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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썰..

iiIiiiIiII

23.07.06 13:33:58수정 23.07.06 13:35:52추천 6조회 31,629

응급실은 응급할때만 찾는곳

혹은 걍 24시간 열려있는 진료소 

 

뭐 이렇게 알고 계신분들이 많은데

 

저는 개인적으로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진료 과는 응급의학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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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아파서 정형외과를 가면 뼈와 근육질환에 집중을 할꺼고

다리가 아파서 내과를 가면 류마티스적 관절쪽 질환을 보려고 하겠죠

 

 

응급의학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응급의학과의 진료는, 이 사람이 당장 처치가 필요한 상황이면

 응급실에서 처치 할 수 있도록 해당과 당직을 불러서 진료를 보고, 

 

그게 없으면 퇴원후, 응급실에 방문한 주증상의 본격 진료를 위해 해당과 외래를 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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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많이 착각하는게 요로결석입니다. 

저는 다행히 한번도 걸려본적 없어서 고통이 어느정도일지 상상도 못하겠지만

이렇게 아픈데 왜 비뇨기과 당직의를 당장 부르지 않느냐..

 

어쩔수 없어요 이게 당장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아닌데다가

응급실에서 직접적으로 처치가 가능한 질환이 아니에요

몇몇 비뇨기과 병원은 24시간 쇄석술을 돌리는 병원이 있는데

그럼 그쪽으로 전화하셔서 직접 가시는게 빠릅니다. 

 

문제는 모든 결석이 쇄석술에 반응 하는건 아니고, 크기가 작을수록 잘 안깨집니다.

해외 기준으로는 크기 일정 이하면 쇄석술도 안하고 진통제 먹으면서 한달후 재진료 한다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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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문제는

응급의학과가 모든걸 다 알진 않습니다.

비싼검사 다 했는데 이유를 모를수도 있어요

증상 관련된 각과 협진 다 봤는데, 자기도 모르겠으니 퇴원후 외래 오시라..

이런경우가 많은데

이는 한국 응급실 허들이 낮아서, 정말 중증 질환의 초기증세에서, 바로 응급실을 오는 바람에 검사에서 음성으로 떴을경우가 진짜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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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개월전에 사망률 높은 감염성 질환이 의심이 되는데 감염내과에서는 피검사상 가능성 낮다고 돌려보내더라구요

응급의학과는 종종 촉으로 환자를 보고, 내과는 팩트를 바탕으로 결론을 내서 뭐 내과가 괜찬다고 하면

할말이 없죠.. 걍 퇴원.

 

환자랑 보호자한테 열 안내리면 다시 응급실 오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돌려보냈는데 

결국 3일뒤에 망가진 피검사 결과로 다시 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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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응급실은 응급하지 않아도 와도 된다, 바로 처치가 가능한 질환이면 응급하지 않아도 처치가 됨

다만 응급실에 제한이 많아서, 대기 시간이 길어질 가능성, 막상 까보면 밤동안 처치가 힘든 질환일 수 있어서

접수비 검사비만 날리고 귀가해야 할 가능성 있음

 

 

다익스트라 23.07.06 16:52:44

요로결석때문에 응급실을 한번 갔었는데, 거기계신 의사분이 이렇게 말씀 하시더군요.
요로결석인것같은데.. 죄송하지만 제가 해드릴 수 있는게 없어요. 진짜 아프실텐데 죄송합니다. 하고요
그러고는 진통제가 안듣는거같다며 마약성 진통제를 놔주시더군요.
그렇게 마약성 진통제를 맞고 정신이드니 주변이 보이더군요.
교통사고로 실려온사람, 고관절이 빠져서 신음하던 할아버지, 열이 너무높아 울지도못하는 아이 등등
응급상황이 아니어도 응급실을 갈 수 있지만 아침까지 버틸 수 있다면 되도록 응급실은 안가는게 맞는거같습니다.

Cwan 23.07.06 19:24:42

장염인 것 같아서, 동네 내과를 두 번 이나 갔는데 이틀이 지나도록 낫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야근 후, 가까운 대학병원 응급실에 갔는데, 이것저것 검사하더니 금식 시간만 겨우 지켜서,
새벽 6시에 맹장 수술을 받았습니다.
쓰신 글과 크게 관계가 있어 보이진 않지만 응급실 하니 그 때가 생각나네요 ㅎ

그런데, 맹장이 일반 내과에서 잡아내기 어려운 질환? 병? 인가요?
결과적으로 잘 치료받긴 했지만, 당시에 동네 내과가 참 원망스럽더라고요.

드라마에서 보던 것과 다르게 데굴데굴 구를만큼 아프진 않았습니다.
그냥 나와야 할 방귀가 안나오는 느낌이었달까...

iiIiiiIiII 23.07.09 09:17:24

맹장 어렵죠 글쓰신분처럼 증상이 경미하면 다 터지고 나서도 증상이 없어서 소화불량으로 시티 찍어보니.. 으악..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영상 검사 없이 진단하던 시절에는 수술하려고 들어가보면 맹장이 아닌 경우가 훨 많았다네요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많았고, 당시에 배우던 이학적 검사로 몇가지 있는데
요즘에는 안가르치는거 같더라구요.. 오진률이 높아서 의미가 없는듯;

제가 쓰고 싶은 글은 , 증상 경미해도 막상 진료 시작해보면 응급인 경우 있어서
뭔가 좀 이상하다 싶으면 응급실 와도 된다는 글도 적고 싶었는데
그게 어떻게 된건지 빠졌네요 ;;

물론 이런경우 대기가 좀 길어질 수 있습니다...

몇일전에는 나물 먹다가 목에 걸린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내시경 하고 싶다고 응급실 오신 분이 있는데
위와 같은 취지로.
1. 아무것도 아닐수 있으나, 기저에 무서운 질병이 있을수 있다.
2. 지금 격고 있는 증상은 나물로 인한 증상일수도 있따.
3. 환자분이 원하는건 내시경이지만, 내시경은 위장관내 출혈이 아니면 응급으로 시행하지 않는다.
4. 따라서 지금은 우리는 머리속에서 나물은 지우고, 목/가슴 불편감에 대해서 내시경 이외의 검사를 최대한 진행할 것 이고, 원하는 내시경 검사는 결국 못받을 가능성이 크다
5. 검사 안하고 돌아가셔도 되지만,만약 돌아가시고 싶음
나물때문이 아니라 다른 응급질환때문에 생긴 증상일 수 있으니, 계속 불편해지고 증상 점점 심해지면 또 오셔야 된다.
라는 취지로 설명 드렸는데 중년 이후의 아주머니라 잘 이해 한건지 아닌지;;

Cwan 23.07.10 09:39:28

@iiIiiiIiII 혼자 나름대로 판단하는 게 정말 위험하겠네요.
사실...응급실 갈 정도는 아닌데, 일을 하나 마무리하고
그냥 기다리는 겸 좀 쉬지...하는 마음으로 갔었거든요.
답글 감사합니다.

육질좋은한우 23.09.23 11:10:45

수고하시네요 같은 응급의학과 의사입니다

iiIiiiIiII 23.10.02 19:41:10

수고하십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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