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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들은 자신에게 동기부여를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실온보관

14.06.17 11:28:52추천 1조회 1,809

안녕하세요. 27살 청년입니다.

글을 남기게 된 이유는 제가 옛날처럼 

저 자신에게 동기부여를 하지 못하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 고민입니다.


24살까지만 해도 아무리 나쁜일이 있어도

저만의 야경 포인트와 맥주 한병 들고가서 좋아하는 노래 들으며

저 빛나는 건물 하나는 가져야지. 라는 식으로 저 스스로를 다독 거리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저 건물에 들어가서 일을 해야지.

저 건물에 들어갈 수 있을까?

이런 식으로 점점 자신감도 자존감도 꺾여가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있네요.


왜 이렇게 무기력하고 힘이 없을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만성적인 우울증을 달고 다니시는 홀어머니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취직 후 제 명의로 된 신용카드 좀 만들어달라고 하시길래

영업도 하시는 분이니 돈이 필요하겠다 싶어 3장 정도 만들어드렸습니다.

한도는 각각 150정도 였던걸로 같아요.

저도 참 바보인게 몇번 연체를 하면 없애버리면 될걸, 어머니 활동비 없으실것 같아 

계속 쓰게 해드렸는데... 

신용카드 1장에 한도 40으로 떨어질 지경까지 왔네요.

지금은 제가 쓰고있습니다.


(원체 가진게 없는 집안이라 상경할 때 무일푼으로 와서 고시원 생활하다가

어머니가 지방에서 계실 곳이 도저히 없어 갑자기 올해 3월에 서울에 오셨더라구요.

급하게 고시원 옥탑방이라도 방을 잡아 원룸에서 같이 생활하고있습니다.)

몇번의 납부 끝에 빛 좀 보려하니 이젠 또 200만원 가까이 되는

제 명의로 된 어머니 핸드폰 요금이 나왔네요.

그것도 반은 제가 갚고 반은 어머니 차를 팔아 이번달부로 다 갚았습니다.


근 3년간을 제 빚 같은 제 빚아닌 제 빚을 갚다보니 

(한번에 뚝 떨어진게 아니라 갚았다 싶으면 제가 모르던 어떤게 툭, 또 툭, 튀어나오더라구요.)

옛날보다 지친 것 같습니다.

조선족들 시끄럽게 떠드는 거리를 지나 집 같지도 않은 집에 들어가면 어머니 무기력하게 누워계시고..

잘해드리려고 노력하다가도 


어제 여자친구한테 전화해서 헤어지라고 왜 사귀냐고 했다고

(이렇게 볼 것도 없는 저 좋다고 해주는 아이한테 심한 소리를 하셨더라구요.) 

여친이 울면서 말하더라구요.


피꺼솟이 이런거구나 싶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

키워준 은혜 때문에 아무리 억울해도 그 빚 다 갚아주고 했는데

도대체 뭐 잘했다고 제 여친한테까지 전화를 해서 그러나해서

또 전화해서 제발 제 사생활은 건들지말라고 엄마한테 그런 소리 들을만한 애 아니라고하며 따져댔는데

유서 써놓고 수면제를 드셨더라구요.


저번에 지방에 계실 때 손을 한번 그으신적이 있어서

수면제 과다복용이라는 생각에 병원가서 장세척하고 링겔 맞추고 했습니다.

그 와중에 저는 정말 개 같은 놈인게 병원비 내면 이번달 방세랑 생활비 모자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없는게 뭔지..

제가 없어서 당하는건 괜찮은데 어머니도 제대로 못모시고

여친 볼 낯도 없으니 참으로 힘드네요.


제가 어떻게해야 올바르게 사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항상 최선을 다한다고 했는데 그게 아닌가.. 싶습니다.


옛날처럼 동기부여하려고 한강가서 아무리 다독여봐도

어머니께 옮은건지 만성적인 우울함이 떨쳐지질 않네요.


할게 많습니다. 사업도 일으켜 세워야하고 어머니 호강도 시켜드려야하고

제 옆에서 고생한 여친한테 보답도 하고 싶습니다.

동기는 이미 많은데 제가 도저히 의욕이 생기질 않습니다.


회사 자금이 현재 없는 상태라 퇴근하고는 6시간 정도 서빙알바하고있는데

알바를 여태 많이 해왔지만, 이번처럼 힘들고 자괴감이 드는 경우는 처음이네요.


일 끝나고 집에 걸어가며 맞는 밤바람에 서울 시내 야경을 보자면 그 이질감에 오한이 들구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너무나 무기력하고 우울하고 힘듭니다.

힘든게 다 지나가고 이제 잘될일만 남았는데 장거리 달리기 끝에 찾아오는

경련이나 메스꺼움 같은 느낌이 온몸에 드네요.


정신과에 관한 편견은 없어서 가보고 싶은데 상담비용도 만만치않고...

