었습니다. 새로  산  차도  2년만에  돈을  다  갚을정도로  알뜰하게  살았습니다. 와이프가  생활력이  강한편이며  대학  학비도  스스로  장학금  받으며  알바하면서  내고  대학원까지  학비  loan 받은것도  1년만에  갚아버리더군요. 이런모습을  보고  결혼을  결심한것  같습니다. 근데  이런게 힘들줄은  몰랐네요.  

 

몇가지  예를  들어본다면,

 

1. 어쩌다보니  경제권을  와이프가  전부  가져가게  됐습니다. 저는  돈  1불도  제마음대로  못사용하며  용돈같은건  존재하지도  않고  제  통장  카드내역은  모두  와이프가  관리하며  가계부는  와이프가  엄청  디테일하게  작성합니다. 외식은  한달에  한번  할까  말까하며  마켓에  세일하지  않는  품목은  절대  사지  않습니다. 제가  백설  군만두를  정말  좋아하는데  작년  2월에  먹은게  끝입니다. $7이  비싸다고  못사먹게  하네요.. 짬뽕  먹은지가  언젠지  기억도  안납니다.

 

2. 경제권이  저에게  없다보니  장인어른들  선물을  사거나  뭐  여기  있는  가족들  선물이나  조카들  용돈  꿈도  못꿉니다. 자기가  알아서  한다고.. 제가  주도해서  좀  나서고  싶은데  괜히  싸움만  나고.. 조카들  저번달에  몇년만에  오랜만에  한국  나갔는데  용돈  못쥐어준게  마음속에  응어리가  났네요.

 

3. 제기억속에  트라우마로  남은  사건이  있는데  제가  사정상  십년동안  한국을  못나가다가  잘  해결이  되어서  작년에  한국을  나갔다  왔었습니다.  일가  친적들한테  인사를  드리고  작은아버지께서  결혼축하한다며  100만원을  주셨습니다. 저는  당연히  절반을  아버지께  드렸고(사실  마음같아서는  다  드리고싶었습니다), 그  사실을  와이프한테  말을하자  불같이  화를내며  싸운후  그  다음날  제  지갑에  있는  모든  카드와  돈을  빼가지고  갔습니다. 전  사실  와이프가  잘했다며  그렇게  하는게  맞는것이라고  해줬으면  고마운  기억이  평생  남았을텐데요..  그래서  부모님과  저  셋이서  좋은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덕분에  나이  서른  넘게  먹은  막내아들은  부모님께  저녁도  못사드리고  얻어먹었습니다. 참고로  저희집  형편이  좋은편이  아닙니다. 늦둥이라  부모님  두분다  연로하시고  연금으로  생활하고  계십니다. 미국으로  돌아오면서  달랑  30만원.. 챙겨드리고  왔습니다. 지금은  잘  말해서  매달  10만원  부쳐드리고  있지만… 이게  아들이  할  도리가  아닌것  같네요. 제  마음속에  너무  큰  상처로  남았습니다.

 

이쯤되면  저희가  궁핍해서  아껴야  하는거  아니냐고  물으실  수도  있겠지만.. 풍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밥벌이는  하면서  살고있습니다. 결혼할때  열심히  모아  제가  2만불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빚같은것  하나도  없이  통장에  20만불있네요. 제  스스로  대견하고  이렇게  모아준  와이프가  대견하기도  하지만.. 주변  가족들에게  돈을  쓰는게  너무  인색하다보니  가족끼리  서먹해진것도  있습니다.

 

제가  지출이  절대  큰  사람이  아닙니다. 술담배  일절  하지도  않으며  마지막으로  저를  위해  사용한돈이  단백질  보충제  30불짜리  달랑  하나입니다. 그것도  설득해서  샀지요..취미는  그냥.. 운동하는겁니다. 원래는  게임하는것도  좋아했지만  애태어나니  아예  시간도  없으며  와이프가  게임하는사람들을  경멸을해서…. 사실 이것도  불만인데 상황이 상황이니 그러려니  합니다. 이정도 불편함은 감수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흔한  초코파이  하나  사먹는것도  눈치보면서  삽니다.

 

제가  사는곳  특성상  여름이  덥습니다. 한여름에  집안  온도가  섭씨로  32도  까지  올라가는데  전기값  아깝다며  에어컨도  못틀게  하고, 선풍기  트는것도  눈치보면서  틉니다. 와이프는  선천적으로  더위를  안타고  추위를  많이  타요. 하여튼  지난  여름  매일매일  엄청  싸워댔습니다.

