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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혐오가 저를 좀 먹네요

물병천세

14.08.11 21:51:33추천 4조회 2,637

안녕하세요. 올해 29살인 사회초년생 물병천세입니다.


올해 1월 2일부로 회사에 입사해서 남부럽지 않은 세상을 열려고 했던 사회초년생입니다.

(주변에서는 신의 직장이라는 곳입니다.)


그러나 연일 계속되는 실수와 


프로젝트를 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벌여, 그 실수가 현재 수습이 안 될 정도로


깊게 파여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올리고 싶으나, 일의 특성상 올릴 수가 없어서 그렇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그 실수를 메꾸려고 하나씩 하나씩 손을 보고 있지만, 메꾸려고 할수록 실수가 계속 나오는 그런 실정입니다.


이전에 다른 일들을 했을 때, 이렇게 연일 계속되는 실수와 큰 잘못들은 하지 않았는데, 그 때와 비교하여

(마트알바나 레스토랑 웨이터라든가 해외 워킹홀리데이 하면서 현지인들 밑에서 말도 통하지 않지만 일 했을 때

경우입니다.)


지금의 제 모습을 보자면 그저 자괴감에 빠지기 일쑤입니다. 왜 이렇게 멍청하고 둔하고 생각 없이


일하는 제 모습을 보고 그저 한 숨만 나오고, 집에 돌아오면 그런 못난 제 모습이 너무나 서러워서


눈물부터 쏟아집니다.

(눈물은 초등학교 이후부터는 나오지 않아, 내 정서에 무슨 문제가 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다가 "좀, 쉬고 싶다."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그것을 할 수 있는 환경들을 찾아봅니다.


이렇게 생각하다가, 가족들 생각이 나면 "아, 내가 왜이러지. 이러지 말고 힘내야지."라고 제 자신을


타일러 보지만, 이런 것도 한 두번. 이젠 그것도 점차 지쳐가네요.

(주변에는 이렇게 힘들어서 극단적인 생각을 한다고는 안 알렸습니다.)


이런 스트레스로 인해 명치 위부분이 계속 쓰리고, 타는 듯한 통증만 느껴지네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하면 이런 고통 속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그저 제 머리속에서 빙빙 도는 것들을 따라가야 할까요?


남전 14.08.11 22:17:27

명치 윗 부분... 식도염 = 개비스콘(부작용 없음.. 그냥 위산이 닿지 못하도록 도포 작용만 해줌)

실수... 아주 짧으면 1년, 보통 3년은 그게 직장생활이라고 여기세요.. 배우는 과정입니다. 실수 안하고 인정 받는 자신의 모습을 깊게 간직한 사람일수록 그런 데미지에 약해서 보통.. '좀 쉬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자' .. 일케 됩니다.

또 다른 의미론.. 29살에 당신과 똑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이.. 자괴감, 자기혐오를 느끼던 상태에서.. '누가 누구를 혐오하는 거지? 라는 생각에 이르러 깨달아 버린 사람도 있습니다

물병천세 14.08.13 19:43:05

우선 귀중한 시간 내주셔서 댓글 달아주신 점 감사합니다.

제가 생각할 땐, 전 항상 실패와 함께 살아온 사람인줄 알았는데 남전님의 댓글을 보니, 인정받는 모습만 간직했던 모양입니다. 무의식중에 저한테 유리한 모습만 기억하고 하려 했던 것을 깨달았네요.

세번째 단락은 언뜻 이해가 되질 않네요. 난 자격을 가지지도 못했는데 내가 나를 혐오하는 게 말이 안된다는 말씀이신가요?

메밀밭파수꾼 14.08.11 22:19:55

사람에게 당근이 없고 채찍만이 있다보면 재미도 없고 허무한 삶만 계속 되겠죠....
성취감이라는게 사람에게 정말 엄청난 겁니다만 잘 찾아보면
아주 작은거에서부터 성취감의 쾌감을 얻을 수 있을 거에영...
저같은 경우는 작게는 등산.... 자전거 타기... 노래부르기... 식물 키우기 등등이 있겠내요...
금붕어같은거 키우기도 했었구요
힘내세영
친구분들도 만나고 자신감 찾는게 제일 중요하겠어요

물병천세 14.08.13 19:46:03

메밀밭파수꾼님 귀중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은 거부터 시작해서 성취감을 찾으라고 하시는데,

제가 저런 암울한 기분을 느낀 뒤로는, 하고 있던 헬스도 쉬고 수영도 쉬고 그랬네요.

운동을 하고나면 중간에 힘들긴 하지만, 끝나고 참 좋았었는데 그걸 잊어버리고 있었네요. 감사합니다

귀족오빠 14.08.11 22:25:12

취업후 첫 장애물에 봉착하셨습니다.
이겨 내던가 나가떨어지던가 둘중 하나의 선택만 있습니다.
주변시선 그딴거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선택과 생존의 님 혼자만의 영역!
이겨내거나 나가떨어지거나 모두 님 혼자만의 선택입니다.
물론 차후 비판은 제3자들이 하겠지만...
암튼 님의 현명한 선택 기대합니다.^^

물병천세 14.08.13 19:48:11

귀족오빠님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사는 제 인생. 선택은 제 몫이죠. 다른
이의 시선따윈 신경 쓸 필요도 없는데 말입니다.

