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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에 다녀왔습니다.

잠온닥!!

09.05.27 18:05:36추천 6조회 652

봉하마을에 다녀왔습니다.

 

회사 옆에있는 부산역광장에 분향소가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멀지않은 거리라 직접 다녀오는게 나을거란 생각에

 

월차 휴가를 내고 더위를 무릅쓰고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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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1시간 가량을 달려 주차장에 세운 후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와 거기서 다시 1km 가량을 걸어들어왔습니다.

평일인데도 많이들 오셨더군요.

오전에 왔는데도 40분을 넘게 기다려 조문을 드릴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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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다가 전국 노래자랑의 송해 선생님을 볼 수 있었습니다.

80이 훌쩍 넘으신 연세에 연예계의 거장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걸어 들어오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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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을서서 대기중에 찍은 사진입니다. 임시분향소의 입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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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분을 넘게 기다려 겨우 조문을 드릴 수 있었습니다.

분향소의 모습과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입니다.

가슴이 미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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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을 드리고 나와 담배를 피다가 발견한 것입니다.

MBC 취재차량 옆에 떨어져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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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붙어있는 플랜카드입니다.

노사모 회원분들과 지역사람들의 분노가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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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분향소 입구에 세워놓았더군요....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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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분향소 안에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과 임기때 입으셨던 옷을 전시해놨습니다.

그리고 명복을 비는 글을 화이트보드 및 노란색 종이에 적어 붙여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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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복을 입고오신 이 할아버지는 제 앞에 계셨는데

조문을 드리고 나오실때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흐느끼시더군요....

 

 

 

 

 

故 노무현 전 대통령께

 

 

저는 정치를 모릅니다.

 

지금껏 알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애초에 관심이 없었다고 말하는게 옳겠지요.

 

지난 16대 대선때 당신이 누군지도 몰랐고 당신을 찍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잊었습니다.

 

비겁한 변명을 하자면....

 

그 당시에는 누가 대통령이 된다는것 보다는 지긋지긋한 군생활을 보내는데에 정신을 쏟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역하고 나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복학하고 나서는 취업걱정에, 취업하고 나서는 먹고 살 걱정에 정치라는건 언제나 제 관심 밖이었습니다.

 

다만 여론에 휩쓸려 물가가 오를때마다....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라는 말만 버릇처럼 되풀이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염치없는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신의 임기가 끝날무렵이 되어서야.... 17대 대선이 눈앞으로 다가와서야....

 

그제서야 '노무현 대통령' 이라는 사람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그제서야 '노무현 대통령' 이라는 사람을 부정하고 존재자체를 거부했던 사람들이

 

'대통령'이라는 사람에게 어떤짓을 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정권이 바뀌고 1년이 훌쩍 지난 시점에야 현재의 정권과 지난정권의 차이를....

 

당신께서 이루려고 했던 '민주주의'가 뭔지, 당신의 힘을 이어받은 현재의 정권이

 

왜 당신께서 이루어 놓았던 모든것을 무너뜨리려고 하는지....

 

이제서야 어렴풋이 알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제서야 당신의 존재를 알아차리게 된 이 아둔한 놈을 용서해주십시오.

 

 

훗날.... 역사가 당신을 다시 평가할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훗날.... 우리들의 아이들이 올바른 시선으로 역사를 보고 배워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제 저는 당신을 가슴속에 담아두고 일상 속으로 묻어가렵니다.

 

고통없는 세상에서 평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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