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거창하게 달아버렸는데. 어쨋든 짱공여러분 안녕하세요. 이건 실제 제 이야기고요, 방금전 우유배달을 마치고 쓰는 글입니다.
에.. 저는 매주 월수금 저희 아파트 우유배달을 합니다. 공부하면서 할수있는 알바를 구하다가 우유배달을 하게 된건데, 벌써 4개월이 다되가네요.
우유배달을 하다보면 같은 아파트더라도 나름대로 꾸며놓은 집을 볼수있습니다. 딱봐도 신혼부부 티가나게 하트가뿅뿅 그려진 귀여운 표지를 문앞에 달고 이것저것 꾸민 집.
제가 이야기 하려는 집도 그런 집중 하나입니다. 처음 그 집문을 봤을때, 상당히 잘 꾸며놓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에 들어서기 직전에 아파트 벽에 표지가 붙어있었는데, 무슨 동화에나올것 같은 상당히 귀여우면서 고풍스러운 표지였고, 그곳 하얀 페인트로 호수가 적혀있었습니다. 집 문도 잘 꾸며놓은 것은 마찬가지였는데, 저는 그것을 보면서 왠지 부부가 꾸민것이 아닌, 깐깐한 여자가 혼자 꾸민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쨋든 꽤나 잘 꾸며놓은 집이어서 들어갈때마다 마치 동화에 나오는 과자의 집 문앞에 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한가지 거슬렸던건, 그곳 우유통에 우유를 넣으러 갈 때마다 개 두마리가 시끄럽게 짓는 것이었는데, 아주 큰 개 울음소리는 아니고, 딱 시끄러운 애완견 두마리의 소리였습니다. 새벽에 그곳을 들를때마다 개 짓는 소리에 움찔움찔 거리곤 했었죠.
어쨋든 별탈없이 3개월정도가 지났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저는 그 집 우유통에 우유가 두 통이 쌓인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우유 대리점 사장님께 'XXXX호 XXX님 우유가 두통이 쌓였습니다. 혹시 차후에 문제가 될까 싶어 알려드립니다'라고 문자를 보내곤, 쌓인 우유 두통 위에 새로 온 우유 를 놓고는 돌아갔습니다.
다음에 우유를 넣으러갔을 때, 저는 그 집에서 여전히 우유 두통이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집문에 우유가 세통이 쌓였다. 여자는 새로온 우유 한통만을 가지고 집에 들어온다.'
머릿속에 한 이미지가 상상되었는데, 그 집 문이 열리고, 사람손이 쑥 나오더니, 우유한통만을 가지고 다시 들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좀 이상한 일이긴했지만, 큰일도아니였기에 그냥 넘어갔는데요. 저는 문득 무언가 이상한 느낌 하나를 더받았습니다.
강아지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후 한달간 그 집에서 강아지 소리가 들리는 일은 없었고, 별탈없이 우유배달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방금 그 집 우유배달을 마치고 왔습니다.
저는 그 집을 항상 마지막에 갑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고 그냥 위치상 그 집을 마지막으로 하는게 편하기 때문입니다.
그 동화같은집, 여전히 고풍스럽고 귀여운 표지가 달려있는 그 집 문앞에 가자, 저는 평소와 달리 정말 지독하고 역겨운 냄새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그건 두가지 냄새가 섞인 것이었는데, 하나는 지독한 강아지 냄새였고, 다른 하나는..
저는 예전에 119에서 공익근무를 했던 적이있습니다. 그때 한번 정말 역겨운 냄새를 맡은 적이 있었는데요, 쌀자루에 무언가 담겨있고 그곳에서 나는 냄새였습니다. 주변 반장님께 이게 뭐냐고 물어보니, 죽은 고라니 사체라고 하시더군요.
바로 그 냄새가 나고 있었습니다.
저는 구역질을 참으며 어쨋든 우유통에 우유를 넣으러 가까이 다가갔는데, 집앞에 있는 커다란 초록색 쓰레기 봉투를 볼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무언가 검은 물체도 말이지요.
저는 그것을 살펴볼 엄두를 못내고 재빨리 빠져나왔습니다.
여전히 고풍스럽고 귀여운 표지. 마치 동화에서 나오는 것 같은 집 주위엔 죽은 동물의 냄새가 지독했습니다.
강아지 소리는 한달 전부터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 여자가 강아지를 죽이고 시체를 한달간 가지고 있다 이제야 버린걸까요?
만약 그랬다면 대체 왜 그런짓을 한 걸까요?
어쨋든 저는 다음주 월요일날 다시 배달을 가야합니다.
금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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