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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이벤트] 여행에서 있었던 일들 1장 (완전 스압)

야즈부키

20.09.02 22:03:37추천 10조회 1,191

지금으로 부터 약 4년전 일이네요..

예전에 여행기를 올려 그 여행기를 보셨던 짱공 몇몇 분들은 아시겠지만 인도 여행을 약 40일 가량 했고

터키와 그리스를 약 2주간 여행 했었습니다.

짧으면 짧고 여행치곤 길다면 긴 그 시간동안 있었던 일들 중 몇가지의 에피소드를 추려 얘기 해보고자 합니다.

 

1.괜히 미안한 콜라 한 모금

 

인도에 온지 약 열흘 정도 됐을때 있었던 일 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인도는 한국에 비해 영토가 약 7배 정도 큰 나라 입니다.

도시와 도시를 이동하려면 짧게는 5시간에서 길게는 10시간 이상 이동해야합니다.(최장36시간 기차를 타보기도 했네요)

이동방법은 버스와 기차뿐인데 기차가 월등히 빠릅니다만 예매하기가 참 힘듭니다.

워낙 시스템이 복잡하기도 하거니와 현지인만으로도 감당이 안되는 턱없이 부족한 기차 수량 때문이지요

아무튼 그날도 다음도시로 향하는 기차표를 예매하기 위해 기차역을 찾았지만 역시나 돌아오는 얘기는

이틀 후에나 출발하는 기차가 제일 빠르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여행계획을 짜놓은게 너무 틀어지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버스를 알아봤습니다.

다행히 버스는 손쉽게 예매를 했지만 한국에선 생소한 슬리핑 버스를 타고 가는데 

이게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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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탔던 버스 입니다..닭장이라고 하면 얘기가 쉬워 지려나요?

 

제 자리는 2층이였는데 온 도로가 비포장이라 그런지 몸 전체가 들썩들썩 합니다…

피로도가 진짜 어마어마 했습니다..

잠은 커녕 제대로 누워 있기도 힘들었으니까요..

아무튼 피로감과 피곤함..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짜증이 많이 난 상태였습니다.

그저 빨리 버스에서 내려 게스트하우스에서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싶은 생각 뿐이였습니다.

그렇게 버스는 한참 달리다 이름도 모르는 어느 한 시골의 휴게소에 잠시 정차 하였습니다.

커텐을 걷어 창문을 통해 바깥을 보니 완전 어두운 밤이였는데 괜히 내렸다가 버스 놓치면 국제미아가 될 거 같아

그냥 버스에 계속 누워 있었습니다.

그렇게 버스가 출발 하기를 기다리며 바깥을 구경하는데 저 멀리서

한눈에 봐도 엄청 추레한.. 그야말로 거지꼴을 한 여자아이가 두명이 걸어오더군요 머리는 산발에

신발은 없고…어두운 새벽녘이였는데도 그 모습이 느껴지더군요

기껏해야 여덟살도 안되어 보이는 여자애 두명에서 손을 맞잡고 저희 버스로 걸어오다

한명이 철푸덕 주저 앉고 (그냥 흙바닥) 노상방뇨를..하기도 하고 아무튼 매우 열악한 환경에 놓여져있는

아이들이네.. 라고 생각하며 애써 외면하곤 창문을 치고 눈을 감았습니다.

그런데 잠시후 창문에서 뭔가 툭툭 소리가 나더군요

나는 뭐야,,?하곤 창문을 걷으니 그 여자애 두명이 돌을 던져 내 창문에다가 소리를 내고 있더군요

아마 제가 누워있는곳이 2층이라 키가 닿지 않아 돌을 던져 저에게 신호를 준거 같았습니다.

그때 매우 피곤해서 무시하려다가 엄청 어린애들인데 뭔일 있겠나 싶어 창문을 열었습니다.

그러자 돈을 달라며 구걸을 하더군요..

그래서 “아..미안한데 지금 난 현찰이 없다."라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사실 여행자에게 현금이 없다는건 말이 안되는데 수중에 있던 돈의 액수가 큰 단위의 지폐 밖에 없어서

거짓말로 둘러 댔습니다..

그러자 그럼 먹을거라도 있냐고 물어보더군요…

먹을거…아 가방안에…

낮에 콜라를 하나 샀는데 몇모금 안마신게 기억이 나더군요

잠깐만 기다리라고 해놓고 배낭을 뒤졌습니다.한참을 뒤지다가

배낭 구석에서 옷가지 사이에 있는 뜨뜻하게 댑혀진 콜라가 눈에 띄었습니다.

분명 몇모금 안마신거 같았는데..자세히 보니 절반도 채 안남았더군요..

한국이라면…아니 어느곳에서도 모르는 여행자가 먹다 남긴 김이 다 빠진 콜라를 먹진 않겠지 생각하며

“어..콜라가 있는데 시원하지 않다..”라고 얘기 하니 그거라도 달랍니다..