 

제가 사는곳이 건강보험료가 비싼데, 그래도 돈을 줄이면서 까지 타협하고는 싶지 않습니다. 보험이 없으면 벌금을 내야하는게 그 벌금 피하자고 자신은 내년은 가짜보험(?)을 가입한다고 하네요.. 가격이 싸거든요. 자기는 아프지도 않은데 왜 비싼 건강보험을 가입하냐고… 하지만 저는 최악을 대비하는것이 보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저를 와이프는 걱정이 그리 많아서 어찌사냐고 하네요. 전 안전한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사  분담은  뭐  절반이면  절반인데.. 일단  집청소  정리  설거지는  제가  99퍼센트  하며  와이프는  음식을  합니다. 요새는  애키우느라  더욱  정신없지요. 모유수유만  한다고  고생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대견하기도  한데.. 제가  마음속에서  이런  불만들이  생기니  정말  미치겠습니다. 나중에  아이가  컸을때  아이에게  아빠가  이렇게  사는거  보여주고  싶지도  않구요.

 

돈을  제마음대로  못쓴다는게  답답하고  화나는게  아니라  제주변  가족들에게까지  이런모습을  보여주고  살고싶진  않습니다. 와이프가  제  가족들에게  너그러워지고  나긋나긋해지면  저도  제  장인어른들께  나중에  더  잘해드리지  않을까  이런생각도  드네요. 참고로  장인어른들도  와이프에게  꼼짝을  못하십니다. 

 

행복한것만  바라보고  같은  꿈을  꾸면서  평생을  살고싶습니다. 아이에게도  멋진  아빠가  되고싶구요. 하지만  지금은  제가  너무  마음적으로  힘드네요. 이렇게  돈을  벌어서  무엇하나  이런생각이  자주  들구요, 일단  제가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니  아이는  어떻게  키우나  하는  걱정만  앞서네요. 저는 저포함 제 와이프 그리고 제아이가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돈 한푼두푼은 저에게 중요치 찮습니다. 이러다가 모든걸 다 잃을까봐 너무 두렵습니다. 

 

제가  말주변이  없는  편이라  효과적으로  말을  잘  못하며  괜히  대화하면서  흥분하고  싸우지는  않을까  만약  그러면  또  저는  소심하고  예민한  사람이  되버리는거고  그러면  또  원위치가  될것같네요. 와이프를  잘  설득할수  있게  좋은  대화법, 좋은  방법  이런게  있을까요?

 

이런거  말할  친구도  없고  가족에게는  더욱더  말을  못하겠으며  하소연할곳이  이곳뿐이라  글을  썼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울한토깽 20.11.03 04:16:13 바로가기

20만불이면 2억이넘어가는데 자의로 안사먹는거라면 모를까 단돈만원도 안되는걸 못사먹는 인생이 옳은건 아니죠.
수익이 얼마되실진 모르지만 최소 월 5%쯤은 나를위해 쓸수있다고 생각합니다.

욜로처럼 뒤없이 지르면서 사는것도 답이없지만
쓰기위해서 돈모으는건데 만두하나 못사먹는건 인생이아니죠. 그런거 사먹고 쓸거 써서 집사는게 1~2년 미뤄지면 큰일이라도 난답니까?
극단적으로 가면 이대로 못살겠다고 경제력을 회수하고 생활비만 주면서 대립을하던지 해야겠지만 진지하게 대화를 우선나눠보시길바랍니다.

무엇이 우선이고 왜 돈을 모으는지에 대해서요.
그것때문에 인생이 구차해지고 지인들앞에서 비참해진다면 모으는 의미가 없는겁니다.

드니드니 20.11.03 07:17:22 바로가기

저도 여기 한표임
와이프 같은 분은 딱히 바뀔 것 같지 않음
아마 본인의 억척근성에 대해 어마어마한 프라이드를 갖고 있을 듯.. 일단 통장에 모은 게 다 그 실적이니....
참 어렵네요.
근데 지인부부가 비슷한 스타일이신데...
남편분이 억대연봉 30년 벌어왔지만 아직도 용돈이 월 5만원입니다..
부부 자산이 이십억이 넘는데 그나마 남편이 평생 아파트 투기를 극히 혐오해서
아파트를 못 사게 막은 탓에 20억에 그쳤죠
부인은 아직도 잠실아파트 압구정현대아파트가 한이랍니다 아파트 투자 안 막았으면 지금 백억 넘겼을 거라고...
60평 아파트에서 별장 따로 놓고 천평 주말농장 굴리면서 생활수준은 극히 찌질하게 살죠..... 차는 항상 중고차...
아주 모순된 모습 같지만 어쨌든 그렇게 살아가시더군요.
남편분은 아내분이 이룬 게 있으니 별말없이 순종(?) 하고 사시더군요...

