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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에 오는 정체성, 자아의 성찰

22.02.20 10:12:21추천 19조회 5,214

철 없고 경험없던 시절의 무엇을 하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그 젊음의 장점과

자신감 하나만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목표와 계획은 늘 년초마다 가지고 있었지만 크게 이루어 진 것은 없었고

'인재'라는 기준으로 저의 가치를 평가하자면, 솔직히 하위에 속한다고 생각하고요,

운이 좋아 어느정도 평범한 중하위권 정도의 경제적 형편으로 살아 온 것 같습니다.

큰 정신적, 경제적 어려움도 있었지만 저 뿐이겠나요.. 다들 겪는 삶의 과정이죠.

이제 불혹의 나이가 되어보니 나름, 나이먹었다고 살아 온 삶이 뒤돌아 보게 되어 집니다.

 

제 꿈은 결혼하는 것이었습니다.

요즘 N포세대들이 겪는 그런 본질적인 문제들을 저도 겪었고,

결혼에 그 많은 것들이 내포되어 있었습니다.(결혼을 하려면

직장도, 능력도, 돈도 있어야 하기에..)

저의 우울하고 암담했던 삶들.. 일단 생략하고..

아무튼 좋은 아내 얻어서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게 제 꿈이었고,

신기할 만큼 운이 따라서..

결과적으론 지금은 애들도 둘 이나 있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문제는.. 뭔가 허전함.. 알 수 없는 외로움.. 끝 없이 찾아오는 삶의 이유에 대한 생각..

가장이라는 책임감을 벗겨내고 온전히 나 하나의 인간만을 봤을 때..

내가 원하는 삶과 방식에서 동 떨어진 현재의 삶의 패턴..

 

이것이 인생인가..그런 철학적인 물음이 자주 떠 오릅니다.

가끔 일상을 다 팽개치고 유유자적 떠나 버리고 싶은 충동도 들고..

어쩔 수 없는 사회구성원으로써의 가면을 쓴 인간관계도 지치고.. 

과감하게 하고싶은 것에 도전하라고 멋지게 말하는 분들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가장이 얼마나 되겠나 싶기도 하고요..

 

뭐.. 문제는 돈이죠 ㅋㅋ..

참.. 돈 때문에 참고, 버티고, 포기하고.. 하는 것들이 많내요..

 

아무튼 주절주절 현 펜더믹시대를 사는 한 가장으로써..

한 인간으로써 생각을 남겨 봅니다.

제왕해룡 22.02.20 12:59:48 바로가기

다 그러고 살아요 괜찮아요

댓글달기 22.02.20 10:51:26 바로가기

아부지가 걸어온길 그대로 가족생각으로 앞으로 달릴뿐이죠
그래서 가장들이 나는자연인이다 팬이 많은것같아요

vsmint 22.02.22 01:12:40 바로가기

우와..저도 40대 중반 또래입니다. 그런데 요 근래 읽은 모든 글 중에서 가장 와 닿는 문구가 있네요.

"내 마음과 정신은 아직 소년인데, 그 소년이 늙어가는 육신을 지켜보는 건 참으로 슬픈 일이다."

와우! 좋은 글귀 잘 가져가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린시절이 정말 지옥같았어서 두번다시 어린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데.. 이렇다보니 어린 소년의 정신이 육신이 늙어가는걸 지켜보면서도 크게 슬프거나 힘들지가 않네요. 하하.. 이게 좋은건지 모르겠네요^ ^

댓글달기 22.02.20 10:51:26

아부지가 걸어온길 그대로 가족생각으로 앞으로 달릴뿐이죠
그래서 가장들이 나는자연인이다 팬이 많은것같아요

제왕해룡 22.02.20 12:59:48

다 그러고 살아요 괜찮아요

오기연랑 22.02.21 07:41:01

저랑 비슷하시군요. 돈만 있으면야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면 되지만, 돈을 벌지 않으면 현재의 삶이 유지되지 않는 상황속에서 내 삶에 대한 회한과 아쉬움, 이대로 나이들어 늙는 것에 대한, 정체모를 불안감까지.... 아마도 이대로 살수밖에 없기에, 이 굴레에서 벗어나긴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욱이 심적으로 의지할 곳 없는 단절된 인간관계에 둘러 싸여 있다보면, 어디에 속내를 다 터놓고 이야기할 곳도 없고, 친구들은 허울만 친구들일뿐, 이미 각자의 삶으로 갈길이 달라진지 오래라 공감대가 없죠.

전 이번에 40대 중반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직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참 여러가지로 무리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속해있는 조직과 공간을 환기시킨다고 생각하면, 뭔가 새로움을 느껴볼 수도 있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를 해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은 죽을때까지 외로움을 느낀다고 들었습니다. 아마 온전히 거기서 벗어날 순 없겠지만, 조금이나마 덜 느낄려면, 결국 사람이 중요한 것 같아요.
곁에 두고 이야기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사람. 물론 가장 중요한 가족이 있겠지만, 가장이라는 책무를 떠안은 우린 가정에서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으니까.
때론 약한 모습도 보일 수 있는, 공감대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내 마음과 정신은 아직 소년인데, 그 소년이 늙어가는 육신을 지켜보는 건 참으로 슬픈 일이라고.
우리 나이가, 우리 마음이, 아마도 그런 시절을 겪고 있는가 봅니다.