친구들과 여친, 어머니 앞에서 애써 밝은 척하는 것도 아주 신물이 납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직 어려서 그런지, 기댈데가 없어 글을 남겨봅니다. 

manake 14.06.17 11:47:12

다들 그렇게 실망과 좌절속에서 한줄기 희망을 안으며 살고 있습니다. 저라고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동기부여라는 말 자체가 사치인거 같습니다. 정말 죽지 못해 사는것이 답인거 같습니다.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기 바빠 주변신경쓰지 않았더니 다들 떠나고 나혼자. 다시 주변챙기기 시작하니 내 잔고가 텅텅비고. 단순히 돈뿐만 아니라 시간도 같이....
인생에 제일 중요한 시간을 허비한다는걸 어렸을땐 몰랐습니다. 그저 남는 시간이니까 이래저래 쓰다보면 좋은날이 오겠지, 누가 좋은데 소개해주겠지. 개뿔 그런건 애초부터 없었습니다. 개가 지붕에 닭을 쳐다 본들 치킨으로 지가 기름에 뛰어들어 내앞에 있을리 만무하잖아요.
동기부여는 자신을 위한 그리고 가족을 위한 또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것 보다 현실적으로 저 놈보단 저 년보단 내가 더 낫다라는 이 말한마디가 답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자존심 없는 인생은 빈 쭉정이 마냥 이런 쏠리고 저리 쏠리게 마련이고 그 쏠리는 현상을 주변에서 보면 줏대없고 팔자 좋은 한량으로 치부됩니다.
죽기살기로 사세요. 정 힘들면 이렇게 글 몇자 적고 다시 힘내시고 열심히 사시고
웃으세요 화내는거 보단 이게 낫더라구요

실온보관 14.06.17 11:50:50

가슴에 한마디 사연 없는 사람 어딨겠냐만은
줄이고 줄인게 이런 내용인데
기억이 날 정도의 나이부터 여태까지 쭉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게 산 거 같아요.
아파도 웃고 슬퍼도 웃으며 살았는데...
어젠 병원 옥상가서 한대 태우는데
자살이 죄만 아니면 그냥 딱 떨어져 죽고싶더라구요.
용기도 없지만... ㅎㅎ 그래요. 웃어야죠.
열심히 또 해보겠습니다

manake 14.06.17 13:25:35

추가로 더 얘기해 드리면 지금 자신이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이것만은 내가 꼭 지키자라는 것이 있을겁니다. 때론 그 도덕적 책임이 앞날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다시말하면 내인생을 갉아먹는 존재라는 겁니다.
자신을 지탱해주는것이 윤리적인게 앞선다면 더 이상 할말이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과감한 결정을 내셔서 자신의 인생을 찾기 바랍니다.

14.06.27 01:24:35

제가 경험해보.지 않은 일이 있어 다른 말을 드리긴 힘들지만

제 동기부여에 대해 말해보죠
저같은 경우에 힘들고 나태해지고 무력해지고 우울하고 자살생각하고 무엇에도 짜증이 나고
내 분에 못이기고 밤이든 낮이든 때를 가리지 않고 왜 사는지 박탈감에 빠지고 등등
20대 초반쯤에 우울증세를 보이기도 했었는데요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돌이켜보면 오히려 웃음밖에 안나올 정도로 그시간이 아깝습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지금의 저를 있게 만든 경험이라고 생각하고요
우울증을 극복했던건 그 시기에 지금의 자신을 인정하고 자기성찰을 많이 해보았던것 같네요
그리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지만 긍정적으로 살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어떤 일이 있을 때 내일도 있다는 것을 반드시 상기시키고 내가 잘못한 것을 인정하고
여러 측면에서 다시 생각을 해보며 피드백을 하면 약간의 한줄기 희망이라도 보이더라구요
그것을 붙잡으며 그것을 해보려고 했습니다
'이런게 잘못됐었구나 다음엔 더 잘해봐야겠네' 하며 다시 해봤을때 성공하며 자기성취감도 맛보는거죠
매번 성공하는 것도 아니며 지금까지도 실패하는 것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 약간의 나의 변화된 모습을 보며
앞으로도 더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을 얻는 것 같습니다
사소한 것이라도 좋습니다 계속 고치려고 하고 하다보니 어느새 많은 시간이 지나고..
이젠 도전하는 것도 재밋고 어떤 일을 치루더라도 '이것 또한 나를 성장시키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하며
경험으로 받아들여 다음을 준비하고 있네요
이젠 어떤 것이든 경험으로 받아들일 마음이 되어있어 무엇을 하든 재미가 생기더라구요

지금 이때까지 제가 경험한 바로 본다면 가장 큰건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인 것이라 생각되네요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1이 될수도 100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것이든 해야만 한다면 악착같이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고 즐기세요
모든 경험이 재산이 되고 미래의 나에게 큰 힘이 될겁니다

군대에서 봤던 글이지만 지금은 저에게 큰 힘이 되는 글이 있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킴덕팔입니다 14.07.01 16:54:08

힘내세요 정말 열심히 사시는 동생이시네요 언젠간 볕뜰날이 오겟죠

봉알짱 14.07.23 15:32:26

저는 30살 직장인입니다.
저 역시 20대 초중반 우울증에 걸려 4~5년 동안을 너무 힘든 시기를 보낸 적이 있는지라..(그러고보니 그러한 상황을 극복한지 얼마 안 되었네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남깁니다.

