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공유 이슈 인생상담 게시판 글쓰기 게시판 즐겨찾기

최악의 알바, 조은 시스템 보훈병원 알바

아스트랄

06.10.22 11:03:34추천 2조회 1,648
저번달 12일 즈음에 단 이틀하고 짤렸던 알바 체험담입니다.

내원참, 지금 생각해도 정말 기가 막혀서...

위치는 부산 보훈 병원 데이터 베이스 정리 작업이었습니다. 일당이 그리 높진 않았지만 인센티브 제에다 시간대가 편해 하기로 작정하고 서류를 넣었습니다. 당시 노가다하다가 몸을 다쳐 거동이 불편했기 때문에 좀 편한 일을 찾고 있었습니다.

토요일인가 금요일에 면접을 보니 컴퓨터 작업이 아니라 수작업이라고 하더군요. 김해시청 지적과에서 컴퓨터 데이터 베이스 정리 작업을 해본 경험이 있기에 조금 기대와는 달랐지만 흔쾌히 한다고 월요일부터 출근했습니다. 그리고 말과는 달리 6시까지지만 저녘9시까지 잔업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첫날부터 무언가 이상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개인 기록 차트를 나누어 잘라 붙이는데 새로온 사람들은 자료를 한무더기 주더니 볼펜 하나씩 주고 무언가 적게 하더군요. 밥 먹는 시간 제외하고 한번도 일어나지 않고 열심히 적었습니다. 저 빼고 남자는 서너분 뿐이시고 전부 여자분들 뿐이시더군요.
일하다가 한 오후 4시 쯤에 부르시더니, 9시까지 할거냐 6시까지 할거냐 물어보시더군요. 어차피 인센티브 제라 전 할당량이 낮은 6시까지로 하고 9시까지 해서 양을 채울 생각으로 6시까지 한다고 했습니다. 정해진 양이 너무 많아서(거의 몇천장) 안 그러면 미처 다 채우기 힘들 것 같더군요.
그렇게 제가 펜을 꽉 잡는 버릇이 있어 손가락에 피멍이 들 정도로 한번도 쉬지 않고 열심히 작성하고 다음날 또다시 출근했습니다.

역시 같은 일을 시키더군요.결국 새로 온 분들과 함께 아픈 손가락 눌러가며 밥 먹는 시간 제외하고 한번도 쉬지 않고 열심히 적었습니다. 가끔 이상한 아저씨 하나가 책임자인듯 왔다갔다하면서 보시더군요.

5시 쯤, 절 부르시더니 갑자기 출근하지 말라는 겁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적는 속도가 느리다는 겁니다. 사람 불러놓고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옆에 새로오신 남자분이 저보다 적는 속도가 빠르다고 저는 오지 말라는 겁니다. 말이 됩니까? 항상 옆에 붙어서 작업량 체크하는 것도 아니고 쉬지도 않고 완급 조절해가면서 작성하는데 작업량은 체크도 안하고 그냥 속도가 느리다고 나가라는 겁니다.
여자분들의 경우는 수시로 화장실 가고 쉬러가고 하는 동안에도 전 점심시간 때 밥만 먹고 와서 다시 작성해가며 일을 했는데 어이가 없어서 한동안 말을 못했습니다. 들락날락 거리는 사람과 죽어라 글 적는 사람과 작업량이 얼마나 차이나는지 그건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나 봅니다.

분명히 본 일이 차트 잘라 붙이는 일이라고 해 놓고 이상한 일 주고 속도 느리다고 나가라니, 이게 무슨 경우입니까.
면접 서류 돌려달라고 했더니 그건 안된다고 하질 않나.

손가락에 든 피멍마저 너무 억울했지만 결국 병원에서 화내기 싫어서 그렇게 나갔습니다.
황당한건, 일을 마친 때가 12일이었는데 그 때가 결제일이라 다음 달 12일이 되어야 이틀치 임금을 주겠다는 겁니다. 자를거면 미리 임금 계산이라도 해 놓아야 하는거 아닙니까.

또 좋다고 참고 다음달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전화가 왔습니다. 은행 계좌 불러달라고 말입니다.
당시 가져온 결제 통장이 달라 만들어 오겠다고 하고 잘렸던 지라, 그때 가져갔던 다른 통장 사본을 저를 자른 분에게 건넸습니다. 그런데 그건 모르겠다고 계좌 불러달라는 겁니다.

진짜 무책임하더군요.

당시 힘든 몸 이끌고 마트에서 카트 정리 일하고 있던 터라 주변이 주차장이라 무척 시끄러웠습니다.(주차/카트 같이 관리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안들릴까봐 언성을 높였더니 지금 싸움거냐고 대드는 겁니다.
그리고 자신은 보훈병원에서 일시킨 사람 절대 모른다고 하더군요. 같은 밥그릇 먹는 사람이 같은 식구 모르면 누가 압니까?

당시 보훈병원에서 일 시키시던 분들 무슨 장애인 연합회 조끼 입고 계시던데, 덕분에 장애인 연합회에 대한 제 인식도 무척 나빠졌습니다.
각종 권리를 독점하고 개판 싸움이나 해대면서 진짜 장애인들 도울 생각도 안하는 이권단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진짜 인식 더러워 지더군요. 더구나 그 때 일 시키신 두 분은 몸도 멀쩡하고 말도 잘 했습니다. 가짜 장애인이 아닌지 의심되더군요.
혹시 보훈 병원 직원이 아닐까 싶어서 병원에 전화 걸어 봤더니 자신들은 조은 시스템에 하청을 줬다고 하더라구요.

조은 시스템도 보아하니 그런 부류 같습니다. 장애인 이권 단체 말입니다.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조은 시스템, 반드시 기억해 두고 일 하겠다는 사람 있으시면 말리고 싶습니다. 저처럼 어이없이 잘리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사진첨부
목록 윗 글 아랫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