힘내봅시다.

vsmint 22.02.22 01:12:40

우와..저도 40대 중반 또래입니다. 그런데 요 근래 읽은 모든 글 중에서 가장 와 닿는 문구가 있네요.

"내 마음과 정신은 아직 소년인데, 그 소년이 늙어가는 육신을 지켜보는 건 참으로 슬픈 일이다."

와우! 좋은 글귀 잘 가져가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린시절이 정말 지옥같았어서 두번다시 어린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데.. 이렇다보니 어린 소년의 정신이 육신이 늙어가는걸 지켜보면서도 크게 슬프거나 힘들지가 않네요. 하하.. 이게 좋은건지 모르겠네요^ ^

vsmint 22.02.25 21:51:29

@vsmint My mind is still a boy, but it's sad to see my body getting old with that boy's eyes.

길어서 카톡메시지에는 못넣었지만 카스에 올린 글입니다^^

몸도_마음도 22.02.22 13:05:10

안녕하세요, 저보다 4살 형님이시네요.
저 또한 삶, 인생에 대한 철학적인 접근을 비전문가적인 논점으로 스스로를 자주 바라 보고는 합니다.
저도 노력에 비해 운이 좋게도 많은 것은 누리고 즐기며 얻었다고 생각도 하며 이래저래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내기 위해
늘 애쓰고, 성취에 행복을 느끼며 순간순간 하루하루 보내고 있습니다.
때론 지치고 또 가끔은 건강이 제일 소중하다 느낄 때도 있고 네이버 메모장에 생각을 두서없이 간혹 적어 내려가기도 합니다.
우울하거나 삶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나는 긍정적이라고 늘 주입하고 최대한 웃으며 살고 있습니다.
남들 하는거 다 해보려고 하고 어떤 날을 매우 열정적이 었다가 또 어떤 주말을 나른하게 보내기도 하고
어쩌면 일관 된 모습이 아닌 여러가지 가면을 가진 자아 일 수도 있는데, 전 이게 정상이고 생각합니다.
힘든 순간보다 행복한 시간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기에 되도록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봅니다.
그렇다고 절대적은 긍정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게 더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라면 짜증, 화, 싸움, 외로움, 우울 등 그런 감정을 느끼는게 맞다고 봅니다.
오늘도 역시 어린 동생의 앞뒤 안 맞는 댓글 남겨보지만 이런 사람도 있다는 걸 알아주세요.
저도 결혼해서 초등생 남매가 있지만 가까운 가족인 와이프만 봐도 코드가 맞는 것 같기는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또 아니더라고요.
이 모든 것들이 환경 보다는 개인의 성향에 가까우리라 저는 봅니다.
글을 작성하신 날이 특별한 이유가 없던 날이 었더라도 아마 댓글을 읽어 보시는 오늘의 감정이나 생각은 또 다를 수 있다고 봅니다.
함께 즐겁게 앞으로도 잘 살아 가 보아요 ^^ 추상적인 표현이지만, 화이팅입니다.

꽝이야 22.02.22 18:30:08

비행기 한번 안타보신 우리 아부지 보고 있나면 전 그래도 나름 하고 싶은 것 하고 사는 것 같아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이번 4월에 부모님 모시고 제주도 여행 가는데... 사정이 어떠하던 이제야 첫 제주도 여행, 첫 비행기 여행을 모시고 가는게 한편으로는 많이 죄송하네요.

매번 글쓴이님이 느끼는 감정을 저도 느끼고 있지만 그래도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되뇌이면서 하루하루 살아갈 수 밖에 없고,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사는 삶이 진짜 행복하기도 합니다 ㅎㅎ

칠목리 22.02.22 20:41:00

40춘기....시간이 해결 해 줍니다... 버티세요...그러다 괜찮아 집디다....문득 문득 올라오는건 어쩔 수 없지만 ...무뎌집디다....

구름위시간들 22.02.24 01:49:15

시간 나실때 이책 추천 드립니다.
내가 누군지도 모른채 마흔이 되었다

버나드쇼 묘비에 쓰인 글귀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리 될 줄 알았다
처럼 참 인생이 속절없이 흘러만 갑니다..

짱샷 22.02.24 09:04:33

사춘기는 4살때, 17세, 40세, 60세 네번 온다고 합니다. 자아정체성 결핍때문에 그렇죠 앞으로 60에 또올겁니다. 기준을 가지셔야합니다. 스승을 찾도록 하십시요. 혼자될거같으면 40에 사춘기가 안왔음.

yjoo 22.02.25 20:31:44

누구나 다 하는 고민이죠.
결혼을 했던..안 했던...
자식이 있던...없던...
결혼을 안 했으면 안 해서 그런가? 했다면 해서 그런가?
최소한 님은 목표로 한 걸 이뤄 놓고 하는 고민이니 다행인거죠.

소믈리애 22.02.25 22:55:50

40. 불혹의 나이.
이상하게도 유혹이 더 많은 시절.
나또한 석달동안 술로서 지냈던 기간.
해놓은것도 없고, 미래도 불투명한. 딱 낀 세대.
그때는 원래 그런거라고 치부해도 됩니다.

모닝굿 22.03.14 22:37:40

가족과 상의 한 후
휴일 하루 정도는
본인 만의 자유 시간을
가져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백_수_왕 22.04.05 04:20:36

신기한게 다들 그런 식의 생각에 한 번씩 사로잡히는구나라는 걸 보니 괜히 공감이 되며 위로와 힘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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