살짝 망설였지만..달라는데 뭐 어떠나 싶어 창문 사이로 콜라를 건내줬습니다.

여자애 둘이서 콜라를 열어 한모금씩 마시는데 참…이게 맞나 싶지만 세상을 다 가진듯한 표정이더군요..

그런 와중에 갑자기 소란이 일어나더니만 주변에서 구걸하던 거지들이 그 여자애들에게 달려들더군요..

너무 당황 했습니다..저도 모르게 “뭐야 뭐야” 라고 한국말을 했는데

약 10여명의 무리들이 그 콜라를 뺏으려 득달같이 달려드는데 너무 충격적인 모습이였습니다.

그 콜라가 뭐라고…그걸 먹겠다고 서로 싸우는데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습니다..

그 여자애들이 뭔 힘이 있겠나요…괜히 그 콜라 하나 지키려다가 여자애 한명은 넘어지고…

다른 여자애 한명은 그 무리들을 쫒아가더군요..

그런 와중 버스는 출발 했습니다…

아주 찰나의 시간이였지만 너무 착잡했습니다..

괜히 콜라를 줘서…이런 사단이 났나..차라리 돈을 쥐어줬어야 했나..

괜한 죄책감에 사로잡히더군요.

여행의 매우 초반에 있던 일이였는데

저렇게 힘든 상황에 놓여져 있는 애들을 불쌍하게 바라봐야하나

아니.. 나의 그런 생각이 괜한 오지랖은 아닌가 라는게 뭔가 속에서 응어리처럼 자리 앉더군요

그래서 여행을 같이 간 일행에게 말했습니다.

이런일이 있는데 마음이 불편하다..계속 생각이 나는데 어쩌면 좋냐 하니

"형 그 애들이 불쌍한 건 맞지만 형은 어쩔 수 없었던거 잖아.그 애들을 계속 생각하는것보단

형이 이렇게 큰 돈 들여가며 무사히 여행을 하는거에 감사해 그게 맞는거야".라고 하더군요

어찌보면 이기적인.. 혹은 자기 합리화적인 대답이지만 그렇게 생각하기로 하곤 여행을 계속 이어나갔던게

기억이 나는군요..

 

2.터키는 우리의 형제

 

인도를 가기 1년전에 터키를 다녀왔습니다.

당시엔 매일 매일 맥주를 마시며 밤 늦게 돌아다니는 여행을 했습니다..

술에 항상 취해있던 이유는 엄청나게 외로웠거든요..

누군가 혼자 여행가면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모든 선택을 혼자 하니 엄청 자유로운 여행을 할 수 있다. 라는 

글을 보곤 뽐뿌아닌 뽐뿌를 받아 혼자 여행을 왔는데 하..너무 외롭더군요

낮에 보고 즐긴것들을 밤에 얘기하며 담소를 나누면 참 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며

외로운 여행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밤에 잠도 안오고 맥주나 한잔 하러 나가자 하곤 낯선 동네를 걷고 있었는데

늦은 밤까지 불이 켜있던 빵집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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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이 완전 나가버려서 죄송합니다.

술에 완전 취해 있기도 했고 창문 넘어서 찍었던거라 완전 발사진이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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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렇게 빵을 노릇노릇하게 굽는 빵집이 있더군요

갓나온 빵냄새도 좋거니와 뭔가 지금의 심심한 나와는 다르게 활발한 현장을 보고 있으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을 몰래몰래 찍고 있는데

빵굽는 아저씨가 들어오라고 손짓합니다.

그래서 “네?저요?”라고 손짓을 스스로 저에게 가리켰더만 너 말이야 ~라고 고개를 끄덕거리시더군요

뭐지 싶어서 들어가니 "안에 들어와서 봐라 밖에서 보고 있으면 춥다."

"어디 사니?한국 산다고?나 한국 좋아해 한국은 우리 형제야 하며 

이래저래 말을 거시더군요

제가 취하기도 했고 빵굽는 장소도 시끄럽기도 했고 무엇보다 터키분들의 영어 발음이 약간 독특해서

대화가 큰 진전이 없었습니다만 어쨋든 저에게 이래저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첫번째 사진에 오른쪽에 있는 할아버지는 1대 빵집 사장님이라며 아버지라고 하셨습니다.

빵을 굽는건 아드님이였구요 손자는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고 있더라구요

3대가 운영하는 빵집이라..별건 아닌거 같지만 뭔가 재밌었습니다.

한창 구경하다가 구경시켜줘서 고맙다고 이제 가겠다고 하니

잠깐 기다리기라고 하시길래 뭐지?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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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갓 구운 빵을 쥐어주셨습니다.

우리는 형제라며, 잘 지내라며, 또 보자며..처음 보는 저에게 참 친절하셨습니다.

외로워 매일 술로 보냈던 여행인데 이렇게 얘기치 않은 일이 일어나니

마음 한쪽 구석에서 뭔가 뭉클 하더군요…

지금도 너무너무 감사한 일이였습니다.

 

사진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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