상황을 보아하니 삶의 의욕이 자꾸 꺾이시겠네요...
삶에 있어서 불만과 우울과 의욕 상실이 생기는 건, 님처럼 내 주변 환경의 영향이 매우 클테지요.
내가 바라는 상황과 원하는 삶의 방식이 있는데, 그것이 내가 희망하는 대로 자꾸 이루어지지 않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잘 보이지 않으면 우울과 무기력함이 찾아오는 것 같아요.
그런데 웃기는 건, 내가 원하는 상황 이라는 것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엄청나게 큰 돈을 벌고 싶은 것도 아니고, 그냥 나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서 노력해 대한 소박한 결과와 행복을 얻고 싶은 것 뿐인데 말입니다.
남들은 다들 잘먹고 잘사는 것 같은데 나는 남들같은 소박한 행복 하나 누리는 것이 이리도 힘든가 하는 생각이 더 우울함을 주죠.

그런데, 삶이라는 것이, 원래 인생이라는 것 자체가, 자그마한 행복을 누리기도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요.
인생은 고(苦) 라는 말이 있는 것 처럼 말이죠.

저는 20대 초반에 친한 친구의 자살로 인해 그러한 인식이 머릿속에 너무 깊게 박혀버렸고, 그 덕분에 지독한 허무함과 우을증을 겪었어요.

하필이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이러한 고통을 내가 겪어야 하나, 인생은 고통의 연속인데 뭐하러 열심히 살아야 하나, 기타 등등의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죠.

그런데...잘 생각해보니까, ‘인생은 고통의 연속’ 이라는 인식이 나에게 큰 허무함과 우울함을 준 이유는 나 자신이 그 명제를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하지, 불행하고 살고 싶어 하지는 않으니까 말이죠.

스캇 펙 이라는 정신과 의사가 쓴 베스트셀러 중에 ‘아직도 가야 할 길’ 이라는 책에서 이러한 문장이 나옵니다.


“삶은 고해다”
삶이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삶은 더 이상 힘들지 않다. 또한 삶은 문제의 연속이다. 삶이 힘든 것은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는 과정이 고통스러워서다. 하지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이 모든 과정 속에 삶의 의미가 있다. 삶의 승패는 그 문제를 얼마나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문제는 우리에게 용기와 지혜를 요구할 뿐만 아니라 없던 용기와 지혜를 만들게도 한다. 영적으로 정신적인 성장은 오직 문제에 직면함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우울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을 한 덕분도 있지만, 이 문장을 보고 나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아, 내가 이 힘든 상황을, 우울한 나의 기분을 인정하고 싶지 않고 비정상적으로 생각해서 빨리 벗어나고만 싶어 했구나..
이러한 힘든 상황이 생기는 것 자체가 원래 ‘인생’ 이라는 것이구나.
이것을 정면으로 부딪혀서 조금씩이라도 해결하는 그 자체에 인생의 의미가 있구나.
이걸 인정하니까 마음이 좀 편해지더라구요.

님의 경우는 집안 환경과 어머니의 문제들...그러한 상황을 체념하고 인생은 원래 그런 거니까 더 나아질 것을 포기하고 그냥 참고 살아라...
그런 말이라기 보다는
삶 자체는 원래 문제의 연속이기 때문에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그러한 상황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 자체에 삶의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또 하나는, 내가 처한 상황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하는 점입니다.
이러한 조언은, 팔이 잘려서 너무 아픈 사람한테 ‘팔다리 다 잘린 사람도 있으니 너 정도는 별거 아니다. 아파하지 말아라’ 라고 말하는 것처럼 상대방의 입장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삶에 대한 불만이 생기는 것은, 내가 바라는 어떠한 것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 생기기 마련이므로 생각을 조금 바꿀 수 있다면 괴로움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무조건 더 어려운 사람을 생각해서 힘내라..라기 보다는...지금 나의 상황에서 그래도 괜찮은 부분을 찾는거죠.
일단 님께서는 직장도 있고, 일할 수 있고, 크게 아픈 부분은 없는 것 같으니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입니까?
이와 관련해서는...유투브에 “즉문즉설” 이라고 검색하셔서 나오는 동영상들을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힘내세요.
삶의 순간순간에 집중하면 머릿속이 안 좋은 생각으로 꽉 찼더라도 맛있는 담배 한 대, 맛있는 음식 한입 먹는 순간에 행복을 느낄 수 있을거에요.
그리고 반드시 조금씩 더 나아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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