제가 보기에 님은 가족들에게 체면치레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스타일 같으신데...
다른 건 제끼더라도 와이프에게 그것만은 챙겨달라고 읍소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제 와이프가 그런 스타일이라서 이해합니다.
조카들에게 돈 쥐어주는 거 막으면 얼마나 괴로워하는지...
그리고 다른 건 포기하세요.
도무지 못 참을 것 같으면 이혼하시던가....
근데 아내분께 재정적인 부분은 순종하고 살면.... 노후는 굉장히 풍요로울 겁니다.
인간은 희망의 동물이죠? ㅋ

우리엄마는 20.11.03 22:22:26

훌륭한 아내분을 두신건 맞습니다
허나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 하죠
일을 해서 보상을 급여로 받고 적게나마 그 일한 수고를 자기 자신에게도 보상받아야지요
뭐든 과하면 독이 된다 하였습니다
죽으러 갈때 돈 싸들고 갈거 아니자나요..
아내분이 어떠한 목표가 있어 그렇게 아끼는것인지 부터 알아봐야 할거 같네요

피오르네 20.11.04 11:49:34

빡치고 짜증나는건 이해합니다. 저같아도 짜증나겠네요.
그런데 아내분은 결혼전과 후에 바뀐게 하나도 없습니다.
원래 그런사람이었고 그런사람과 결혼을 선택한거 잖아요.

물론 베스트는 대화와 이해를 통해 서로 한발씩 양보하고 살아가는 거겠지만.
그게 어렵다고 아내가 잘못한건 아닙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조금씩 설득해가는거죠.
깊은 대화를 통해 왜 돈을 많이 모아야하며 어디에 돈을 쓸것인지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많이 필요해 보입니다.

사실 주변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 때문이라는 님의 이유역시
무조건 많이 모아야한다는 아내의 것보다 특별히 성숙한 생각은 아니라고 봅니다.
누가더 이상하고 누가 정상이고를 따져봐야 의미가 없는것이고
둘이 같이 공유하고 공감할수 있는 가치관에 대해 이야기하는게 중요하겠습니다.

돈을 모으는 목표와 가치관이 협의가 된다음에는
예를들어 우리가 5천달라씩 저축하면 10년이 걸릴 목표지만 4500달러씩 모으면 그냥 1년이 더 걸릴 뿐인데
매달 500달라 정도의 여유가 있다면 그건 10년간 우리의 삶을 훨씬 풍족하게 만들어주지 않겠느냐?
우리가 장기목표가 있고 그걸 위해 지금 돈을 많이 모아야하는것은 나도 공감하지만
10년의 목표를 11년 걸린다고 큰 문제가 생기는건 아니지 않느냐 정도로 운을 띄워보면 좋지 않을까요?

물론 한방에 먹히지 않고 완강한 저항이 있을게 예상되니 여러가지 방향에서 살살살 쓰다듬어가면서
잘 풀어가야겠죠.

I페가수스I 20.11.09 22:34:07

와이프 분은 가짜보험들 정도로 걱정없이 사는분 같은데..
돈에 관해 왜 그리 인색하고 집착이 심한지 물어보세요.
뭐가 그리 걱정이 되서 돈을 모으는건지?
돈을 버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최소한의 자기 보상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돈모으다 건강잃고 사람잃으면 그게 과연 사람다운 삶인지..

지인분이 며칠전 루게릭 병 판정 받았습니다.
봉사활동도 하고 돈벌기 위해 앞만보고 달린 분이었죠.
건강하나만큼 자신있는 분이었습니다.
철인3종경기 하신다면 말다한거죠..

그분이 그럽디다.
거지가 되도 좋으니 발병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남성인권위원 20.11.14 07:26:58

좋은아내네요 전생에 나라를 구한겁니다.명장아래서 그냥 따라가기만하면 됩니다. 아내분 맘독하게 먹은겁니다 방해하면 할맘도 이혼하고픈 맘도 살짝들꺼예요.
허리띠가 풀러지면 다시 조이기 어렵습니다.
찌질하게 가난한것보다. 찌질하게 부유한것이 좋은거죠.
위에분은 억대 연봉자 예로 찌질하다 했는데 몇 천이고 집도 없다면 모아야죠.
부러운건 님 스스로 선장 역활 안해도 돈단겁니다.
건보는 30대중반엔 필수입니다.

yuljung 20.12.07 20:09:19

제 생각으론 좋은 와이프 분을 두셨다 생각합니다.
집안일 50:50으로 하시는거 부럽고요. 요리도 하시는것도 부럽고요.
전 빨래, 청소 요리 다하고 돈도 전부 가져다 주는데 와이프는 밍크코트같은거 몰래몰래 사입습니다.
돈을 절약해서 모으는거 좋은거죠. 와이프는 주식에 미쳐서 주식에 1억 붓는다네요. 절대 안된다고 이혼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돈을 절약해서 모은다는 그 마인드가 얼마나 착실합니까. 돈은 어느정도 덩어리가 되면 벌기보다 지키기가 더 어려워요. 지킨다는건
근검 절약과 사고 안치는거 그리고 주식이나 투자같은데 과욕 안부리는 겁니다/
현실적인 분 만나셨으니 지키실 수 있을 겁니다. 필요한거 요구해서 하나하나 받으시고 부모님께는 적당히 드리자고 말하면
타협이 될 분 같네요.
사진첨부
목록 윗 글 아랫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