짱공유에 글 올리고 난 뒤, 많은 위안이 되어서

현재는 쪼오오금 괜찮아 졌습니다. 여기서 조금만 더 힘내서 해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양갱발림 14.08.12 18:46:28

'난 내가 아니다'생각하고 존나게 버텨보세요

물병천세 14.08.13 19:50:20

양갱발림님 소중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혼날 때마다 제 3자가 되어서

"저건 나한테 하는 소리가 아닌, 내 잘못에 대한 질책이다."

이렇게 자기위안을 삼으면서요? ㅎㅎ

그러다보면. 이 또한 지나갔었어를 말하고 있는 미래의 내가 기다리거 있겠죠?

ykh4746 14.08.14 18:01:49

운동선수에게는 "슬로우스타터" 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박찬호" 와 "저" 같은 경우죠 ㅋ
몸을 많이 풀고 땀을 많이 내야 비로소 제 성능을 발휘하는 선수를 말합니다.

일반인에게 많이 쓰이는 비슷한 사자성어로는 "대기만성" 이라고 표현을 하죠.
윗분들의 좋은 말씀도 꼭 잊지 마시고 적응기간이 약간 길더라도 갈때까지 가보자 라는 마음으로 해보세요.

일명 " 신의 직장 " 이라고 하셨는데 다른분들의 부러움을 살만한 분이 이런 약한 말씀을 ㅎㅎㅎ 화이팅하세요.

물병천세 14.08.17 20:42:27

귀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ykh4746 님 말처럼, 제가 절 잊어버리고 있었네요.

네 저 또한 대기만성으로서, 슬로우 스타터 였던 사실을 잊어먹고 있었네요.

그 어떤 것을 하더라도 초반에는 눈물 쏙 빠지게 고생해도 부족할 정도로 고생고생한다는 것을

놓치고 있었네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잊어버리고 있었던 중요한 사실 한가지를 깨우치고 가네요 ㅎㅎ

주진모다 14.08.18 22:47:49

직장일은 남의 일이자나요. 저는 이 짓이 나의 일이 아니라는 뻔뻔함이 도움되더라구요. 욕설듣고 모욕.모멸감. 이전보다 흘려듣게됐어요. 자괴감도 덜어지구요. 뻔뻔해지면 내가 굉장히 큰 잘못 저질러도 나한테 왜시켰냐 하기싫다라는 말까지 상사에게 내뱉어지더라구요. 자괴감 보단 그게 나았던거 같아요.지금하는 건 남 일인데 본인의 일은 뭘까요. 본인의 일로 자신감 찾길 바래요. 어줍잖게 말 보탰네요.

물병천세 14.08.21 20:38:43

소중한 경험담을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의 일.. 남의 일이라...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일을 접해본 적이 없어서 아직까지는

멀게만 느껴지는 개념이네요. 나한테 할당된 일이고, 해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에 제 일이라는 개념으로 일하고 있었는데요.

흐음. 여기서 한발짝 놓아줘야만 주진모다님의 개념에 근접해 질 듯 합니다.

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철면피로 가야할 필요성을 느끼네요. 감사합니다.

흰여울 14.08.19 23:25:47

답글을 보니 매우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계신듯하네요
이미 이겨내실수있는 힘을 가지셨다고 생각합니다 ^^
식은땀나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생기는데 저같은경우 그 상황을 못견뎌서
포기한적이 있었더랬죠 많이 후회합니다 저처럼 후회하지말고 훗날 웃으면서 이야기할 경험담으로
만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병천세 14.08.21 20:43:03

흰여울님 답변 감사합니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재밌게 인생을 살아보고 싶어서

웃으며 생활하는데, 제 답글에 그런 느낌이 든다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조금만 더 버티고 조금만 더 참으면.

언제가 웃으며서 이야기할 날이..... 오겠죠???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ㅎㅎ

최재균 14.09.24 11:53:55

남들이 신의 직장이라고 부른다면 신의 직장이 되기 위한 과정이 있습니다.
즉, 쉽게 그 타이틀이 붙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한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호수위의 백조는 물 밖에서보면 너무나 평온하고 고요하지만 물속에서는 평온하고 고요한
모습을 위해 발을 열심히 젖고 있는 모습이죠.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초년생은 당연히 배우고 혼나고 실수하는 과정을 거쳐서 승진을 하고 경험을 쌓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의욕이 너무 앞서게되면 나도 모르게 성급해지는 경향으로 실수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조금 멈춰서서 열심히 배우고 혼나겠다라는 마음을 다시 잡고 회사 생활 하시기 바랍니다.

사회생활에 가장 중요한것이 인맥과 마음가짐이라고 생각됩니다.
좋은 상사를 만나 많은것을 배우게되어 빠르게 치고 올라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무능한 상사 덕에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해 나아가야하는 경우 그 갭은 눈에 뛰게 벌어지게됩니다.
마음가짐이라 함은 내가 모르는것을 적극적으로 물어보며 배우려는 의지. 비록 후배일지라도 나보다 뛰어난 것이
있다면 물어보고 배우려는 용기. 도움을 받았다면 베풀줄 아는 마음 정도만되도 회사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물병천세 14.10.03 10:01:07

최재균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최재균님의 말해준 내용대로 배우고 혼나는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발전된 제 자신을 찾고 싶은데,

그러질 못하고 있습니다. 많은 실수들을 겪으면서 자신감을 상실하게 되었고, 지금에 와서는 제 자신을
잊어버리게 되었죠. 하아. 지금은 참 마음속에 혼돈만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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